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낭비>는 낭비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4장인 낭비의 철학에서는 다루는 ‘돈 낭비’ 파트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우리가 돈을 낭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첫째, 돈 분배의 형평성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책 <낭비>는 전 세계의 부가 굉장히 불평등하다고 한다.
2019년 옥스팜 인터내셔널은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26명이 보유한 부가 전 세계 인구 하위 절반의 부를 더한 것보다 많다고 보고했다.
(중략) 세계은행은 2013년 소득 관련 세계 지니계수는 0.625%라고 추정했다.
둘째, 개인이 돈을 낭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부정확한 정보와 우리의 이해력을 꼽는다. 구체적으로, 책 <낭비>에서는 개인이 돈을 낭비할 수 있는 방법 4가지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 번째 방법은 거래에서 사기 혹은 잘못된 정보 때문에 당신이 기대한 가치를 획득하지 못하는 것이다. 즉 거래가 기대에 못 미칠 때 그 돈은 낭비된다.
두 번째 방법은 거래의 성질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계약의 일부인 ‘작은 글씨로 쓰인 항목’은 거래에서 당신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가치를 줄일 수 있는데 그럼 그 거래에 사용된 돈은 낭비된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의도치 않게 불리한 계약을 맺을 때다. 당신은 알지 못하고 알 수 없는 서비스가 휴대폰 사용료에 더해져 청구됐을 때 그 돈은 낭비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정신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간주되면 돈이 낭비된다.
요컨대,
1.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2. 거래의 성질을 이해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3. 그 거래를 자발적으로 수행했다고 한다면
그 돈이 낭비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위 관점으로 볼 때, 주식투자 또는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 손실을 입은 경우 낭비라고 할 수 있을까? 나의 경우를 대입해보기로 한다.
1.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인가?
나는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 건강함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는 정신 질환, 자폐 스펙트럼, ADHD 증상 등 심각한 정신 질환 증상은 없다. 그리고 질적인 측면에서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이 정도면 정신이 이상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2. 거래의 성질을 이해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에 임하는가?
투자의 성질은 기본적으로 수익이 날 수도 있고,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이해했다. 그렇다면 내 투자 전략이나 투자하고 있는 자산군(주식, 채권, 부동산 등)이 오를지 내릴지 알고 투자를 하는가라고 물어본다면, 선뜻 대답하지 못하겠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상황을 보면,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엄청나게 손실이 나서 투자한 돈을 손절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3. 그 거래를 자발적으로 수행하였는가?
투자를 자발적으로 수행하였다고 자부한다. 온전한 정신 아래 매수, 매도 버튼을 누르면서 수익도 나고, 손실도 나는 과정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와 동일하게 두 번째 요소에 의해 투자를 하면서 손실을 얻는다고 볼 수 있고, 이는 돈 낭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손실을 얻어 돈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가?
그 이유는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보의 비대칭이란 거래 당사자 양측이 가진 정보의 양과 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 홍춘욱 박사님의 책 <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2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품질을 보증하는 것이다. 매매 후 고장이 발생하면 바로 환불해주겠다는 식의 약속과 같은 행위를 경제학에서는 비용을 들이는 신호라고 한다. 둘째,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 분야의 전문가를 활용한다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에 임할 수 있다.
이를 투자에 적용한다면, 기업이 비용을 들이는 신호로서 ‘배당금을 올리는 행위’와 ‘IPO와 증자하지 않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배당금을 올리는 행위는 기업 이익을 내는 동안 기다려준 주주에 대한 보상이므로 주주친화적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IPO와 증자하지 않는 행위는 주가가 상승하여 기업 가치가 증가하는 순간 수익 실현하는 기업의 행태를 하지 않는 것이 기업으로서 주주친화적 정책인 동시에 장기적으로 주주가 기업을 믿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