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화폐의 특징을 가진 금은 장기적 포트폴리오에 적합하다
달러를 근무했다면, 다음은 금이다. 금에 관해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10년 전에 비해 금 가격 엄청 올랐어. 무조건 금은 사서 모아라."
과연 맞는 말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렇게 정정하는 게 옳다.
"10년 전에 비해 금 가격이 올라간 건 사실이야. 무조건 금을 매매하여 모으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음... 잘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금'에 투자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금은 경기가 호황일 때 어떻게 움직이고, 불황일 때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책 '부의 대이동'의 저자 오건영은 금은 주식과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호황일 때 상승하고, 불황일 때 하락한다고 말한다.
앞선 글에서, 주가와 달러는 반대로 움직이므로 불황일 때 안전 자산인 '달러'를 매매하라고 말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안전 자산이란 갑작스러운 경제 위기나 불황이 찾아왔을 때 급등하는 자산으로 위험을 헷지 하는 기능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그래프를 살펴볼 때, 금은 안전자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확인된다. 저자 오건영은 '금이 안전자산의 기능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2016년 1월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및 대규모 자본 유출로 힘겨워했다. 일본과 유럽은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으로, 그리고 이머징 국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로, 마지막으로 산유국들은 원유 증산 경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이른바 세계 경제가 '퍼펙트 스톰'을 맞았던 때이다. 이때 금 가격은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금 가격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극단적인 위기 상황에서 금 가격은 맥을 못 추고 무너졌다.
금이 안전 자산이라면 주식시장이 무너질 때 상당한 방어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온스당 1700달러 수준에서 단숨에 1500달러를 하회하는 하락세를 보인다. 이런 케이스들을 보면 금이 안전 자산이라고 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될 듯하다.
아, 금은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알았다. 그리고 달러가 안전 자산이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되새겼다. 그렇다면 금은 어떤 원리에서 움직이는 걸까? 금의 특성 3가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귀금속으로서의 특징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금으로서의 기능이다. 저자 오건영은 귀금속으로서의 특징은 금 가격에 영향을 크게 주는 것이 거의 없다고 언급하며 은과의 그래프를 제시한다.
은은 금하고 상당히 비슷한 자산이다. 은은 1800년대 후반 은본위제 폐지 이후 원자재, 귀금속으로서의 특성만 남아 있다. 그래프로 본 것과 같이, 시간이 갈수록 금과 은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요인은 금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서 찾아야 한다.
둘째, 원자재로써의 특징이다. 원자재로써의 '금'은 대체 투자의 수단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저자 오건영은 말한다.
1970년부터 투자 포트폴리오 이론이 발달하면서 대체 투자 자산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전통적 투자 자산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상 위험을 막아주는 그런 자산이라는 의미에서 대체 투자 자산이라는 말을 쓴 것이다. 대체 투자 자산의 대표 격으로 '원자재'가 있다. 원자재라 함은 원유나 금,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원자재의 특성을 알아보기 앞서, 원자재의 대표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유가'일 것이다. 그렇다면 원자재로써의 특성을 가진 금은 유가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움직이지 않을까. 이 견해에 관해 책 '부의 대이동'의 저자 오건영은 원자재의 대표 '유가'의 역사를 상세히 이야기해준다.
금과 원유 가격이 상당히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유 가격 하락의 원인은 2가지가 있다. 첫째,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나타난 국제유가의 하락이다. 둘째, 원유 공급 측면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나타난 국제유가 급락이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공급 쪽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수요의 위축은 수요 측면에 자금을 공급해주면 해결되는데, 공급 과잉은 해결하기 복잡하다.
러시아, 사우디, 미국 중심으로 증산 경쟁이 시작되었다. 2005년 시작된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은 2010년을 넘어서면서 빠르게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미국 셰일 오일 생산이 본격적으로 늘어나자 원유 공급이 늘면서 국제유가는 하락 압력을 크게 받았다. 2014년 하반기 사우디는 본격적인 원유 증산 경쟁에 돌입하면서 러시아와 미국 셰일 기업들과 함께 본격적인 원유 공급 과잉의 시대를 열게 된다.
해결책은 사우디 중심으로 한 OPEC 국가들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Non-OPEC(이하 다른 말로 OPEC+라 한다) 산유국들이 감산 공조에 대한 협의였다. 하지만 과도한 증산 경쟁이 끝나도 그 후유증이 남았다. 원유 증산 경쟁 시기에 쌓였던 과도한 원유 재고로 인해 국제유가는 장기 저유가 기조에 재차 돌입하게 되었다... 공급 과잉 이슈를 만나게 되면 빠른 국제유가의 회복을 기대하면서 투자에 나서는 일에는 신중을 가해야 할 것이다.
미국 셰일 기업들은 좋은 것은 OPEC+가 계속 감산을 하면서 원유 가격 하방을 받쳐주니 가격이 안정되어 좋고, 그들이 감산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니 수출을 늘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다가 2020년 3월 OPEC+ 회의에서 러시아는 감산 공조를 깨게 된다. 러시아가 감산 공조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면 사우디 혼자서 외롭게 감산을 하면서 버텨야 하는데 혼자 이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에는 답이 보이지 않았다. 사우디도 본격적인 증산 선언을 하면서 국제유가는 다시금 카오스로 빠지게 되었다.
원유시장에서는 OPEC+의 감산 공조 붕괴로 인해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부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요가 급감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사료된다.
