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전혀 못해서 살이 찌는 것 같아요', '요새는 운동을 해도 잘 안 빠지는 것 같아요'
너무 자주 듣는 말입니다.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요새 근육운동을 3시간씩 하는데도 체중은 꿈쩍도 안 해요'
이런 경우 운동 후 혹시 더 허기지냐고 여쭤보면 백이면 백 다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보상성 식사가 작용하는 것인데 운동 후 자유식을 하면 건강은 해지겠지만 체중은 잘 안 내려갑니다. (극단적으로 이런 경우 운동을 중단하면 그때부터 비로소 체중이 내려갑니다.)
운동이 식단과 함께 체중을 내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축인 것은 맞지만 식단과 운동의 비율을 굳이 따지자면 저는 거의 9:1에 가깝게 설명합니다. 정확한 수치라기보다는 운동에만 의존하는 것을 경계하고 그만큼 식단을 중시하자는 것이죠.
운동이 칼로리를 태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운동을 칼로리를 태우는 관점으로만 접근하여 다이어트를 망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내가 오늘 먹은 음식을 운동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벌충하겠다는 생각 충분히 할 수 있죠.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체중을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피자 1조각(400kcal 기준)을 먹으면 1시간을 뛰어야 하는데 무슨 수로요. 그냥 체중을 내리는 데 있어서는 사용하는 칼로리보다 들어오는 칼로리가 압도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다이어트의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이어트에 있어 진정한 운동의 역할은 식사를 가이드하는 역할이라고 설명드립니다. 쉽게 말해 운동을 하고 나면 아까워서라도 나쁜 음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정도의 역할만 해주면 됩니다.
보디빌더들은 시즌, 비시즌이 있다고 합니다. 시합 준비에 돌입하면서 체중감량이 필요한데 비시즌에는 운동을 안 하다가 시즌에 운동을 하면서 체중감량을 할까요? 아니죠. 그냥 식단을 클린 하게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우리가 흔히 아는 닭가슴살+샐러드의 조합)
우리가 보디빌더까지는 아니더라도 운동을 하면 살이 찔만한 음식들을 많이 줄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단백질을 보충하게 되면 그 자체로도 포만감을 높이고 어느 정도 과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술을 자주 먹던 사람이라면 근육의 손실이 아까워서라도 알코올을 제한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하나의 통합된 목표를 위한 좋은 건강 습관들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운동이 체중감량(혹은 유지)을 돕는 원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운동만을 다이어트의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지 못해서입니다. 슬프지만 사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