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식단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면 많이 하시는 반응은 몇 가지로 압축이 됩니다.
한마디로 하자면 '다 알아요', 좀 더 늘리자면 '탄수화물 나쁘다는 것 다 아는데 실천이 잘 안 돼요.'
그리고 대부분의 분들이 탄수화물을 줄이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해주시는데 관건은 얼마나 솔직하게 내 자신을 속이지 않고 식단을 할수 있느냐입니다.
탄수화물을 영양학적으로 복합탄수화물과 단순당으로 나누고 GI지수, GL지수까지 설명드리고자 함이 이번 글의 목표는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다이어트 진료하는 의사이지만 식품의 GI지수, GL지수 같은건 모르고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숫자에 빠지는 순간 다이어트는 멀어지기 때문이죠.
복잡한 숫자보다는 실생활에 적용하기 쉽도록 탄수화물을 구분해서 기억하는 것이 좋은데 제가 강조드리는 것들을 크게 3가지로 나누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빵과 면 등의 밀가루류,
과자, 디저트 등의 설탕류,
과일(과당)과 콜라(액상과당)
탄수화물 중에서도 위의 3가지만 조심하면 되는데 도처에 깔려 있고 워낙 맛있는 것들이라 정말 조심해서 식단을 하지 않는 이상 이 3가지를 완전 배척하면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식인 한식만 해도 조금만 얼큰하고 맛있다 싶으면 설탕이 엄청 들어가곤 하니까요.
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재밌게도 사람들은 다 자신만의 탄수화물 기준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쉽게 말해 위의 세 가지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탄수화물로 안 친다고나 할까요.
내가 지킬 수 있는것은 눈에 쉽게 띄기 때문에 나는 밥을 잘 안먹기 때문에 탄수화물 안 먹어, 혹은 나는 콜라는 안마시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안먹어 등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눈에 띄는 몇가지만 신경을 쓰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허용하게 되면 이렇게 됩니다.
과일은 종류별로, 계절별로 무제한으로 허용하면서 백미 대신 현미밥을 챙기고 있다던지..
빵이나 면을 애초에 먹지 않는다고 하지만 집에 제로콜라를 박스로 시켜놓은 게 있다던지..
정말 아침 점심 다 거르고 하루 한끼를 먹지만 배달의민족 VIP라던지..
그래서 이럴 때는 백미 먹어도 되고 빵 먹어도 되고 삼시세끼 다 드셔도 되지만 (죄송하지만) 바가지로 새는 것만 잘 막으면 된다고 강조드립니다.
나이대별로 좀 더 강조를 드리자면 아무래도 50대이상의 어머니들이 과일은 '비타민의 보고다' 라면서 무조건적인 맹신을 하는 것이 좀 있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강조드릴 예정이지만 과일 중에서도 과당이 높은 과일들은 체중 관점에서는 쥐약과 같습니다.
학생들은 대학가면 키로간다는 말에 속지 말고 매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청량음료와 과자를 매우 멀리 해야 하구요. 우리 격무에 시달리시는 직장인들은 밀가루 폭풍 흡입후 루틴으로 들어오는 달달한 커피 한잔을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은 저도 아이스크림을 안 먹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