요컨대, 러시아, 사우디, 미국 셰일 오일의 시장 진입으로 국제 유가 공급이 증가하는 가운데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 사우디가 연합. 틈새시장을 이용해 미국 셰일 오일 시장이 유가 시장 장악. 더 이상 버티지 못한 러시아가 사우디와의 감산 연합을 철회. 유가 공급이 증가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유가 수요까지 감소하면서 국제 유가 가격이 더욱 하락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음... 뭔가 어렵지만 정리는 되었다. 그렇다면 물을 수 있다.
"그래서 금은 원자재랑 비슷하게 움직이는가?"
저자 오건영은 다음 그래프를 제시하면서 금은 실물 화폐의 특성으로 인해 유가와 다르게 움직인다고 답한다.
이런 차이는 금의 세 번째 특성 때문이다. 바로 '실물화폐로서의 특징'이다. 저자 오건영은 실물화폐로서의 금의 특징과 함께 금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다.
금은 종이화폐의 대척점에 존재하는 자산이다. '실물 화폐'이다. 금 가격은 실물 화폐의 특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즉, 종이 화폐의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1900년대 들어 금은 마지막 경쟁자인 은을 퇴장시키고 실물 화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 금본위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1900년대 금 1온스당 20달러를 찍었다. 1930년대 초반, 금 1온스당 35달러를 찍었다. 1944년 브레튼 우즈 체제에서 금 1온스당 35달러를 찍을 수 있도록 법정으로 금 대비 달러 가치를 고정하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1971년 닉슨은 금본위 화폐제를 철페한다. 닉슨 쇼크이다. 달러가 풀려나오게 되면서 화폐의 가치가 크게 하락한다. 화폐 가치 하락은 재화의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이다.
금 가격은 2000년대 들어 다시 한번 상승 흐름을 타게 된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당시 Fed의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미국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추면서 시중에 달러 공급을 늘리게 된다. 달러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서 금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게 된 때, Fed는 양적완화를 단행한다. 금리를 제로까지 인하한 후 2009년 3월부터 본격적인 양적 완화에 돌입하게 되면서 엄청난 규모의 달러를 시중에 공급하게 된다. 그 결과, 그래프와 같이 1온스당 1000달러, 1200달러, 1500달러 그리고 2011년 하반기의 어느 날 달러 공급이 더 늘면서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요컨대, 금 가격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종이 화폐의 공급 증가, 즉 달러의 공급 증가에서 답을 찾았다.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반대로 금은 가만히 있는데 달러의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금 가격은 떨어지게 된 적은 없던 걸까. 저자 오건영은 1980년대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1980년 초반 미국 Fed 의장으로 폴 볼커가 임명된다. Fed는 당시 시중에 풀었던 달러를 빨아 들었다. 달러 공급이 빠르게 줄어든 것이다. 금 1온스당 풀려나온 달러의 수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달러 대비 금 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 이때 금 가격이 크게 흔들리게 된다...
미국 Fed는 2014년 하반기 양적완화 중단을 선언한다. 그리고 2015년 12월, 2006년 6월 이후 최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 2015년 12 말에 지속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을 가동하여 2016년에 추가 네 차례 인상, 2017년에 네 차례 인상, 2018년에 세 차례 인상을 하였다. 금 가격은 폭락하였다.
결론적으로 금은 안전 자산이 아니다. 실물 화폐의 성격을 갖고 있는 자산이다. 실물 화폐로서의 특성은 결국 달러, 즉 종이 화폐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말한다. 달러 공급의 증가와 하락에 금 가격이 반응하는 것처럼 달러의 증가와 하락에도 금 가격이 반응하게 된다. 금은 정확하게 달러 가치에 연동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달러가 강해지면서 주식시장이 무너지는 경우, 금은 전혀 포트폴리오 방어 효과를 주지 못한다.
금은 안전 자산이 아니라는 점. 그렇기에 불황이 닥쳤을 경우 포트폴리오 방어 효과가 없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진정 금 투자가 가치가 없는 걸까. 저자 오건영은 장기적으로 금에 투자하는 것은 포트폴리오적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초저금리의 장기화라는 설루션은 종이 화폐 대비 실물 화폐인 금의 가치를 높여 금 가격의 중장기적인 상승을 자극하게 되는 요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화폐 공급 증가는 종이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실물 화폐인 금의 매력을 높이게 된다.
미국 역시 정부 부채가 크게 늘어났기에 제로 금리 장기화 및 양적완화를 통한 큰 폭의 달러 공급 확대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종이 화폐의 공급이 향후에도 지금보다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 금이 갖고 있는 실물 화폐의 매력이 더 크게 부각된다. 따라서 향후 포트폴리오에 금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 저자는 금에 관해 단기 투자에 관해 추천하지 않는다. 단 미래에 불황이 닥치고 다시 대규모 양적 완화와 금리 인하로 대량의 유동성 공급이 시작될 때, 실물화폐의 가치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금 투자는 괜찮다고 주장한다.
나도 일부 동의한 바이다. 하지만 대규모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로 수혜를 보는 실물 경제 요소가 무엇이 있을까. 바로 '부동산'이다. 부동산 또한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였다. 그리고 금보다 수익률이 더 높다. 그래서 결론이다. 대체 투자로서, 금도 좋지만 좀 더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어떨까. 개인적으로 한국 상장 부동산 ETF는 비추천한다. 내가 추천하는 부동산 ETF 상품은 Vanguard Real Estate ETF(VNQ)이다. 거래량도 많고 지수를 잘 추종하기 때문이다. 귀금속, 원자재, 실물 화폐로서의 금에 투자할지, 실물 경제 요소로서 부동산에 투자할지 신중하게 선택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