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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캔두잇 May 24. 2020

사주팔자 운명을 바꾸는 방법

사주팔자를 뇌과학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변화 가능성을 제시하다


사주팔자와 운명론

어린 시절 나의 가정환경은 넉넉하지 못했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했지만, 세 남매를 키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당시 어머니는 부족한 집안 형편으로 힘들어했다. 그때 어머니에게 힘이 되어 주었던 것은 바로 '사주팔자'였다. 


어머니가 사주풀이를 믿게 된 시기는 치킨집 식당을 할 때였다. 당시 치킨집 매출이 괜찮았는데도 불구하고 집안 형편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중년 여성이 가게에 찾아와 음식을 주문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직업이 '점쟁이'라고 했다. 열심히 일을 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힘들어하던 어머니는 점쟁이에게 질문하였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삶이 점점 힘듭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점쟁이는 대답했다. "니 생년월일 하고, 남편 생년월일 가져와봐. 내가 사주 한 번 봐줄게." 어머니는 2개의 생년월일을 점쟁이한테 말해주었다. 점쟁이는 사주팔자를 짚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원래부터 인생이 힘든 사주야. 특히 남편 때문에 더 힘들구만. 남편 때문에 돈이 새고 있어."


어머니는 점쟁이에게 아버지에 관해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낭비벽이 심하다는 사실과 함께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꿰뚫어 보는 점쟁이의 말은 어머니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어머니의 놀란 표정을 보며 점쟁이는 말했다.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에 따라 그 사람의 사주팔자는 무시할 수 없어. 누군가는 사주팔자가 거짓이라고 말하지만, 인생을 큰 맥락에서 보면 우리 모두는 사주팔자대로 따라가더라. 그래서 사주풀이가 무서운 거다."


그 사건은 자신이 열심히 한다면 삶이 나아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어머니의 믿음에 뒤통수를 후려쳤다. 그다음부터 어머니는 여러 철학관과 점집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다양한 철학관과 점집에서 사주팔자를 확인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남편(아버지)은 돈복이 없으니, 모든 재산은 네(어머니) 앞으로 하고 돈을 모아라. 그러면 살림이 나아질 거다."


어머니는 사주팔자에 근거하여 행동하기 시작했다. 아니라 다를까,  살림이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의아하면서도 기뻐했다. 그 후로 어머니는 전적으로 사주팔자의 힘을 믿게 되었고, 지금도 변함없이 사주팔자라면 전적으로 믿는 편이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 나 자연스레 사주팔자를 믿게 되었다. 나에게 인생이란 내 자유의지로 선택한다는 느낌보단 사주팔자대로 맞춰 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사주팔자의 관점에 따르면, 인생이란 나 자신이 의지를 갖고 변화할 수 있는 여지는 적은 반면 이미 정해져 있어 바꿀 수 없는 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사람의 운명은 태어났을 때부터 정해져 있다고 믿는 '운명 결정론'을 믿는 사람이다.


책 『운명의 과학』의 저자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결정론'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사람의 선택과 행동이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본다. 우리가 흔히 자유의지를 이용하여 선택한 의사결정은 사실 인간이라는 종의 유전적 기질,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유전적 요소, 태아부터 유아까지의 경험에 의해 미리 정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저자는 '생물학적 결정론자'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근거를 신경과학 분야의 핵심 주제 '뇌'와 연결시킨다. 



생후 초기 '3년'이 인생을 결정한다

저자는 종으로서의 유전자와 개인이 물려받은 유전자, 아기 시절의 경험이 평생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사람의 개성, 인격, 고유한 삶의 결정은 인생 초기에 대부분 결정된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  뇌의 발달은 성인 뇌의 약 80퍼센트 정도 크기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시냅스들이 인생의 어느 시기보다도 빠른 속도로 형성되어 정신의 회로판인 커넥톰의 토대를 만들어낸다. 커넥톰은 외부 세계에서 온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결정하고 행동 반응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인생 초기 물려받은 유전자와 함께 부모 밑에서 뇌를 다듬는 과정은 그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세상과 어떻게 상호작용 할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인생 초기란 어느 시기를 말하는 걸까? 책 『운명의 과학』에서는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결정적 시기는 '생애 초기 3년'라고 한다.

