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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캔두잇 Mar 02. 2021

결혼 후 돈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결혼한 누나의 돈 관리 문제를 바라보며

결혼한 누나와 돈 문제


난 30세 결혼 적령기 미혼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는 낭비벽이 없는 사람이다. 과연 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을까? 가장 가까운 우리 누나들을 살펴보았다. 나에게는 2명의 누나가 있다.


큰누나는 검소하고 알뜰한 성격을 가진 반면, 작은 누나는 소비가 심한 편이었다. 큰누나는 결혼 당시 어머니한테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해쳐 나갔다. 한편, 작은누나는 결혼 전 월급의 80~90%의 금액을 신용카드 대금으로 지불하다가 결혼 당시 어머니한테 손을 벌렸다. 이 모습을 바라보며 난 큰누나 같이 검소한 사람이 존경스러웠고, 배우자 또한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선 의식적 노력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결혼학개론의 저자는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언급한다.


와튼 스쿨 오브 이코노믹스의 스콧 릭 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돈을 헤프게 쓰는 사람이 자신의 성향에 반하는 사람에게 끌릴 수 있다고 주장하며 증거를 제시했다. "자신의 소비성향에 불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사람일수록 반대되는 정서적 반응을 보이는 상대에게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이 구절을 보면서 ‘당혹함’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당혹함은 이상적인 배우자상이 단지 상상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놀라움은 누나들의 배우자, 즉 매형들의 소비 성향을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큰 매형은 통 크게 소비를 하는 편이다. 물론 쓸데없는 용도로 돈을 쓰지 않지만 필요한 것보다 과하게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큰누나는 본인과 관련된 소비, 예컨대 옷, 화장품 등뿐 만 아니라 소비가 필요한 때에도 거의 돈을 쓰지 않는다. 작은 매형은 먹는 것에 소비하는 것을 제외하고 검소한 편이다. 반면, 작은 누나는 본인 옷, 화장품, 딸의 옷 같은 소비성 지출을 많이 한다.


돈 문제로 인한 갈등 : 누나 편


누나들이 결혼 후 제3자의 입장에서 누나의 삶을 찰해보았다. 결과는 돈 문제와 관련하여 큰 누나와 큰 매형보다 작은 누나와 작은 매형이 많이 싸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작은 누나가 왜 큰누나보다 돈 문제로 많이 싸우는 걸까?


첫째, 지출 대비 수입이 적다. 큰 매형은 현재 대기업 8년 차 직장인이고, 작은 매형은 중소기업 20년 차 직장인이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급여가 작은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큰 누나는 아들, 딸 2명을 키우고 있고 작은 누나는 딸 1명을 키우고 있다. 이 점에서 수입 대비 지출의 관계에서 크게 차이점가 없다는 점을 착안하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둘째, 돈과 관련된 싸움은 미루는 경향이 있다. 특히 큰 매형에 비해 작은 매형이 그러하다. 작은 누나의 말을 빌리자면, 특히  딸의 어린이집 문제, 사교육 문제에 관해 논의하면 미루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작은 매형은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어차피 다 크면 똑같아, 그냥 보내던 곳에 보내”


이 말을 들은 작은 누나는 치를 떤다.  


최선의 돈 관리 방법


앞으로 결혼할 예정인 나, 계속 결혼 생활 중인 누나들(특히 작은 누나)에게 있어 돈 문제에 관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행복한 결혼에 있어 필수요건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돈 관리 방법은 무엇일까? 책에서는 3가지 유형을 소개한다.


첫째, 부부의 수입과 지출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지출 문제에 이견이 생길 때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

둘째, 부부가 계좌를 따로 관리하고 지출도 나눠서 관리하는 것이다. 각자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수입이 적으면, 지출을 공평하게 나누는 문제가 해결되기 쉽지 않다.

셋째, 급여의 상당 부분을 공동 계좌로 보내 가계비로 쓰고, 일정 비율을 개인 게좌에 넣어 자기가 쓰고 싶은 곳에 알아서 쓰는 것이다. 이 방법은 많은 금융 전문가가 추천하고 위험 회피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사용하기 좋다. 각자 얼마큼 개인 지출로 쓸 것인지 합의하고 그 합의가 지켜지기만 한다면, 돈을 어디에 쓰든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현재 큰누나, 작은 누나 전부 첫 번째 유형에 따라 돈을 관리하고 있다. 구조적으로 둘 다 외벌이라서 점에서 이해가 된다. 하지만 부부일지라도, 엄연히 사생활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서로의 상반되는 가치관에 따른 지출 문제로 사소한 다툼은 부부 사이의 감정 소모가 심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나의 경우는 세 번째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나와 배우자의 사적 지출에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다. 책에서 나오는 부부 문제 전문가 스콧 스탠리의 말은 21세기 부부의 돈 관리 원칙을 잘 설명해 준다.


"결혼 생활에는 '우리'도 있지만, '나'와 '너'도 있죠. '우리'가 있기 위해 '나'라는 사람이 사라져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혼생활에서 부부라는 사업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돈 관리부터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관련 문제에 관해 일부 공통된 부분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부부 각자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태도도 가져야 한다. 이러한 밸런스가 부부 사이 돈 관리 문제의 핵심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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