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띠들이 머리 나쁜 걸 잘 본 적 없는데, 이 띠를 가진 사람들은 머리가 좋은 만큼 손해 보기를 싫어하고, 남에게 내가 원하는 이미지로 소비되지 않는 것을 몹시 싫어한다. 그만큼 머리가 좋기 때문이고, 웬만큼 노력하면 노력한 것 이상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취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살면서 한 번은 경험해 본데다가, 내가 원하는 이미지로 소비되지 않는 판을 좀처럼 본 적도, 경험해 본 적도 없어서, 내가 짜놓은 흐름에 아주 벗어난 사람이 등장했을 때 당혹스러움을 감추기 어렵다.
살면서 이 지점을 취하는 사람이 무조건 쥐띠일 리는 없겠지만, 내가 지금껏 봐 온 쥐띠들은 이 지점을 웬만큼은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집단이 소비되길 원하는 이미지가 곧 이 사람이 도달하고 싶은 어떤 이상향이라는 것을 안 후에는 그 이상향에 도달할 수 있게끔 조언을 해줬다. 그런 이상향이 있다는 건 좋은 거다. 욕심 많다고 다 나쁜 게 아니라 그런 이상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그 이상향이 실제로 그들을 먼 곳으로 데려다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종종 목격했다. 나는 그 애들이 싫지 않다. 그 애들이 사회 생활하면서 겪는 고충, 가령 틀리거나 이상한 말하는 사람을 좀처럼 견딜 수 없어서 스스로도 미칠 지경인 그 지점을 보고 있자면 때로는 가련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하여간 이 쥐띠들은 좀 이상하다. 우리 집에 오는 쥐띠들은 내가 맞는 말 했을 때 그게 맞는 말이라 미칠 지경이고, 그 말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점에 다다라 미칠 지경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점을 보러 온다. 쓴소리 들어서 나쁠 게 없다는 지점까지 정확히 아는 머리 좋은 애들이기 때문이다. 보는 눈도 있어서 선물 하나를 사와도 못난 건 안 사오고, 못난 거 사오면 자기 안목까지 못난 사람 되는 거 아니까 그 굴레를 내내 반복하는데 보고 있자면 저렇게 욕심이 많아서 세상 살이 얼마나 힘들까 걱정이 많이 된다. 그래도 너희는 굶어 죽지 않는다. 나 스스로 망하고 망가지는 꼴 보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은 집단이기 때문에 절대 망할 리는 없는 족속이다.
손님이 기도를 부치면 밤낮이고 빌어주는 설하 언니한테 기도 붙인 학교 선생님 한 분 계신데 그분이 쥐띠다. 그분은 우리 집과 설하 언니 집을 번갈아 가며 햇수로 8년을 봤는데, 처음 왔을 때 모습 생각하면 지금 아주 승승장구 출세했다. 어디서도 조금도 지기 싫어 무조건 1등을 놓치지도 않고, 나를 시샘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든 뭉개고 나아가는 이 구역의 미친여자였다가, 이제는 시샘을 하든가 말든가, 게다가 나 역시도 나 홀로 잘나면 안 된다는 사실까지 취득한 진짜 승자다. 나 요즘 이렇게 내 인생을 스쳐간 사람들의 띠를 보면서, 그 애들이 어떤 애들이었는지 상상하면서 시간 보낸다. 다음은 소띠를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