생애 1년 간 무언가에 정기적으로 노출되는 경험은 뇌로 하여금 정보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측면들만 걸러 내어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버리도록 길들임으로써 우리의 지각을 조정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은 세상을 감각하는 방식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지시한다.
생애 1년 이후부터 생애 3년 전후 사이까지 아기의 뇌는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발생에 관여하는 뇌 영역들로부터 정보를 통합하는 작업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을 고려해서 이 모든 정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 위해서는 언어와 추론 능력을 만드는 작업에 집중한다. 하지만 아이가 감정을 제대로 조절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경험이 쌓여야 하므로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연구에 의하면, 어린 시절 형성된 인간의 성격은 성인이 돼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2005년 위스콘신 대학교의 연구는 성격적 특성이 평생에 걸쳐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보면, 걸음마 아기의 성격만 봐도 그 아이가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의 성격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인간의 뇌 발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뇌의 감정조절 영역과 사회성 영역의 경우, 청소년기를 거쳐 20대 중반에 이르러 완성된다고 점을 강조한다.

청소년기에 큰 변화를 거치는 뇌 영역 중 하나는 바로 뒤에 자리 잡고 있는 '앞이마겉질'이다. 이 영역은 의사 결정, 미래 계획, 부적절한 행동의 억제, 불필요한 위험 감수 행동의 예방, 타인을 이해하기 등 소위 사회인지와 자기 인식 등을 비롯한 수많은 고등 인지 기능을 관여한다. 
청소년기 시기 때 뇌는 앞이마겉질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과 다른 심부 영역의 정보 처리 방식의 불일치가 생긴다. 그 결과 청소년은 즉각적인 만족과 보상에 예민해지고 충동 조절 능력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가 된다. 이로써 10대들은 안전책을 강구하지 않고 즉각적 쾌락을 좇아 행동하는 것이다. 20대 중반까지 이어지는 뇌의 발달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외부 세계로부터 들어온 정보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고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20대 중반에 이르면 그 이상의 나이가 들어서도 우리 뇌는 바뀌지 않는 걸까? 책 『운명의 과학』의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확신하며 다음 근거를 제시한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의 인지 및 뇌 과학부 로지어 키빗의 전문 분야는 뇌의 노화다. 로지어는 연구를 통해, 초기 학습 과정 동안만 뇌가 커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것의 의미는 일단 기술을 습득하고 나면 회로를 새로 정리해서 핵심적인 신경로만 남기기 때문에 뇌의 부피가 다시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것은 뇌가 최대 효율로 신경의 역량을 증대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바꿔 가는 가소성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 든 뇌와 젊은 뇌는 뇌의 가소성 부분이 다르게 작동된다. 젊은 뇌는 감각기관을 통해 유입되는 새로운 정보를 우선하는 반면, 나이 든 뇌는 기존의 경험과 예상을 더 중시한다. 뇌는 이미 경험을 구축하고, 기억을 저장하고, 정신적 전략을 검증하고 연마하는 데 엄청난 인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결국 나이 든 뇌는 새로운 경험이나 지식보다는 과거의 것에 더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과 철학이 나이가 들면서 얻은 '전문성'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경직된 사고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경직성과 전문성은 같은 맥락이지만,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동전의 양면 관계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현실에서는 경직성은 '꼰대'로, 전문성은 '현명함'으로 귀결된다. 같은 지식이라도 오직 경험에 의존하기보다 '거시적 맥락'과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덧붙인다면 '나의 개똥철학'도 꼰대 발언이 아닌 '현명함'으로 평가될 것이라 생각한다. 



뇌가 느끼는 현실은 '맞춤형 현실'이다.


