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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노 Oct 19. 2020

인터넷 사업의 첫 시작과 실패. 쿠팡과 코스트코.

구매대행과 위탁판매를 시작하다.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터넷 사업을 구상하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어떤 동영상 하나를 보게 됩니다. 바로 코스트코 구매대행이라는 사업에 대한 영상이었습니다. 코스트코 구매대행은 연회비가 존재하는 코스트코의 특성상 회원이 아닌 사람들이 코스트코에서만 판매하는 상품들을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코스트코에 가입을 한 사람이 일정의 수수료(마진)를 받고 코스트코 상품을 구매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유튜버 퍼스 트리님


관련 동영상들을 정주행하고 나서 뭔가 되겠다 싶었던 저는 다음날 사업자등록과 통신판매업 신고를 마치고 곧바로 쿠팡에 입점하였습니다. 쿠팡에 입점을 하고 나니 2가지 분기점에 도달하였습니다. 바로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직접 구입해 창고에 보관해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고객에게 배송할지 (사입), 아니면 고객의 주문이 들어왔을 때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물품을 결제하여 고객의 주소로 배송시킬지(위탁)에 대한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코스트코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마켓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직접 코스트코를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적 자유가 있었으며 재고를 쌓아놓고 팔리지 않을 시 발생하는 손해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코스트코에서 직접 물품을 사입해온다면 더 높은 마진으로 판매가 가능했지만 물품 포장 및 배송에서 제 시간을 갈아 넣어야 했죠. 직장을 다니고 있는 저에게는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물품을 고객에게 배송시키는 게 유리할 것 같아 일단 위탁판매로 시작을 해보았습니다.

1. 쿠팡에 코스트코 상품 등록


코스트코에서 판매 중인 상품들에 대해 현재 시장 가격이 얼마이고 경쟁강도가 얼마인지 조사한 다음. 일정량의 마진을 붙여 상품을 등록합니다. 저의 경우는 쿠팡에서 먼저 시작하고 스마트 스토어를 나중에 추가로 개설하였습니다. 쿠팡은 초보자가 매출을 올리기 가장 쉬운 플랫폼이지만 악랄한 정산주기와 판매자 점수 관리 그리고 아이템 위너 시스템으로 인한 과경 쟁이 단점입니다.  12% 정도의 판매수수료도 다른 플랫폼에 비교하면 비싼 편이죠. 하지만 빨리 눈앞에 성과가 나기를 바랐던 저는 주저 없이 쿠팡을 선택했었습니다. 아이템 위너라는 시스템이 어렵고 피곤하긴 했지만 고객들에게 가장 쉽게 노출되었고 그만큼 매출도 잘 나와주었죠. 아이템 위너는 동일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끼리 가격, 배송 시기, 판매자 점수로 경쟁하여 고객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자의 상품을 판매 창 1면을 노출시켜주는 시스템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의 쿠팡 상품등록 가이드입니다.)


2. 소비자의 구매


아이템 위너 시스템을 이용하여 코스트코의 상품을 등록하였다면 소비자의 구매가 일어날 것입니다. 아이템 위너 시스템의 특성상 인지도가 있고 브랜딩이 잘 된 상품이라면 아이템 위너를 차지하였을 때, 구매는 금방금방 일어나는 편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코스트코 자체 브랜드인 커클랜드 시그니춰의 상품들을 많이 팔았었는데요. (이마트의 노브랜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강아지 배변패드와 반려동물 사료를 주로 팔았었습니다. 제가 코스트코 구매대행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 상품들에 대한 경쟁률은 매우 낮았지만 현재는 아이템 위너를 차지하기 위해 역마진을 내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네요.


당시 허접한 포토샵 실력으로 만든 상세페이지.


3. 소비자의 주소로 배송


구매가 발생하였다면 고객에게 배송을 해주어야겠죠? 코스트코 온라인몰에 들어가 해당 상품을 찾은 뒤 미리 발급받아놓은 코스트코 현대카드를 이용하여 구입한 후 고객의 주소로 배송시킵니다. 그 후 쿠팡 판매자 사이트 (쿠팡 Wing)에서 발송 처리를 해줍니다. 이렇게 되면 고객에게 상품 준비 알람이 가게 되고 약 1~2일 후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운송장 번호를 알아낸 뒤, 쿠팡 판매자 사이트에서 운송장 번호를 등록해줍니다. 운송장 번호를 입력하게 되면 고객에게는 발송 시작 알람이 발송됩니다.


