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띠 전격 해부 ( 성격편 )

by 이윤우

말띠만의 성격이 있다. 순진하다고 해야 할까, 단순하다고 해야 할까. 단순한 쪽에 가깝겠다. 그들은 생각 깊게 하길 꺼린다. 나쁜 뜻이 아니라 자기 몸과 마음 복잡한 걸 원체 싫어하고, 나를 온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은 무엇을 어떻게든 거부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하기 싫은 것도, 하기 싫은 생각과도 거리를 둔다는 말이다.


생각이 많은 말띠는 그 생각이 나를 편하게 만드는 생각, 나 기분 좋아지는 생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고, 불편한 생각을 많이 하는 말띠가 있다면, 그는 그 행위로 하여금 편해지고자 생각의 끈을 놓지 못하는 차원이다. 나를 기분 나쁘게 한 사람이나 상황, 그런 게 있다면 영영 잊어버리려고 애를 쓰거나, 혹은 그 지점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다시는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 못하게 온전히 해결하려 애쓴다는 말이다.


말띠는 부자도 많지만 거지도 많고, 특히나 봄과 여름, 한창 풀이 올라와 말밥이 넉넉한 시기에 태어난 이들이 돈 있게 산다. 말띠가 돈이 없다면 그것은 인덕이 부족해서일 확률이 높다. 말띠는 나를 돕는 사람, 쓴소리 마다하지 않고 나를 채찍질하는 사람, 이따금 불편한 말을 늘어놓지만 따지고 보면 전부 나 잘 되라고 말하는 사람, 그들에게 충성하는 것만으로 부자가 된다. 정말이다. 말띠는 어떤 이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가장 크게 바뀌는 띠들 중 하나다.


단순하고, 박차고 나아가려는 성정이 있고, 배든 마음이든 허기를 느끼면 세상 가장 초라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말띠들은 누구에게 보살핌을 받느냐, 사랑을 받느냐, 누구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애를 쓰느냐에 따라 인생이 하늘과 땅 차이로 바뀐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

마구간에 앉은 말처럼 조용히 있어야만 할 때와 광야로 나아가야만 할 때, 먹어야 할 풀과 먹지 말아야 할 풀을 알려주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털에서 윤이 흐르는 말이 되느냐, 쩍쩍 갈라진 발굽에서 피 흘리며 달리느냐의 차이가 생긴다는 말이다. 누군가 너무도 첨예하게 당신을 관통하고, 때로 쓴소리하고, 마치 내 마음을 다스려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 있다면, 가만 들어 보았을 때 앞뒤가 같아 일리가 있는 것 같다면 그자를 잡아라. 그런 지점에서 도망가지 않는 말띠, 달아나지 않는 말띠는 누구 손에도 쉽게 휘둘리지 않고, 털은 기름지며, 어디서든 칭송받는, 일류 교육 받은 뛰어난 사람이라 불릴 수 있다.


말띠는 그 어느 띠보다 옳고 그름 따지기를 좋아하며 선과 악 나누기를 좋아한다. 누차 말하지만 내게 선인 것이 타자에게는 선이 아닐 수 있고, 내게 선이 아닌 것이 타자에게는 선일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이렇듯 말띠는 자기 주관과 고집을 다스릴 줄 아느냐, 깎을 줄 아느냐에 따라 일류 대접을 받을 것이다. 어디서든 일류 대접받는 이는 어느 순간 부자가 되어있다는 것을 명심하면 된다. 당신 세상을 가로지르는 고집이 어디서 꺾이고 굽혀지는지를 보라. 그곳이 당신이 누울 자리다.

매거진의 이전글뱀띠 전격 해부 ( 성격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