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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갤이 윤태 Jul 31. 2021

Marketing vs. Branding

마케팅과 브랜딩의 개념 혼용 (어떤 것이 더 상위의 개념인가?)

언제부터인가? 마케팅이란 용어만큼이나 브랜딩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마케팅 담당자로 26년쯤?(너무 오래되고 나이가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느낌이 아니고 사실이네요..ㅠㅠ ) 일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두 가지의 워딩 정의가 드라마틱하게 뒤 바뀌면서 너무 헷갈리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26년 전에 제가 처음 맡은 직책이 브랜드 매니저였고 이후 브랜드 매니저로부터 마케팅팀장, 마케팅실장 , 브랜드실장을 거쳐서 현재 있는 곳의 CMO까지 왔으니(그러고 보니 브랜딩의 CBO가 아니고 마케팅의 CMO네요 ^^) 브랜드 매니저로 마케팅을 처음 시작한 것이 맞기는 한데 약간 정의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최근 포지션에 충원을 위해 이력서를 오픈하면서 마케팅 담당자를 뽑는다고 하면, 온라인 판촉활동을 위주로 경험과 업력을 쌓아오신 분들이 지원을 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그랬죠.. " 아니 마케팅 담당자를 뽑는다고 했는데 왜 자꾸 판촉만 하신 분들이 지원을 하는 거야!!!! " 이렇게요 하지만 최근에는 마케팅의 정의가 많이 바뀌어서(온라인 중심의 젊은 분들을 중심으로) 그렇게 정의를 내리고 있더라구요.


과거를 살펴보면, 최초 마케팅이라는 학문이 태동할 때,  독보적인 권위를 갖고 있었던 미국마케팅협회에서 마케팅을 이렇게 정의를 내렸었습니다. "고객과 조직의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한 교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품, 서비스 및 아이디어의 설계, 가격결정, 촉진 그리고 유통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1985)" 물론 이 당시의 관점에서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브랜딩이라는 개념이 이 마케팅 정의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다시 미국 마케팅협회에서 정의를 어떻게 내렸는지 살펴보면 (아직도 연세 많으신 교수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아직도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계십니다.  "마케팅은 고객, 의뢰인, 파트너 그리고 크게는 사회를 위한 가치를 갖는 제안들(offerings)을 만들어내고, 소통하고, 전달하고, 교환하기 위한 활동이자, 제도의 집합이자, 과정이다(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2017)" 그런데 최근 마케팅협회에서 다시 정의하신 내용을 보면 브랜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아니요 아직도 마케팅협회에서 말한 마케팅의 정의에는 브랜딩이라는 개념이 이 마케팅 정의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마케팅의 Guru라고 하는 코틀러의 정의를 한번 보실까요?

"기업이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고 강한 고객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그 대가로 고객들로부터 상응한 가치를 얻는 과정 (코틀러의 마케팅 원리, 시그마 프레스 2017) " 코틀러의 마케팅 원리는 대학에서 아직도 마케팅 강의를 할 때 주로 사용하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으니 교과서적으로는 마케팅의 정의에 브랜딩이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브랜딩은 마케팅의 하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지금도 마케팅협회와 마케팅의 대가이신 코틀러 님의 책에도 그렇게 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왜 최근에는 브랜딩이 마케팅의 위치로 옮겨가고 마케팅은 단순히 판촉 등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집중된 축소된 영역으로 생각하게 된 것일까요?


제가 생각할 때에는 마케팅의 선두기업인 P&G의 조직 변화로부터 그 개념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라는 뇌피셜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마케팅 사관학교라는 P&G는 마케팅 조직의 형태를 마케팅 조직 내부에 브랜드별 총괄 담당자를 두는 형태로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2014년이니까 7년 전이니 최근은 아니네요) P&G는 조직의 역할을 브랜딩과 마케팅의 기존 정의와는 다르게 배정하였습니다.  다음을 읽어 보시죠


새로 개편된 P&G의 브랜드 조직은 총 4개 기능을 수행한다. 마케팅 포지션은 조직 내에 잔류하지만 브랜드의 전략, 기획, 결과 등을 단일 관점에서 관할하는 역할로 업무의 스코프가 좁아지고, 기존의 마케터들은 브랜드 매니지먼트라는 부서에 속한다. 시장조사(Market Research)는 Consumer and Marketing Knowledge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이외에도 PR업무를 수행하는 Communications 조직과 일관성 있는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구현할 디자인 기능도 빠질 수 없다.