우리 뇌는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걸까? 책 『운명의 과학』의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사물과 현상을 판단하는 우리 뇌의 메커니즘은 '맞춤형 현실(버전)'을 창조해낸다. 책에서는 뇌의 지각 메커니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우리 뇌의 '지각 메커니즘'은 자기밖에 존재하는 물리적 대상을 지각하고, 그 입력을 처리해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에 대해 반응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의식, 성격, 인생은 모두 궁극적으로는 현실에 대한 만족스러운 버전을 구축하는 뇌의 능력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우리 뇌는 환경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도록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기존의 경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대상을 분류하고, 단순화하고, 가정을 세우면서 세상을 이해한다. 이런 기술은 지름길을 통해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해 준다. 뇌가 계산을 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속도를 엄청나게 빠르게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어린 시절 경험이 지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애착 이론'이 떠올리게 하였다. 책 『러브 팩추얼리』에 의하면, 애착 이론은 어린 시절 어린 시절의 양육 과정 형성된 부모와의 관계가 그 사람의 삶 전체의 인간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지각 메커니즘을 애착 이론과 결합하여 생각해본다면, 양육 과정에서 형성된 4가지 애착 스타일(안정형, 회피형, 불안형, 미해결형)은 바꾸기 어렵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회피형 애착 스타일의 나로서 불편한 진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념을 바꾸는 것은 원래 어렵다

현실에서 경험한 모든 감각은 지각 메커니즘 거쳐 '신념 또는 가치관'으로 체계화된다. 신념이란 사람이 세상의 본질에 관해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체계화된 신념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한 지각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신념은 본질적으로 결함이 많다. 뿐만 아니라 한번 형성된 신념 체계는 그것이 좋든 나쁘든 바꾸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해진다. 책 운명의 과학의 저자는 신념 메커니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념은 지각의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우리가 인생 초기에 습득한 신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생후 초기 때부터(생후 36개월 이내로 추정된다) 인간은 이미 세상의 본질에 대한 신념을 갖게 된다.
신념 메커니즘은 2가지 경로를 통해 형성된다. '직접 경험 경로'와 '사회적 경로'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현실을 모형화한다. 그리고 예측 과정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게 도와준다. 이것이 '직접 경험 경로'이다. 직접 경험 경로는 여러 종에서 관찰되는 상당히 근본적인 기술로, 생존 가능성 증진에 도움을 준다.  

'사회적 경로'도 있다. 인간에게 사회적 경로는 대단히 중요하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개인적 신념을 소통할 능력을 가지고 진화해왔고, 언어를 통한 소통 활동으로 신념이 형성되고, 심지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평가하고 그 내용을 자신의 세계관에 포함시킬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는 데 인생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이다.
우리 뇌는 형성된 신념이 불완전하고 결함이 있더라도 새로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뇌는 결함이 많은 신념에 빠져 들어 그와 모순되는 정보들은 무시하고 그 신념을 뒷받침해 주는 증거만 찾아다니면서 강화해 나간다. 미래의 현실은 그 신념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신념 형성 메커니즘의 자기 강화 루프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뇌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신념 구축은 보상체계와 연관되어 있다. 신념은 자부심과 목적의식을 부여해주는데, 신념과 일치하는 일을 하면 엄청난 보상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신념과 어긋하는 일을 하면 죄책감과 수치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선택과 행동에는 어느 정도의 '결함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더 나아가 내 인생의 방향성으로 삼고 있는 '사주풀이'가 단지 엄마에게 영향을 받아 생긴 믿음일 수도 있다는 사실, 사주풀이와 내 삶이 비슷한 이유가 나 자신이 사주풀이가 예측하는 미래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 사주풀이대로 하지 않을 때 느끼는 불쾌감 또는 찝찝함이 최종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어 사주팔자대로 행동한다는 사실이 나에게 무력감을 안겨주었다.



그럼에도 바꿀 수 있다, 운명!

책 『운명의 과학』을 완독하고 3가지 사실이 내 마음을 힘들게 했다.


첫째, 생후 초기 3년의 양육 환경이 나의 회피형 애착 스타일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 

둘째, 어머니의 영향으로 과학적 근거도 없는 사주풀이를 전적으로 믿는 나 자신.

셋째, 사주풀이대로 행동하지 않으려 애써도 정신 차려보면 사주팔자가 시키는 대로 선택하는 나 자신. 

그렇다면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없는 걸까? 저자는 '생물학적 결정론'의 2가지 한계에 대해 언급한다. 

