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다가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을 때가 있다.
머릿속에는 해야 할 것들과 온갖 미래 생각과 잡생각이 합쳐져 머리를 어지럽게 만든다. 그럴수록 더욱 일어나 움직여야 하는데 상반되게 침대에 더 박히게 된다. 발에는 100kg짜리 모래주머니가 채워진 것처럼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는 정도이다.
이런 마음과는 상관없이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밝았던 날씨를 신경 쓰고 있지 않다가 문득 보게 되면 날이 어두컴컴해져 있다. 그러면 문득 몇 시지?라는 생각이 들며 시간을 확인하고 나면 다른 사람들은 잘 시간이 되어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지?
한 것 없이 시간을 흘러 보낸 것에 문득 현타가 오지만 그 마음마저도 괴로워 외면을 한다. 그리고는 더 침대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하루는 끝이 난다.
다음 날이 되었다. 달라지는 것은 없다. 여전히 침대에서 눈은 떴지만 침대 밖을 나갈 생각이 없다. 어제는 죄책감이라도 들었지만 오늘은 죄책감마저 들지 않는다. 그저 어떻게 하면 더 침대에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된다. 어차피 어제도 이랬는데, 오늘 뭐 한다고 무언가 달라지겠어?를 생각하며 어제, 오늘, 내일을 똑같이 살아간다. 그러다 어쩌다 정신이 바짝 들어 달력을 보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게 몇 달이 훌쩍 지나있기도 하다. 그 계기는 보통 계절이 바뀌며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 나타나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열심히 살다가도 모든 것을 멈추고 시간을 갖는 것도 모두 괜찮다. 스스로를 놓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모습들 중 하나의 모습일 뿐이니 괜찮다. 그저 보낸 시간에 아쉬워하기보다는 오지 않을 시간을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어떻게든 살아가면 된다. 그러면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 일 년을 보낼 수 있다.
보낼 시간에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면 맛있는 것을 먹어보면 어떨까?
맛있는 것을 먹고 기분이 좋다면 스스로를 깨끗하게 씻겨주는 것은 어떨까?
다시 침대에 눕더라도 깨끗하게 씻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누워보는 것은 어떨까?
똑같은 매일이 아닌 조금이라도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며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럼에도 힘들다면, 마음이 괜찮지 않다면 그래도 괜찮다. 스스로에게 준 변화의 시작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스스로를 계속 칭찬해 주고, 누군가 탓을 해도 된다.
그리고 도망쳐도 된다. 그저 살아만 있으면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괜찮지 않아도 정말 괜찮다. 스스로와의 싸움을 매일 한다고 해도 그것조차 괜찮다.
그저 당신이 포기하지만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