4. 배송 완료 및 구매확정


배송이 완료되었다면 쿠팡 판매자 페이지에서도 운송장 번호를 자동 추적하여 배송 완료라고 표시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배송 프로세스가 마무리되는데요. 아직 고객이 구매확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산은 받을 수 없습니다. 구매확정이 되기 전 다양한 고객 문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상품파손으로 인한 교환 혹은 환불신청, 오배송으로 인한 교환 신청 혹은 환불신청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구매확정을 누르지 않았다면 약 1주일 뒤 자동으로 구매확정이 됩니다.


5. 정산


쿠팡의 정산시스템은 정말 악랄하기로 유명한데요. 쿠팡은 상품이 팔린 다음 달에 구매확정이  당월 매출을 결산하고  매출액을 다다음달에 지급받는 형식입니다. 저는 처음에 신용카드로 물품 대금을 지불하였는데요,  정산주기에 대해  알지 못했던 저는 쿠팡의  정산이라는 말을 듣고 판매가 일어난 다음 주에 매출액을 지급받는 형식으로 잘못 알았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정산주기를 맞닥드리고 당장 물품대금으로 지불한 카드값을 걱정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어찌어찌 선정산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해결을 하긴 했지만 선정산 서비스도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손해를 보았습니다.


6. CS (Customer Service 흑은 Satisfaction)


코스트코 온라인몰을 이용한 위탁판매를 접게 된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CS입니다. 고객만족 서비스라는 뜻입니다. 위탁판매의 특성상 CS를 응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운데요. 그 이유는 첫 번째로 내가 재고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품의 재고관리를 할 수 없습니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했는데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품절이 되어있다면 상품을 발송할 수 없기 때문에 주문 취소를 해야 합니다. 이때 고객에게 전화연락을 해서 이러이러해서 상품 발송이 불가능하다고 하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쌓이고 싫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죠. 또한 판매자 점수에도 영향이 갑니다. 주문 취소나 늦은 배송등의 이유로 판매자 점수가 하락하게 되는데 판매자 점수가 하락하게 되면 아이템 위너를 차지하기 힘들어 지기 때문에 저의 경우 품절이 발생하면 다른 판매자의 물건을 소매가로 사서 고객에게 손해를 보고 배송시켜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바로 진상고객입니다. 장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좋은 사람만 만날 수는 없습니다. 악성고객들도 참 많은데요. 6개입 식품을 한 박스 구입하고 1개를 취식한 뒤, 맛이 없다고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새벽 2시에 문의전화를 하는 사람, 쌍욕부터 하고 시작하는 사람 등등 별의별 사람들이 많습니다. 코스트코는 환불정책이 끝내주기 때문에 상품의 상태가 어떻든 100% 환불을 해줘서 교환이나 환불의 케이스는 교환이나 환불 처리해주면 별 탈 없이 넘어가긴 했지만 그 외 진상고객들은 참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쿠팡 판매자 고객센터에서도 웬만하면 판매자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고요. 이때 즈음 스마트 스토어로 거처를 옮길까 생각했었습니다.


7. 가격경쟁


아이템 위너 시스템에서 밀려 1면이 아닌 2면으로 밀려나게 되면 매출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 때문에 판매자들끼리 10분마다 10원씩 가격을 내리면서 가격경쟁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죠. 고객의 입장에서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매우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의 경우도 직장일을 하면서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로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날이 많았습니다. 또한 코스트코 구매대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계에 뛰어드는 사람도 많아지다 보니 갈수록 온라인몰의 가격으로는 사입으로 판매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아이템 위너를 차지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아이템 위너를 차지하기 위해 마진율을 1~2%까지 내리면서 장사를 하다가 고객의 교환 요청에 2~3건의 판매마진만큼 손해 보기도 하면서 저는 점점 지쳐갔고 6월 말 즈음 코스트코 구매대행을 접게 됩니다.


8. 느낀 점


코스트코 구매대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사입을 하던 온라인 위탁판매를 하던 전업으로 할 종목은 아니 다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상품이 대부분 브랜딩화 되어있고 그만큼 취급하는 판매자들도 많다 보니 개인 판매자의 경우 가격경쟁이 쉽지 않았고 혹여 그중에서 잘 팔리는 효자상품이 있다고 하여도 쿠팡 측에서 모니터링이라도 하는지 얼마 뒤 해당 상품을 로켓 배송으로 판매해버려서 경쟁력을 잃어버리기 다수였습니다. 하지만 얻은 것은 많았습니다. 많은 돈은 벌지 못했지만 그래도 온라인 쇼핑 사업을 시작하면서 물품이 어떻게 팔리는지, 고객응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택배가 고객에게 어떤 곳을 거쳐서 전달되는지 등 많은 정보와 앞으로 다른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6월 말 즈음 사업을 접고 다른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저의 첫 번째 사업이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며 만들어낸 매출과 제 블로그의 코스트코 온라인몰 구매대행사업에 대한 후기글 하나 첨부하며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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