첫째, 과거 경험과 신경생물학적 하드웨어가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해 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둘째, 지각의 개념으로 다시 돌아가서 어떤 사건이나 대화에 대한 기억이 필연적으로 사람마다 대단히 특유하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뇌를 변화시켜 우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3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1. 운동 즐기기


저자는 운동은 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운동이 인류를 계속해서 진화시켰고, 개인적·사회적 수준에서 지혜를 축적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을 근거로 운동이야말로 사실상 인간에게 유일한 삶의 목적이라 주장한다. 


책 『움직임의 힘』에서도 같은 맥락의 주장을 한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다른 기관에 비해 큰 이유를 '움직임'(운동)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 인간은 움직임에 특화된 진화를 거쳤고 뇌 또한 그 과정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움직임의 이점 4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우리의 보상체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어 우울증과 불안함을 경감시킨다. 

둘째, 여러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집단적 유대감을 강화한다. 

셋째, 운동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넷째, 자연 속에서의 운동은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요컨대, 운동은 만병통치약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기적의 활동인 것이다.   


2. 뇌의 회복력을 기르자


회복력이란 역경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인생관을 유지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저자는 뇌의 회복력 정도에 따라 운명을 변화할 수 있는 역량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회복력 정도는 유전적 요인이 일부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후천적 노력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뇌의 회복력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 앤-로라 반 하멜렌을 소개한다. 앤-로라는 집단 수준 또는 개인의 회복력을 북돋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였다.

회복력은 유전적 성향과 함께 상황 대처 능력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작은 것이라도 긍정적으로 사건을 인식하고 정확하게 지적하는 능력이 중요하여 이를 가꾸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운동과 수면을 충분히 하는 것도 도움된다고 주장하였다. 높은 자부심도 회복력의 한 요소다. 앤-로라의 연구 결과, 만 14세 때 가족에게 어떻게 지지받았는지에 따라 만 17세 때의 친구들의 지지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아이는 사람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사람들을 어떻게 지지해야 하는지에 관한 틀은 가족으로부터 습득하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보호자와 아이의 상호작용뿐 만아니라 보호자가 자신의 친구와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와도 연관되어 있다.


요컨대, 앞에서 언급한 운동과 더불어 수면, 자기 긍정적 마인드, 사람을 대하는 방식의 변화가 후천적으로 뇌의 회복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3. 새로운 사람과의 소통과 같은 활동 즐기기


책 『운명의 과학』에서는 신학자 '로완 윌리엄스'를 언급한다. 그는 결정론이 개인의 수준에서는 적용되지만 또 다른 사람의 존재가 추가되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결정론적 틀을 바꿀 수 있는 도구로써, '언어를 통한 소통과 정보 교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견해의 근거로 뇌의 경쟁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되는 '호기심'에 주목하게 한다. 호기심의 메커니즘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을 만나 개념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집단의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의견 공유하고 같은 활동을 즐기는 것을 결정론적 틀을 깰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한다.


이것의 구체적 방안으로, '공유 활동'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키워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친구의 친구』의 저자는 집단 활동을 할 때도 선천적인 호모필리(자기와 유사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친하게 지내려는 본능) 성향에 대해 경계하라고 말한다. 따라서 본능을 따르기보다 관계 자체보다 참여하는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공유 활동'이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공유 활동은 기존의 사회에서 형성된 대본을 버리도록 도와주고 솔직하게 유대관계를 맺는데 집중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 견해에 동의한다. 특히, 현재 체인지 그라운드에서 주관하는 씽큐온 5기 활동을 통해 독서와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예전의 나였으면 포기가 했겠지만, 지금의 나는 포기하지 않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것 자체가 내 뇌 속의 결정론적 틀을 바꾸고 있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기 전 사주팔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사주팔자에 의하면, 난 힘들게 살 수밖에 없도록 정해진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뇌의 작동방식에 의해 어느 정도의 운명적 결정론이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변화 가능성 또한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현재 씽큐온 5기 활동을 통한 독서와 글쓰기, 아침마다 하는 운동은 내 운명을 바꿔 줄 무기라는 생각에,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을 다 잡았다. 운명론 또는 결정론을 믿는 사람이라면, 운명을 바꾸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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