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띠 전격 해부 ( 성격편 )

by 이윤우

양띠의 어마어마한 고집을 안다. 양띠치고 고집 없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자들은 고집도 그냥 고집 말고, 속에 있는 고집, 겉으로는 시원 털털하게 지낼 것만 같은 뉘앙스를 지녀 고집 셀까 싶다가도, 끝끝내 말은 듣지 않는 자기만의 고집이 있다. 뭣보다 내 위에 있는 사람을 검증하려는 버릇이 있는데, 가령 직장 상사랄지, 어떤 집단의 윗사람이랄지, 그 사람이 과연 내 위에 있을 만한 자격이 되는지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않는 쪽이 많다.


그게 고집이 세서 그렇다. 고집이란 게 내 세상이 정당하다, 혹은 옳다는 식의 신념일 수 있고, 내가 옳다고 믿는 바를 상대도 옳다고 믿는지 본다는 말이다. 내 고집이 옳다는 검증을 거친 것도 아니면서, 거쳤다 한들 완벽하지는 않을 거면서 상대를 검열하는 과정을 거친다. 모든 양띠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 양띠는 드물었다.


그러나 이자들 머리가 좋다. 머리가 좋아서 그런 편이다. 자기 고집이나 신념대로 살았을 때 웬만큼 살아지고, 웬만큼 살아졌기 때문에 내 고집이나 신념이 틀렸다고 생각해 보기 어려울 수 있겠다.


사회라는 계를 크게 이탈하지 않고, 설령 이탈하더라도 언제든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는 머리 좋은 양띠들은 자기 고집대로 살아도 웬만큼 살아지겠지만, 이따금 어떤 양띠는 남들에게 설득당하지 않는 자신을, 언제든 반박할 준비가 된 자신을 사랑하는, 혹은 버릴 생각 없는 지점에 이르는데 그런 양띠는 조심해야만 한다. 사회에 뒤섞여 어울리고 있지만 언제든 마음이 외로운 것 같다면 당신은 남 말을 들을 생각이, 정확히는 반박하기 위해 들으려는 마음이 기저에 있어서일 수 있다.


양띠 역시 말띠와 비슷하게 겨울에 태어나지 않은 게 좋다. 특히 봄과 여름의 양띠가 좋다. 풀을 먹는 동물은 풀이 무성한 시기에 나고 자라는 게 가장 좋은 이치다. 양띠는 부자로 살고자 한다면 누군가를 검증하려는 버릇은 멀리하고, 게으름 부리고 싶은 마음, 아무도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버려야만 한다. 더불어 자꾸만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와 다투거나 피하지 말아라. 오히려 그들을 반겨라. 그들이 틀리고, 내가 옳아 불편한 게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세상 만물이 거기 위치 해있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다 있음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그걸 잘하는 양띠는 부자가 된다. 그러므로 양띠는 마음을 잘 닦는 게 누구보다 중요한 띠다. 만사가 다 인과응보가 있고,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위치한 데 이유가 있음을 되묻지 않는 연습, 그것이 양띠가 지녀야 할 첫 번째 덕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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