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적•스타일•혁신적 진부화와 한국
기업은 항상 신상품을 출시한다. 예컨대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대표적으로 갤럭시 시리즈가 있다. 갤럭시 S, 노트, A, J 시리즈 등 출시한 종류가 무수히 많다. 자동차의 경우, 현대와 기아차가 있다. 현대차는 아반떼, 소나타, 그랜저, 제네시스, 산타페 등 각 차종부터 시리즈까지 다양하게 출시되어 왔다.
이처럼, 기업은 항상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여 기존 제품보다 더 향상된 기능과 디자인을 마케팅하며 소비자들에게 이를 홍보한다. 이런 행위가 과정 낭비적 관점에서 옳을까?
위에서 제시한 행위를 우리는 '진부화'라고 한다.
진부화란 어떤 물건이 구식이 되거나 사용 불가능해지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나 진부화에도 주목할 만한 특정한 유형이 있다. 바로 사용 가능한 생명주기가 끝나기 전 특정 시점에 일부러 구식이 되게 하거나 손상되거나 사용 불가능해지도록 제품을 제조하는 계획적 진부화이다.
계획전 진부화는 조작적 진부화와 스타일 진부화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다.
조작적 진부화란 상품이 생명주기 이전에 고장나도록 고의로 설게하거나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스타일 진부화란 상품이 일정 주기에 따라 구식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조작적 진부화를 살펴보자. 책 <낭비>에서는 조작적 진부화를 잘 보여주는 예시를 제시한다.
소프트웨어 제조사는 소비자가 자신들의 경쟁사 제품으로 갈아타는 비용을 사실상 감당할 수 없도록 계획적 엔지니어링이 아닌 표준 포맷으로 정보를 내보내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많은 기술 회사가 의도적으로 쓸모없는 독자적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설계한다. 이는 경쟁사 제품과 독자 개발 기능의 호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조작적 진부화를 왜 하는 걸까? 그 이유는 해당 산업계에서 선두 주자 또는 대기업들이 다수 존재하고 선두 지위 또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하여 자사 제품을 구매하도록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결국 '시장 점유율' 때문인 것이다.
다음, 스타일 진부화이다. 스타일 진부화는 변화를 위한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스타일 변화는 단순히 변화를 위한 변화며 제품을 향상하지는 않는다. 제품 개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수한 디자인으로 출발한 제품이 실제로는 퇴보한다. 제조공장의 기계를 계속해서 교체하는 것은 결국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제품의 품질 개선에 써야 할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게 한다. 지속적 변화와 신형 모델 생산에 대한 압박은 구태의연한 제품을 탄생시키고 모델이 늘어나면서 기존 제품의 수리는 더욱 어려워진다. 또 참신함에 대한 압박은 사용하기 훨씬 복잡한 제품으로 이어진다. 결국 소비자는 모든 제품이 다 새롭고 개선된 버전임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지쳐간다.
이는 2차 시장 형성으로 해결가능한 면도 있다. 예컨대, 신형 스마트폰을 살 수 없는 경우 중고 시장에서 싼 가격으로 이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추구해야 하는 것은 '혁신적 진부화'라고 생각한다. 혁신적 진부화란 기존의 변화와 달리 창의적인 제품이나 새로운 트랜드를 말한다. 이것은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마치 모토로라를 제치고 현재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아이폰처럼.
투자자들은 혁신을 좋아한다. 하지만 혁신은 어렵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리고 어느 것을 혁신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어떤 국가가 혁신적인 국가일까?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 기준으로 블룸버그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 혁신국가 순위'를 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아래 기사를 살펴보면, 한국이 2021년 세계 혁신국가 1위를 차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수를 구성하는 팩터로는 연구&개발 지출, 제조업, 하이테크 회사, 고등교육, 연구 인력, 특허가 있다.
https://www.fkcci.com/actualites/n/news/south-korea-tops-the-bloomberg-innovation-index.html
위 팩터 중 가장 중요한 팩터를 고르라면, 당연 '교육'과 '특허'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세계적 교육 수준은 'PISA 순위'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가 발간한 OECD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연구: PISA 2018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PISA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무교육이 종료되는 시점에 해당하는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인지적 영역 중 핵심 영역인 읽기, 수학, 과학 영역에 대한 소양(literacy), 즉 ‘각 영역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며, 해석함에 있어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추론하며 의사소통하는학생의 능력 평가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읽기 영역에서 8위, 수학영역에서 6위, 과학영역에서 7위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굉장히 수준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다음, 특허는 'WIPO'에서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을 보면 한국의 특허순위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4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https://www.wipo.int/edocs/infogdocs/en/ipfactsandfigures/
미국, 중국, 일본 같은 나라에 비교하면, 한국은 엄청난 혁신국가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적어도 지금 빠지고 있는 주가를 보면서 한국은 이제 글렀어라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 희망을 버리지 말고 물타면 어떨까? 적어도 나는 물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