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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캔두잇 May 11. 2020

Vlog로 알아보는 피부 역학

체취의 기능, 피부 노화 햇빛, 장 건강과 피부, 스킨십의 과학

2020년 5월 10일, 오늘은 햇볕이 쨍쨍하다. 오전 11시경, 난 2시에 있을 지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였다. 집에서 간단하게 사과, 누룽지와 함께 유산균 영영제 1알을 먹었다. 스마트폰으로 오늘 기온을 보니 24도였다. 가볍게 옷을 입고 가는 게 좋다고 생각에, 하의는 검은색 슬랙스 바지, 상의는 하얀색 티에 청색 셔츠를 걸쳤다. 햇볕이 있는 날엔 선크림은 꼭 바르려고 한다. 난 이니*** 선크림을 바르고 목적지로 출발했다. 


결혼식에 같이 참석하기로 한 형, 누나와 함께 식장으로 들어갔다. 식장 안은 더웠다. 옷을 가볍게 입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내부는 더웠고 몸에선 땀이 났다. 난 자칫 땀 냄새가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노파심에 가방에 있던 향수를 몸에 뿌렸다. 결혼식이 전부 끝날 때까지 약 1시간가량 걸렸다. 오후 3시, 우리는 결혼식 사진 촬영을 끝내고 뷔페로 이동하였다. 스파게티, 닭꼬치, 삼겹살을 듬뿍 담아 먹었다. 마지막에 후식으로 토마토를 먹고 식사를 마쳤다. 


식사를 마치고 일행들과 헤어졌다. 난 귀갓길이 같은 지인 누나와 함께 걸었다. 누나는 아는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사준다고 했다. 번화가에 위치한 카페로 향해 가던 중, 여러 차가 쌩쌩 달렸다. 차도 쪽에 있던 누나가 위험해 보여서 누나의 팔을 인도 쪽으로 당겼다. 안전하게 카페에 도착한 나와 누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였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마시며 서로의 집으로 귀가하였다.


오늘 하루 일과를 보내면서, 난 피부와 수많은 상호작용을 하였다. 지금부터 간단한 아침식사로 사과, 누룽지, 유산균 영양제를 먹었을 때부터 결혼식장에서 집으로 귀가할 때까지 이루어졌던 피부와의 상호작용을 차례로 다루고자 한다. 



피부 속 땀 분비기관 : 에그린샘과 아포크린샘

위 일과를 보면, 내가 결혼식장에서 땀을 흘렸다는 알 수 있다. 또 땀냄새가 날까봐 하는 걱정에 향수를 뿌렸던 사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 피부 내 진피에서는 땀이 분비되는 기관인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이 있다. 2가지 땀샘의 기능을 알아보자.


에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혈관과 함께 체온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에크린샘의 경우, 땀을 통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체온이 상승할 경우, 땀을 배출시켜 증발 원리를 이용해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가장 밀집되어 있으며, 자율신경을 자극하는 스트레스에 주로 반응한다. 혈관의 경우는 체온이 올라갈 때, 혈관을 팽창하여 열을 빠져나가게 하고 체온이 떨어질 때, 혈관을 수축하여 열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키는 기능을 한다.


아포크린샘에서는 기름진 땀을 분비한다. 기름진 땀 자체는 냄새가 전혀 없지만, 코리내세균에 의해 기름 성분이 악취가 나는 분자로 분해된다. 대표적으로 부티르산이 있다. 이 화학물질에 의한 냄새를 우리는 보통 '체취'라고 부른다. 


체취는 어감상 '더럽고 지독한 냄새'라고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체취는 성별이 다른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고 성적 관계를 고취시키는 기능을 한다. 저자는 체취의 기능을 뒷받침할 2가지 과학적 연구를 제시한다.

2010년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연구에서 여성들이 입었던 티셔츠를 세탁하지 않은 상태로 냄새를 맡아보는 실험에 참여할 대범한 남성을 모집하여 실험하였다. 연구 결과, 배란기인 여성이 입었던 셔츠의 냄새를 맡은 경우에만 참가한 남성들의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스위스 과학자 클라우스 베데킨트가 실시한 다른 연구에서는 44명의 남성 참가자의 세탁하지 않은 티셔츠를 49명의 여성에게 냄새 맡게 하였다. 실험 결과, 대부분의 여성들이 자신과 다른 남성의 체취에 매력을 느낀다고 답하였다.


