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은 1월 1일부터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해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침에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일어나지만 일을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간은 또 잘 간다.
작년 말 새로 시작한 일이 너무 바빠 연말의 분위기를 별로 못 느끼고 지나갔다. 그래도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번은 쉽지가 않았다. 이미 시간은 흘렀고, 아쉬운 마음은 남아 작년을 노트에 월별로 정리해 무엇을 했는지 정리했다.
처음에는 무언가 한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초부터 책이 나온 것을 시작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하기에는 월마다 해낸 일이 너무 많아서 쓰다가 팔이 아플 정도였다. 정리가 전부 끝나니 2026년이 비로소 다가온 느낌이 들었다.
올해는 또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 올해의 큰 방향을 잡기로 했다.
마음을 정비하고, 어떤 것으로 처음 맞게 된 2026년을 채워갈지 고민을 하기로 했다.
휴식에 대해 더 공부하고, 잠을 더 효율적으로 자기 위해 연구하고 몇 시에 자야 다음 날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괜찮을지 같은 것에 대해서 말이다.
실제로도 아무리 졸려도 커피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너무 졸리면 차라리 살짝 얇은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2~3분 정도 걸었다가 들어온다. 그러면 잠도 깨고 다시 작업을 할 수 있다. 커피를 끊어서 좋은 점은 7~8시만 되면 슬슬 잠이 온다. 그러다 버스를 길게 타면 잠깐 눈도 붙인다. 그러면 12시, 1시까지는 글을 쓸 수 있다.
큰 방향을 잡으니 흥분되었던 마음이 되려 차분해지고 나만의 페이스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것이 이렇게나 삶의 영향을 주는 줄 알았다면 멈추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때로는 멈춰 서 있는 순간이 가장 필요한 순간일 때가 있다. 내 페이스를 찾아서 힘들면 멈추고 덜 힘들면 조금 가면서, 그렇게 지내면 된다.
천천히 호흡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그저 멍을 때리기도 하면서 마음속 구석에 지쳐 있는 나를 찾아서 돌봐주면 된다. 너무 지쳤다면 괜찮아질 때까지 살면 된다.
이 시간을 지내고 있고,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오늘을 살아낸 사람인데 조급할 필요는 없다.
하루에 30분 정도,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한다.
요즘은 전기장판을 켜고 누워서 30분 정도 핸드폰을 하는데 그게 왜 이렇게 꿀맛 같은지 모르겠다. 30분이 아니라 3분처럼 느껴진다.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지만 그게 아니면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 일, 운동 또는 하기 싫은 무언가를 할 때는 말이다.
그래서 요즘 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 하루를 채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당연히 하고 싶지 않은 일도 섞여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그마저도 조금은 즐거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한 때는 청소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집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하루 종일 청소를 몇 달을 한 적도 있다. 일을 할 때도 집에 얼른 가서 청소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옛날에는 청소가 정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눈앞에 있는 더러운 것이 내 손에 의해 깨끗이 씻긴다는 게 기분이 퍽 좋았다. 그래서 이따금 기분이 울적해지면 청소를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 안의 목소리를 듣고 나만의 페이스를 존중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존중한다는 것이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나를 제일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 맞다.
멈춰서 쉬는 순간조차 나를 돌보는 과정이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2026년, 꼭 무엇인가를 해내려 하지 않아도 된다.
내 마음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것으로 충분하다.
고생한 오늘의 나를 알아주고, 목소리를 들어주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새해는 충분히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