(출처: ‘It's the End of 'Marketing' As We Know It at Procter & Gamble’, Title Change Reflects Broader Purview for Reorganized Marketing Role By Jack Neff. Published on June 30, 2014. http://adage.com/article/cmo-strategy/end-marketing-procter-gamble/293918/)


P&G의 이런 조직 개편은 기존의 마케터들이 마케팅을 숫자 놀음하는 ‘Market + -ing’으로만 보지 않고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시장과 고객, 브랜드를 아울러 보길 기대한 것이다. 브랜드 그룹에 마케팅, 시장조사뿐 아니라 소비자뿐 아니라 이해당사자와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PR의 역할, 디자인 부서까지 덧붙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브랜드 유관 부서의 기능을 하나의 그룹에 묶어 좀 더 의사소통을 쉽게 한다면, 좀 더 일관성 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당연히 기대할 수밖에 없다. P&G는 조직을 개편하면서, 더욱 통일된 브랜드 구축, 빠른 의사결정, 심플한 조직 구조가 가져올 크리에이티비티 확대와 더 나은 작업들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어떠신가요? 제가 한 5년 전부터 마케팅 담당자를 뽑으면 온라인에서 판촉 프로모션을 주로 운영했던 담당자들만 지원한다고 했다는 말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지 않으시나요?

어찌 되었건 최근에는 마케팅을 앞서 위에서 우리가 살펴보았던 마케팅협회나 마케팅의 대가 코틀러 님께서 정의하신 모든 교환 과정 모든 관계를 설정하는 그런 엄청나게 크고 넓은 광의의 범위가 아니라 P&G에서 조직을 재 구축하면서 설정한 협의의 개념으로 마케팅을 설정하고, 브랜딩을 과거 마케팅이 의미했던 광범위한 고객과의 관계를 만드는 기업활동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최근 브런치에도 많은 분들께서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한 구분 정의를 해 놓으신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분들이 정의하신 내용들이 과거 P&G가 조직을 정의할 때 마케팅의 개념을 축소하고 브랜딩이 전체를 아우르는 관점으로 변화한 내용으로 설명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다음은 고브마 님의 브런치 글인데 한번 보시면 제가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브랜딩과 마케팅에 대한 관점을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silver0001/55


브랜딩과 마케팅의 정의와 구분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워딩이건 간에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만족감을 높이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마케터의(앗 마케터가 아니라 브랜드매니저 일까요? ㅎㅎ) 일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브랜딩과 마케팅이 이렇게 혼재되어 사용하다보니 저같은 노땅 마케터 아니 이제는 노땅 브랜딩전문가? 입장에서는 한번 정리하는 것이 혼동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되어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학교에서 경영학 교수님들을 만나 뵐 때에는, 과거의 마케팅 정의를 가지고 마케팅과 브랜드에 관한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고, 현업에서 온라인 마케팅 에이전트 분들이나 업무상 온라인 마케팅 업무를 하는 분들(즉 상대적으로 좀 젊은 분들)과 이야기할 때에는 현재 브랜딩의 개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소통에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브랜딩과 마케팅, 참 마케팅의 신세가 쪼그라드는 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상전벽해의 변화입니다. (이런 상전벽해는 나이가 좀 있는 마케터.. 아니 브랜딩 전문가만 느끼는 것이겠네요.. ㅎ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내일 8월 1일 신규 브랜드 론칭이 있습니다. 소위 말해서 브랜딩 활동을 한 것인데 이렇게 한 브랜드의 시장 론칭을 총괄해서 브랜드부터 제품 기획, 광고 커뮤니케이션 기획, 유통채널 설정, 가격, 판촉, 온라인 SNS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기획까지 모두 총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마케팅 전문가일까요? 아니면 브랜딩 전문가일까요? ㅎㅎㅎ 무엇이든 대박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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