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의 눈초리를 지울 수가 없네...
2016년 제주도 컨설팅을 마치고 서울 집으로 복귀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던 나에게 한국마사회 경력사원 모집 공고가 눈에 띄인것은 16년 2월 경이었던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1시간에 걸쳐서 작성하였던, 글이 모두 날아가고.. 이것 또한 음모론에 나오는 채용비리 관련 내용은 모두 이쪽에 올라오지 못하고 삭제되는 것 아닌가? 라는 불안감을 갖고 다시 작성하고 있습니다)
아뭏든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뭏든 2월경 저는 이제 새로운 포지션을 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캄보디아 출장(해외 컨설팅 출장이었지요)을 다녀온 후 이곳 저곳의 신규 경력직 모집공고를 보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일단, 뭐 마사회는 그 이전부터 들어왔던 대로 신의 직장, 철밥통 이미지가 강했지만 삼성출신의 현명관사장이 들어온 이후 분위기와 인적 쇄신을 감행하여 많은 변화가 있다는 홍보글에 살짝 혹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마사회라는 이미지 보다도 삼성맨들이 많이 있다라는 점에 호감과 점수를 좀 더 주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2011년 인삼공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공사였던 문화(물론 공사문화가 다 나쁘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안전지향 책임최소화 보수주의 폐쇄성 등에 놀랄만큼 놀라고 질릴만큼 질렸던 탓에 다시 공사와 비슷한 분위기의 준 공공기관에 들어가는 것은 좀 그랬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좋은 직장이고 제가 잘 하는 부분과 관련있는 업무였기에 관심이 더 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입사 지원서를 받아서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공사에서 요구하는 입사 지원서는 정말 해도해도 너무 많았습니다. 이렇게 시시콜콜한 내용을 모두 받는(실제로 모두 읽어 볼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들기는 들었습니다) 상황이 우습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그 험난하고 무의미한 것 같았던 입사지원서 작성을 마치고서 서류를 송부하였고, 기다리던 차에 마사회로 부터 이런 메일을 받게 됩니다.
뭐, 서류접수야 뭔 대수냐 했었는데...
경력증명서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에 화들짝 놀라서 실제로 "엇.. 이런것 때문에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7년 쯤 연락한번 안했던 CGV 인사과에 물어봐서 경력증명서를 떼고 보내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난리 법석으로 부리며 메일을 보내고 나서 얼마뒤에 이런 메일이 왔습니다.
앗싸!!! 일단, 서류심사는 통과했고,
PT는 나름대로 자신있었기 때문에 원하는 부분에 대한 전략적 방향에 대해서 자료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준비된 자료에는 나름대로 동영상과 사운드 효과도 좀 넣어서 버라이어티 하게해보려 했으나..
생각해보니 공사라는 이미지에 맞게.. 그런 부분을 모두 빼고 심플하고 단순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하에 평면적으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메일로 보내는 용량이 너무 커서 잘 들어가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줄이고 줄여서 다시보낸 자료는 아래에 유첨해 놨습니다. 저는 PT를 하기전에 10분에 맞춰야 한다고 해서 원고를 적어 놓고 10분안에 발표하는 연습을 열나게 했고 적당한 시간에 보고하는것에 익숙해 지려고 연습에 연습을 계속했습니다.
어쨌거나 발표당일날,
이 자료를 중심으로 나는 현명관 대표와 다른 임원들이(한20명쯤?) 앉아 있는 그 자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였고, 10분 발표에 10분 질문이라는 기준에 맞춰 10분내에 나름대로는 괜찮게 발표를 했다고 생각하며 이어지는 질문에도 여유롭게 대답하는 나를 대견스러워 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사실은 속으로는 나름 잘했으니 붙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입 밖으로는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며칠뒤에 나는 마사회로 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럴수가.. 정말 합격이었습니다.
그날, 나는 가족과 함께 모여서 조졸한 저녁 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어쨌거나 집안의 가장이 다시 일을 하게 된날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준 공사에 입사한 것 아니겠습니까?
와이푸도 아이들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와이푸에게는 나름대로 어깨에 힘도 좀 넣고 후까시?도 잡고.. " 내가 잘 했다고 했잖아... " 이렇게 이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파티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
"아.. 안녕하세요? 마사회에 근무하는 아무개 입니다. 죄송한데요 금일 발송된 합격 메일이 잘 못 발송되어서 제가 이렇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네? 뭐라구요? 아니 그게 무슨말이십니까?"
"죄송한데 제가 메일을 착각해서 잘 못 보냈습니다." 수화기 너머에 있는 앳된 여사원의 목소리는 죄송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이미 최고조의 흥분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아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작은 기업도 아닌 대기업에서 합격 통보를 보내 놓고, 불합격이라고 전화로 이렇게 틱 사원이 통보 해도 되는겁니까?"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메일로 보내놓았는데 확인차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아무래도 나는 못 믿겠으니 취소를 하려고 하더라도.. 당신네 팀장에게 전화 하라고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내일 전화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황망한 마음으로 메일함을 뒤져 보았습니다.
정말 메일을 띡.. 보내놓은 것이었습다..
원래 제일 나쁜 놈은 줬다가 뺐는 놈이라고 했는데....
그 소식에 우리 가족은 웃다가 우는 꼴이 된 것이었지요.
제 와이푸와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런 심적인 고통을 받았어야 했나..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안되었다.. 이랬다면 "뭐 그럴줄 알았어!!!" 라던가 "다음에 더 잘함 되지 머" 이런식으로 넘어갔을 것인데. 하지만... 하지만 이건 아니잖나..라는 생각에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어떻게 대기업에서 이런식으로 합격자 발표를 하고 취소 발표를 한단 말인가? 나는 너무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힘없는 개인이었습니다.
당시에 어디에 누구에게 이런 불만을 하소연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냥 의심만 할 수 있었던 거지
"누군가 위에서 다른애를 넣으라고 했겠지..." 내 친한 친구들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말 그럴까? 아닐 수 도 있겠지만 의심이 들기는 했습니다.
제가 용기를 내서 그 팀장에게 전화로 다시 한번 물어봤지만.. '절대로 그런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믿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마사회는 이번 실사에서 의심스러운 기관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나는 또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나도 그 인사비리의 피해자일까요? 신고 해보는 것이 맞을까요?
지금은 어쩌면 담담하지만 그 때 정말 저는 화가나고 분노했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겪은 일의 실제 그 본질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지금 더 분노할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깨끗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바라는 나..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텐데 말이죠..
앞으로는 앞서 제가 이야기 한 이런 일들은 다시는 없었으면 합니다.
정상적인 나라와 체계..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가요?
이제 모두 깨끗하게 정상적으로 당연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번외편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