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다이어트와 절약을 위해 만든 나를 위한 반찬
내 나이 서른아홉.
세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나를 위해 반찬을 만들기란 어려웠다.
늘 아이들이 좋아하는것, 남편이 좋아할만한 것으로 신경썼다.
말로만 하던 다이어트에서 벗어나
진짜 다이어트에 대해서 공부하고 연구하다 보니
맵고 짜고 달게 먹었던 식습관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 마트에서 한자루에 만원도 안하는 무를 세일해서 세어보니 모두 12개.
득템했다!!!
1개에 천원 1500원하는 무 아닌가.
몇개는 석박지를 담고 나머지는 신문지에 꽁꽁 싸매어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맵고 짜지 않고 칼로리가 낮은 반찬으로 무나물이 제격이라
들깨를 넣고 무나물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이 아니니 그렇다 치고
남편에게 그릇을 내밀며 "이거 되게 맛있어 몸에 좋고 먹어봐." 했다.
남편이 "나 이거 할아버지가 먹던 반찬이라 싫어. 자극적이지 않은 반찬한다고 엄마가 많이 해줬어."
남편은 시골에서 중풍으로 오랫동안 누워계신 할아버지와 한집에 살았다.
집안에서 초상을 치르고 할아버지가 계시던 방을 볼때마다 어린마음에 늘 무서웠다고 한다.
기저귀를 차고 10년을 사신 시아버지를 모셨던 우리 시어머니를 얼마나 고단했을까
우리 남편은 그런 상황속에서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않는 조용하고 착한 아이로 자랐다.
"아... 자기는 먹지마. 내가 먹을께. 나는 엄마가 무나물 해준적 별로 없어. 억지로 먹으라고 한적도 없고... 그래서 맛있네. 다음부터 안줄께."
싫어하는것에 대해서 왜 싫은지를 들여다보고 대화하고
또 그것을 단번에 할 수 있는 우리 부부의 대화가 참으로 깔끔하다.
결혼전에 우리는 어려서 늘 밥맛이 없고 잘 못먹고 토할것 같았던 식이장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먹는것 조차 편할 수 없었던 우리 둘의 어린시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절대 아이들에게 억지로 더 먹이거나 골고루 먹을것을 강요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마음을 쓴 덕분에 세 아이들 모두 우리 부부와 하나도 안닮고
밥맛도 좋고 잘먹고 체하지도 않고 좋은 식습관을 가진 건강한 아이들로 자라고 있다.
나혼자 먹어야하는 메뉴 '무나물'을 바라보며
식구들이 아무도 안 먹어서 짜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직 나를 위한 반찬을 만들 수 있는 여유가 있어 감사하다.
오직 나를 위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때 나에 대한 사랑이 커져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