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는 단순한 맛이 있다. 소띠가 생각보다 너무 단순하니까 이를 복잡하게 여기고 소띠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소띠는 사람의 아주 원론적이고 기본적인 성정, 가령 칭찬에 춤추고 듣기 싫은 말에 발작하는 지점만 인지하고 있으면 반은 간다.
이자들은 듣기 싫은 말, 나를 나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하고 가장 힘들어 한다. 만약 이자들이 욕먹을 짓을 했다면 욕을 먹어야만 하는 이유를 알려주고 스스로 인정하는 과정을 겪게끔 인도 하려는 자들이 있는데 이자들은 그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 이자들은 스스로 어떤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몰라서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냥 실수 했음을 꼬집어 나를 나무라는 사람 자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다. 그게 무슨 회피형이니, 성격이 왜 그러냐느니 할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순진하고 마음이 약한 데다, 누군가에게 거부 당하는 것 자체를 아주 두려워하는 착한 맛이 있어서 그렇다.
만약 당신 주변의 소띠가 나쁘다고 치면, 그 소띠는 스스로 나쁘다는 생각은 결코 안 하고 있을 확률이 높고,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제법 단순한 시야로 세상을 보고 싶을 확률이 높다. 이자들을 미워하지 말아라. 이자들은 미움 받으면 미움 받을만한 짓을 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로 돌입하기 전에 내게 나쁘게 말했다는, 내 기분을 나쁘게 했다는 사실 자체에 마음이 상해 내가 지닌 문제를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따져 볼 궤도로 진입할 에너지 자체가 없다. 그게 나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당신도 어떤 지점에서는 이성과 합리를 잃고 불같이 화를 낼 때가 있잖은가.
소띠는 스스로 미움 받아야 할 이유를 생각할 시간이 없다. 누군가 나를 질타하거나, 실수를 꼬집거나, 나의 잘못된 지점을 수면 위로 올리려고 한다면 내 잘못이 사실이건 아니건 그 상황 자체만으로 기분이 상해 당신이 나를 나무라면 안 되는 이유를 찾거나 그 상황으로부터 도망가거나, 토라진 티를 팍팍 낸다. 이렇게 단순하고 편한 사람들이 어디 있는가. 이자들은 보이는 게 전부다. 보이는 게 전부니까 의중에 다른 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오해를 산다.
심지어 이자들은 스스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헌신하기까지 하는, 그 사람 말이라면 곧이 곧대로 들어주기까지 하는 선량한 맛도 있는데 이자들을 부러 기분 상하게 하지 말아라. 이자들과 친구가 되어라. 이자들에게 잘해주고, 상처 주지 말고, 이자들을 행복하게 해줘라. 그게 당신이 소띠에게 대접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나를 정말 사랑해 줬던 이들 가운데 소띠가 참 많은데, 내가 그들에게 대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그들을 진심으로만 대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