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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캔두잇 May 07. 2022

숫자와 데이터 : 맥락의 중요성

숫자 자체는 의미가 없다. 의미와 맥락은 인간이 결정한다

흔히 사람들은 백 마디 말보다 숫자와 데이터가 더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 <똑똑하게 생존하기>에서는 이 통념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숫자는 헛소리를 퍼뜨리는 데 이상적 수단이다. 숫자는 객관적인 것 같지만, 화자가 원하는 얘기를 하기 위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숫자가 조작 가능하다니!! 책에서는 숫자로 헛소리를 만드는 법 5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단순히 숫자만을 제시한다. 숫자는 정확하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독자가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도록 적절한 문맥에 배치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의미 있는 비교가 가능한 방식으로 숫자를 제시하는 것이다. 예컨대, 주식에서는 성장주와 가치주, 주식과 채권과의 수익률을 비교할 때 상대 강도로 표현하는 형식을 말한다.


둘째, 백분율을 이용하여 착시 효과를 만든다. 먼저, 백분율은 큰 값을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있다. 주담대의 절대금액이 억 단위라는 점을 고려하여 1% 상승하면 100만 원, 1000만 원 단위 돈이 이자로 나가는데, 이는 정말 큰 차이다. 또 백분율은 분자와 분모로 구성되는데 분모를 바꾸면 분자의 변화가 모호해진다는 점, 분모가 바뀌면 백분율이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 백분율 관련 숫자 중 하나라도 음수가 포함되면 이상한 답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셋째, 굿하트 법칙이다. 굿하트 법칙이란 측정치가 목적이 되면 올바른 측정이 불가하는 법칙을 말한다. 즉, 어떤 조치에 충분한 보상이 포함되면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점수를 올릴 방법을 찾을 테고 그로 인해 원래 평가하기로 돼 있는 걸 평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행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넷째, 수학의 오용이다. 실제 수학의 논리적 일관성과 형식적인 엄격함을 무시 하면서도 수학처럼 보이고 느껴지는 공식과 표현을 말한다. 즉, 삶의 요소를 공식적 관계로 잘못 정의하고 측정 불가능한 수량 사이에 배치하면서 지지할 수 없는 수학적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행복 = 소득 + 배우자 + 건강'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얼핏 보면 그럴듯하지만, 논리적 허점이 곳곳에 있다. 비혼 주의자는 배우자가 존재하지 않을 것인데, 그들은 행복하지 않을 것인가의 물음부터 건강은 어떻게 수치화할 수 있을지 등 여러 논리적 빈틈이 존재한다.


다섯째, 좀비 통계다. 앞뒤 안 맞는 상황에서 잘못 인용하거나 너무 옛날 자료이거나 애당초 완전히 지어낸 수치를 말한다. 하지만 너무 자주 인용되는 탓에 사라지지 않는다.


요컨대, 숫자는 객관적으로 보이지만 위 다섯 가지 형태, 1. 비교하지 않고 단순히 숫자 제시, 2. 백분율을 이용한 착시효과, 3. 굿하트 법칙, 4. 수학의 오용, 5. 좀비 통계의 방법으로 거짓 명제와 주장을 펼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숫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책 <똑똑하게 생존하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각으로 숫자를 바라보라고 제안한다.


"숫자가 인간의 판단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순수한 사실처럼 보일 수 있지만, 맥락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 숫자를 계산하는 방법부터 표현하는 단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결정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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