체취가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역할을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체취의 특유한 냄새는 우리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하다. 다행인 점은 체내 아포크린샘의 분포도는 인종마다 다른데, 그중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아포크린샘이 적어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체취가 적다고 한다.


난 결혼식 행사 같은 특별한 일 아니라면 일상생활에서 땀을 흘렸다고 향수를 뿌리지 않는다. 이것도 우리 조상님의 DNA 덕분이라는 사실이 놀랍고, 우리 조상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부 노화의 적, 햇빛

햇볕이 짱짱한 날씨를 염두하여 외출하기 전 얼굴에 발랐던 이니*** 선크림을 살펴보자. 선크림은 우리 피부에 어떤 역할을 할까. 책 『피부는 인생이다』에서는 피부가 노화되는 과정을 설명한 다음, 피부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햇빛'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피부는 20대 초반부터 매년 피부의 콜라겐이 대략 1퍼센트씩 사라지기 시작하고 마흔 살이 지나면 이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고 한다. 땀샘과 지방 분비샘도 마르기 시작하면서 전체적으로 피부 두께와 탄탄함, 탄력이 사라지고 건조해지는 것이다.


햇빛은 일광 화상과 피부암의 원인인 UVB와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는 자외선 UVA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피부 노화와 관련된 UVA만 살펴보도록 하자. UVA는 피부에 콜라겐이 공급되는 과정에 영향을 끼쳐 섬유모세포의 콜라겐 합성 속도를 늦추게 한다. 즉, UVB와 달리 진피까지 도달할 수 있는 UVA는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는 주원인인 것이다.


UVA는 UVB와 달리 유리 너머로도 침투할 수 있으므로 창문을 닫고 있을 때도 햇빛에 노출되면 노화가 계속 진행된다. 특히, 저자는 광노화(햇볕으로 인한 노화)는 치유 속도가 굉장히 느리므로 햇볕으로 인한 자국은 노화 속도를 가속화시키면서 흉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햇빛'이 시간의 흐름을 포함해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피부과 전문의로서 저자는, 단연코 피부를 젊게 만드는 열쇠로 '선크림 바르기'를 강조한다. 가장 효과적인 노화 방지 크림으로 '선크림'을 강력 추천한다.(한편, TV에서 광고하는 항산화 제품 또는 안티에이징 제품에 대해선 그 효과가 단기에 그친다는 점, 피부에 얼마나 깊이 침투하는지 확실지 않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고 알려준다)


최근까지도, 여드름이 많은 난 선크림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 난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선크림을 바르지 않기 일쑤였다. 하지만 책 『피부는 인생이다』를 보고 선크림 바르지 않고 활동하는 것이 피부 노화를 부추긴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는 나처럼 잘못된 지식으로 피부 나이를 깎아먹는 행동을 하지 않길 바란다.



장의 미생물군과 피부

난 매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제품을 챙겨 먹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내 유익한 미생물균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장의 미생물군과 피부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책 『피부는 인생이다』에서는 장의 미생물군과 피부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저자는 여러 연구를 근거로 제시하며, 장에서 서식하는 미생물군에서 비롯된 영향은 다양한 경로를 거쳐 피부로 전달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는 크게 3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


