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일들에 대해서, 내가 한 일들이니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흔히 말하는 "나도 했으니까 너도 할 수 있다"같은 문장들처럼 누군가 나에게 그 일을 어떻게 했냐고 물었을 때, 나는 항상 말했다.
다 하는 건데 뭐, 별것도 아니야. 네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다 할 수 있어.
내가 해낸 일들을, 내가 한 일이니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그러면서 나보다 더 큰 어떤 일을 해낸 사람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난 언제쯤 저런 일을 이뤄낼 수 있을까라고 비교하고 힘들어했다.
난 항상 목표를 갖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리고 달성하면 반나절 정도는 기뻐하고 다시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렸다. 어떤 목표든 항상 만들고 달성하는 인생이었다. 하지만 하나도 즐겁거나 기쁘지 않았다. 달성했을 그 찰나만 행복했을 뿐, 그게 지나고 나면 허무함과 공허함이 밀려왔다.
그 목표들을 왜 하고 싶었나 하고 생각해 보면 하나로 정리할 수 있는 건 사회적으로 그 목표들이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이룬 사람들은 전부 잘 벌고, 잘 살고, 힘든 일도 안 해도 되는 것처럼 보였다.
힘들지 않게 살고 싶어서 그렇게 노력을 해댔다.
이걸 넘으면 노력 안 해도 되겠지? 하면서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면 또 노력해야 하는 어떤 것이 나왔다. 산 넘어 산처럼 평지는 내 눈앞에 나타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점점 걷는 것조차 힘들어지게 되고, 결국 일어날 수 조차 없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 몇 년의 시간을 썼을까, 지금도 완전히 일어섰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시 사회생활은 할 수 있으니 괜찮아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제 나는 스스로 이뤄낸 일을 쉬운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 일이 쉬울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그렇게도 힘들 수 있다. 반면, 나는 그 일이 어렵지만 다른 사람은 그게 밥 먹는 것처럼 쉬울 수 있다.
각자 잘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노력을 해서 쉬워진 일도 많다. 말 그대로 노력을 해서 쉬워진 것이지, 처음부터 쉬웠던 것이 아니다.
나는 노력을 해서 나름 쉬워진 것이 있다. 지금도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것으로 누군가를 15년 넘게 가르치고 있으니 쉽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 역시도 그것을 쉽게 하기 위해 몇 만 시간을 썼는지 헤아릴 수 없다. 하루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을 몇 년을 공부해 터득했다. 평일 9시간, 주말 14시간씩 공부하면서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다. 그래서 지금은 아예 공부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이 내 머릿속의 일부가 되어 언제든 교육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내가 노력하고 있는 것은 루틴 있는 삶이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일을 한다. 점심을 먹고, 일을 하다 4시에 간식을 먹는다. 저녁에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바로 씻고 일을 하다 잠에 든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루틴이지 않을까 싶은데 나는 신기하게도? 이 루틴을 이제야 잡고 있다. 옛날에는 잘 몰랐는데 루틴이 있으니 그 안에서 자유를 느끼는 경우가 있어 좋다.
일을 하다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싶을 때가 있고, 멍도 때리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스스로 오늘 이 일을 마무리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것 이 있으면 다 끝나고 그 일을 한다. 그러면 기분이 너무 좋고 날아갈 것 같은 후련함마저 든다.
일에서 해결이 되면 이제는 생활권으로 옮겨보려 한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청소는 항상 해야 하는 것이기에 매일 지키지 못하더라도 계획을 짜본다.
이 세상에 쉬운 것은 정말 단 하나도 없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무언가를 투입해야 한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먹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 하고, 일어나 움직이려면 편안하게 쉬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 한다.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그만큼 시간 투자를 해서 문제집을 많이 풀어야 한다. 뭐든, 쉬운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러니 지금 무언가를 미친 듯이 노력하고 있다면 그것은 정말 대단하고 박수받을 일이다.
나의 어떤 것을 내어주고, 그것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해온 일들을 더 이상 가볍게 얘기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히 쉬웠을지 몰라도 그 시간을 살아낸 내가 희생한 것이 분명히 있기에.
나의 노력을 나 스스로 함부로 깎아내리지 않으려 한다.
지금 무언가를 붙잡고 애쓰고 있다면, 아직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당신은 정말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쉽지 않은, 희생하는 것을 오늘도 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