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버거울 땐 '하지 않는 연습'을 해보세요

by 유라

삶이 나아지려면 무엇을 해야 하지?


요즘은 무언가를 늘 해야만 하는 세상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지고, 좋아지기 위해 끊임없이 할 무언가를 찾는다. 더 공부하고, 일하며, 건강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 불안하다.

갓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 생활을 보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이나 공부를 하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며 그들의 직업은 1개가 아닌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다른 사람들은 갓생이다, 퇴근하고 나면 너무 피곤한데 어떻게 저렇게 하지,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등 본인도 그렇게 살고 싶은 데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책한다.

운동해야 하는데, 공부해야 하는데 등등.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책하며 저것들을 해야 한다고 계속 말한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게으르게 살까?

오늘 뭐 했어?라고 물어보면 그 사람들의 삶도 충분히 갓생이다.

일어나서 일을 하고 운동하고 청소도 하는 등 하루를 바쁘게 살아냈다. 그런데도 계속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그 일도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충분히 하루를 살아냈고, 힘들었으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고 스스로 칭찬해 줘야 마땅하다. 누군가는 이런 삶, 누군가는 저런 삶을 보고 누군가 스스로를 탓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쓸모없다고 생각한 이 일이 누군가에게는 갓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든 일에 쓸모 있는, 쓸모없는 것이라는 정의를 둘 필요는 없다. 누군가가 그것들을 하기에 일상이 만들어지고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비교를 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그저 무엇을 했다는 것에 대해 그것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인정해 주면 좋겠다.


무엇을 하지 않을 용기는 있을까?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닌 하고 있는 것을 그만두는 것은 어떨까? 최근에 짐을 줄이고 있다. 무엇인가를 사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날 문득 집을 보니 가방, 옷, 그릇 등 물건이 너무 많다고 느껴 순간적으로 잠시 숨이 막혔던 순간이 있었다. 그걸 계기로 쓰지 않는 물건들은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다. 몇 년째 신지 않고 구석에 박혀있는 신발, 옷, 가방 같은 것을 꺼냈다. 색도 바랬고, 옛날에 예뻐서 얼마를 주고라도 샀던 물건들은 더 이상 예뻐 보이지 않았다. 가방을 정리했다. 수많은 가방들의 줄이 질서 없이 엉켜있었다. 그중 몇 개를 꺼내 그 가방에게 용도를 정해주었다. 최근 하나가 가방줄이 끊겨 아주 기분 좋고 후련하게 가방을 보내주었다. 그런 식으로 가방의 개수를 줄이고 있다. 물건의 가짓수를 줄이니 마음이 후련하고 공간이 더 생겼다. 여유가 생긴 공간은 더 이상 물건을 토해내지 않았다.


또 다른 하나는 컵이다. 옛날에 컵을 모으는 것이 취미여서 예쁜 컵이 보이기만 하면 사기 바빴다. 그랬더니 컵이 너무 많아져 정리하는데 머리가 아픈 지경까지 왔다. 그래서 더 이상 쓰지 않는 컵은 버리거나 나눠주었다. 찻장에 공간이 생기니 그 여유를 지키고픈 마음이 생겼다. 채우거나 하는 용기를 버리니 공간이나 시간이 생겼다. 그러니 청소를 하기 쉬워지고 남은 시간에는 스스로를 돌봐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줄어든 가방과 컵 덕에 생긴 여유 공간을 보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삶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원하는 것만 딱 남기고, 그 안에서 숨 쉴 수 있는 만큼의 나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아진다는 것이 반드시 무언가를 더하는 일만은 아니다.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순간 되려 삶은 조금씩 가벼워지고 맑아질 수 있다. 덜어내거나 하지 않는 용기, 어쩌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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