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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지 않기

내적으로 예민하되 외적으로 티를 내지 마라...

by 야갤이 윤태

30여 년이 넘도록 직업적 의심과 예민함을 덕목으로 살아오는 동안 그 의심과 예민함이 외부에 보일 때 어떤 의미로 비치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 와! 그런 걸 어떻게 생각하세요? " " 그걸 어떻게 알아보세요? " " 그걸 어떻게 미리 준비해 놓으셨어요? " 이런 말을 일하면서 듣는 것은 브랜드를 담당하는 마케터로서 당연한 태도와 자질에 속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준비하지 못하는 사람은 브랜딩이나 마케팅이라는 영역에서 일하는 게 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지내왔고 그동안은 그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생긴 거에 비해(퉁퉁하고... 둔할 듯 한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만) 예민하고, 까칠하고, 대놓고 말하고 하는 그런 행동들에 대해서 어쩌면 당연한 듯 살아왔는데, 점차 회사생활이 오래되어가고 반면에 나와 일하는 사람들의 연차 차이가 나는 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과거에 나와 비슷한 연배 한 5살 ~ 최대 10살 정도 많거나 적거나 한 사람들과 일을 할 때 갖고 있었던 까칠함과 예민함이 독이 될 때가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인가, 사원급 직원과(내 큰아들과 몇 살 차이 안 난다)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조목조목 그 직원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서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한참 이야기 하던 중간에 번쩍 들었다. 그 친구는 뭐 얼굴에 당혹감과 어려움 놀라움 이런 감정이 뒤섞여 있는 표정이 대문짝 만하게 걸려있었으니....


회사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친구들과의 나이 차이가 이제 그 친구의 나이만큼 나는 나로서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아 이제 이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 " "내가 정말 라떼!를 시전하고 있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든다고 예민하지 않아 지는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렇다고 젊었을 때 한창 40대 초반처럼 말을 하면서 일을 하다가는 나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허허 웃으면서 잘되어도 그만 못되어도 그만 이런 성격은 아닌데...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어떤 업무의 결과에 대해서 꾸짖을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때! 감정이 섞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최대한 조심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불끈 쏟아 오르는 감정이 생기곤 하고 그 감정이 내 가벼워진 혀를 통해서 말로 전달되는 경향이 보이면 깜짝 놀라곤 한다.


예민한 티를 내지 말자... 오늘부터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 아저씨처럼 푸근한 웃음과 허허 거리는 이미지로 이야기하고 의논을 하자. 직원들에게 좋은 상사이자 의논할 수 있는 동네 아저씨 같은 이미지가 되어 보자라는 목표를 갖고 생활을 해 보리라..


라떼는 그만, 아메리카노 만 먹는 걸로....


7월 첫 아침에 팀장들에게 카톡을 보내다 이러지 말자하고 남기는 글입니다.


새로운 하반기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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