첫째, 면역계 변화다. 한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프로바이오틱의 일종인 락토바실루스 루테리를 마시게 한 실험이다. 연구 결과, 피부에 천연 항염증 분자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이 균형을 잃는 경우 면역 기능에 악영향을 주고 그 결과 피부와 장의 협력 관계가 무너져 염증이 발생하는데, 특히 건선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염증성 관절염의 하나인 건성성 관절염이 악화된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둘째, 식생활이다. 식생활은 또한 장내 미생물균에 영향을 주면서 피부 미생물군의 조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피부과 전문의인 존과 도널드는 90년 전 위장관의 생리학적 특성과 연관된 홍반, 두드러기, 피부염과 감정의 중요한 연결 고리를 정리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셋째, 스트레스다.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연구에는 스트레스로 유익균인 젖산균과 비피두스균의 개체 수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심리적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위의 수축과 운동성이 감소하고 세균의 과잉 증식과 장 투과성 증가로 이어져 장미증과 같은 피부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난 선천적으로 소화력이 약한 체질이다. 소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섭취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피부에까지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나를 놀라게 하였다. 또 저자는 미생물군이 뇌 염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는데, 이것도 놀라웠다. 장 건강이 곧 뇌와 피부의 건강과 연결된다는 사실에 평생 장 건강에 신경 써야겠다는 다짐하게 되었다.



스킨십은 상상 이상으로 우리 의식에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차도 쪽에 있던 누나가 위험해 보여서 누나의 팔을 인도 쪽으로 당긴 나. 이 행동이 누나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책 『피부는 인생이다』의 저자는 피부 접촉이 사람의 무의식적에 작용하여, 소통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연구에 따르면, 뇌의 시각영역과 연결된 전체 신경섬유 중 눈에서 시작된 것은 20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뇌의 기억 영역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감각을 통해 마음속에서 구축된 세상의 이미지에서 나온 결과물이며 뇌는 한정된 신호로 생긴 틈을 무의식적으로 메운다. 저자는 여러 연구를 통해 피부 접촉이 우리의 무의식에 영향을 준다고 사실을 강조한다. 


접촉은 남자로 하여금 위험을 감수하도록 자극하고 다른 방향으로 향하지 않도록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이 손을 잡은 것은 사회적 유대를 나타내며 서로 특별한 관계라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한다.
웨이트리스가 손님의 팔을 스치면서 만지는 행위와 같이 무의식적으로 순식간에 지나간 사회적 접촉은 손님이 건네는 팁을 최대 20퍼센트까지 끌어올린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면접관이 두툼한 클립보드나 폴더를 들고 있으면 가벼운 것을 들고 있을 때보다 지원자를 고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유는 촉각을 통해 물리적 무게감이 인지되면 상대방의 지적 또는 실무적 실력을 판단하는 능력에 편향이 발생할 수 있고 단단한 것에 대한 촉감이 상대방을 평가하는 데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직접 만나는 자리일지라도, 고객의 손에 들려 있는 다정한 커피와 푹신한 쿠션은 영업 사원이 제시하는 상품을 흔쾌히 받아들일 가능성을 높인다고 한다.
악수와 포옹은 옥시토신, 엔도르핀 등 행복을 느끼게 하는 여러 종류의 강력한 분자를 배출해 두 사람 사이의 유대를 더욱 튼튼하고 끈끈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야구팀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 의하면, 경기장에서 신체 접촉이 많은 팀일수록 그런 접촉이 적은 팀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연구진은 처음 만난 두 사람 사이에 얇은 벽을 두어 분리한 후 벽에 뚫린 구멍을 통해 한 사람이 벽 너머 있는 사람 쪽으로 팔을 뻗도록 했다. 다른 한 사람은 딱 1초 동안 자신 쪽으로 뻗은 이 팔을 만지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한다. 놀랍게도 팔을 뻗은 사람은 상대가 전한 연민, 감사, 사랑, 분노, 두려움, 혐오 같은 각기 다른 감정을 찰나의 접촉만으로 거의 다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서 말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누나의 팔을 인도로 당긴 나의 행동을 바라보면, 적어도 누나와 나 사이의 사회적 친밀감이 강화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잘은 모르겠지만, 누나도 불쾌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니 나쁜 행동이 아니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이렇게 하루 일상을 토대로 피부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책 『피부는 인생이다』를 읽으며, 피부가 물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으로 나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언급했던 내용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피부의 관점에서 제왕절개가 아닌 자연분만을 해야 하는 이유, 문신의 사회적 기능, 피부와 인종의 역사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와 같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피부는인생이다 #체취 #아포크린샘 #스킨십 #장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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