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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갤이 윤태 Oct 09. 2017

마케터로 살아가기...

3D직종일줄 모르는 불나방들이 기웃거리는 직업

마케터로 근무한지 벌써 24년이 저물어 간다...


처음 마케팅이라는 것을 배웠던 대학교 3학년 때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순진했던 시절 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홍성태교수님께 소비자심리의 이해라는 과목으로 수업을 들으면서... 아 맞다.. 나는 회계학은 또 생산관리는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 이 소비자심리가 적용될 수 있는 마케팅의 영역에서 일을하고 싶다.. .그렇게 할것이다.. 이런 결심을 가지고 남들이 모두 선망하는 은행원이나 증권가(당시에는 그랬다.. )에 눈한번 주지 않고 당시 1위 생활용품기업이었던 LG생활건강(당시에는 럭키였었지만)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후 1년간의 영업팀생활을 마치고 주방세제 마케팅담당자(당시에는 브랜드매니저 개념이라기 보다는 프로덕트 매니저, 즉 어떤 브랜드가 아닌 카테고리 전부를 맡는 형태)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어쩌면 내 운명의 선택은 나에게 마케터로 살아가라고 이야기 했던것 같다. 왜냐하면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나는 회사에 입사한지 겨우 1년이 지난 신입사원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선물세트로 담당을 배정 받았었는데 당시 선물세트의 경우에는 다양한 제품과 영업팀과의 조율등의 업무가 1년차가 하기에는 버거워서 함께 마케팅매니저로 왔던 선배가 선물세트의 담당자로 나는 그 선배가 맡기로 했었던 주방세제의 담당자로 근무를 하게 된것이었다.


물론, 선물세트도 마케팅업무를 할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선물세트가 브랜드가 있나? 광고가 있나? 컨셉이 있나? 음.. 머 있을 수 있기는 하지만 한가지 제품에 대해서 고민하는 담당자와는 엄청나게 다른 위치와 생각을 하게 된다. 즉 영업에 더 가까운 조합물의 구성자가 되는 것이다.


추석이 오거나 가는 이 맘 때쯤 그 선배와도 가끔 통화를 하게 되는데 그 선배는 이미 마케팅담당자로서의 일은 그만둔지 오래고 보험업계에서 성공하셔서 보험계의 성공한 역사를 만들고 계시는 데 아마도 그런 선택의 방향이 만약에 내가 선물세트 담당자가 되었다면 나의 현재가아니었을 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그렇게 시작한 마케팅담당자의 업무는 생각외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등의 비중은 낮고 어쩌면 영업관련한 업무 예를 들어 판촉, 행사기획, 신제품출시, 매출비용 배분 등과 관련된 업무가 거의 70%정도 되었기 때문에 광고를 찍는다던지, 소비자조사를 한다던지, 브랜드를 만들거나 이미지를 기획하는 업무는 겨우 3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아마도 지금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마케터는 가장 큰 미션이 매출을 하는 것이니까.. 그것이 영업과 다른점은 중장기 적인 측면을 고려한 활동에도 비중이 있다는 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브랜드매니저는 매출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매출이 부진하면 왜 부진한지.. 그 이유가 채널의 문제인지 경쟁사대비 경쟁력의 문제인지 브랜드의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우리가 지금까지 모르는 원인이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준비해야 한다. 


매출이 안되면 바로 윗사람은 왜 매출이 부진한지를 물을 것이고, 그 이유를 제대로 대답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능력없는 마케팅매니저가 되고 그렇게 몇달이 지나면 결국 그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떠나가게 되는것이 당연한 곳이기 때문이다. 


보통 마케팅담당자는 6개월에 한번씩 평가 받는다고 한다. 물론 ABM(Assistant brand manager)는 좀 다르지만 BM(Brand Manager)가 되고 나면 그 것이 당연하다. 올해 매출이 망가지는 걸 그냥 두고 볼 상사는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담당자는 야근이 일상이고, 퇴근 후에도 경쟁사의 마케팅활동, 광고활동, 판촉활동 등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경쟁사의 PPL이 방송 프로그램에라도 한번 나오면 그 영향이 있을지에 대해서도 신경이 곤두서는것이 당연한 것 처럼 말이다.


어쩌면, 과거의 마케팅담당이 좀 더 편하고 쉬웠을 지 모른다. 지금은 더 어렵고 힘들고 복잡하고 이해가 안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선호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래도 마케터가 되시고 싶으신 분들이 많다니... ㅎㅎ 마케팅은 재미있다. 그래서 그것이 문제다.


내가 만들어낸 브랜드, 내가 만들어낸 광고, 내가 만들어낸 제품, 내가 만들어낸 판촉활동이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고 구매를 만들고 회사가 성장한다면 그것만큼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어디 있을까?


관리업무가 아닌 영업군으로 분류되는 마케팅담당자의 역할은 오늘도 가장 중요한 첨단의 위치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영원히 함께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영업사원과 어깨동무를 하고 하기 싫은 야근과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사내의 정치현실을 감내하면서 스스로에게 주어져 있는 제품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쉽게 마케터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확실한건 재미있다. 그래서 이걸 하고 있는거다.


만약 재미가 없다면? 다른일을 해야 한다. 야근을 해도, 밤을 새워도, 조사결과가 안나와도, 야단을 맞아도, 재미있어야 한다.


마케터는 그런 일이다.


내일부터는 또 일이 시작된다. 


두근거리고 즐거운 전쟁터로 이제 돌아가야겠다. 


2017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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