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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엽여비소엽 Nov 15. 2016

짚어보기

이끌림









우린 어느샌가 누군가에게 영향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우리도 모르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끌림'의 명분으로 우린 납득할 수 있는 갖가지 이유를 들이밀지만,


그러한 의미가 소모될 때 즈음, 그것들은 반전된 모습으로 우릴 혼란스럽게 한다.




화려함, 정직함, 성실함, 여러 단어로 표현되는 그것들은


장점이자 그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키워드, 그 자의 매력이자 상징들.


안정감은 따분함으로, 익숙함은 곧 지루함으로, 그를 빛나게 해줬던 무언가 들은


그 빛으로 인해 어느새 우리 눈을 찌푸리게 만든다.




결국 그러한 것들을 체감함으로써 짧고 굵은 만남에 지쳐버린 우린


자극적이지 않고 예쁘지 않아도 될 '길고 얇은 것'을 찾다가,


오히려 빛나는 것들에게 과거를 불러와 다른 점을 무시한 채 그때의 감정만 생생히 불러낸다.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머리는 기특하게도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같지 않은 것' 조차 '같은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잦은데,


살아온 인생도 보고 느낀 것도 그 무엇도 같을 수 없는 우리들은


그저 '환경'의 제약 속 익숙함에 서로를 끼워 맞춰 쉽게 해석하려 노력하고 있다.




어느새 진정한 이끌림을 찾고 있는 우리.


그 끝엔 무엇이 있을 것이고,


그 결과 역시 누구나 다름을 알지만


투박한 무엇을 상상하며 조용히 방안의 불들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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