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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엽여비소엽 Nov 10. 2015

짚어보기

잊고 싶지만 잊지 못할 것들.

잊고 싶지만 잊지 못할 것들.


생각해보라.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감정에 가득 찬 눈을 하고,


당신을 응시하며 어떤 말을 퍼붓고 있는 그때의 그 사람을.




슬픔일까? 억울함일까? 분노일까?


상황이나 기분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가?


평생을 함께 살아온, 당신의 양육을 책임진 부모의 마음조차


완벽히 알 길이 없는데.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있으랴.


격렬한 감정이 맞부딪치는 상황에선 바람직한 결과가 초래되지 않는다.  


이는 우리의 미숙함이 빚어낸 결과가 아닌,


근본적으로 대화의 중점이 틀렸기때문 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상대의 의중을 파악했다 하는 것은, 그렇다 하고 짐작하는 것이며,


상대가 상대의 행동이 의도를 말하기 전까지 확실한 것은 절대 없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린, 서로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생각보다 교활해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했다고 생각해버리면,


그 사실을 진실로 바꾸기 위해 다른 거짓들을 끼워 맞춰 버리게 된다.


나의 열등감, 나의 분노, 나의 슬픔을 온전히 책임지기 어려워


타인이나 어떠한 큰 관계없는 상황에게 떠맡기기도 한다.


그렇게 한들 편해지지 않으리라는 것은 이미 알지 않는가.


그렇게 한들 바뀔 것이 없으리라는 것도 이미 알지 않는가.


우린 어떤 마찰로부터 빚어낸 그 혼란들,


그러니까 우리가 우리를 성장시키는데 빠질 수 없는 그 일들을,


회피하며 살아봤자 무엇이 더 나아지는가?




잊고 싶은 게 없는 사람은 없다.


잊지 못할게 없는 사람 역시 없다.


단지, 그 날 서고 예민한 녀석들을


얼마나 남에게 피해주지 않기위해 노력하고,


어떻게 마음의 집에 잘 데려다 놓았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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