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 아침

by 유라

알람은 이미 몇 번이나 울렸고,

침대 밖의 하루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5분만, 3분 만을 연신 외칠 때마다 전날 자기 전했던 스스로와의 다짐은 보기 좋게 소멸해 버렸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침대에서 뭉그적거리다 겨우 겨우 몸을 일으킨다.

화장실을 갔더니 이조차도 쉽지 않다. 거울을 보니 일어나기 싫어서 인상을 한껏 구긴 얼굴이 일어나자 보는 모습이다. 이를 닦으면서, 얼굴을 씻으면서 침대를 어떻게든 다시 들어갈 궁리를 해보지만 희망 회로를 돌리기에 현실은 너무나도 시리다.


일이 있으면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아침부터 칼날 같은 바람을 온 얼굴로 맞으며 집을 나서지만, 그럴 일이 없다면 천국이 따로 없다. 침대를 일어날 때 끄지 않은 전기장판이 떠올라 빨리 씻고 침대와 다시 한 몸이 된다.

지금도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제일 행복하고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하지만 옛날에는 아니 꽤 최근까지도 침대에 누워있는 스스로를 게으르고 나태하고 죄를 짓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있을 때 몸은 편하지만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편하게 누워있지 못했고, 그 죄의식에 일어나서 활동을 하면 최대한 빨리 침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마음을 생각해 보니 차라리 마음 편하게 쉬기라도 할 걸 이라는 생각을 지금도 종종 한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흘렀기에 그랬던 나를 이해하며 지금은 많이 편하게 쉬고 있다.


아침에는 정말 일어나기가 어렵다. 그리고 항상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부터 다들 이런 삶을 사는 걸까? 그럼 도대체 어떻게 사는 거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사실을 알고는 혼자 소름이 돋았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어나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부정적인 생각인지 몰랐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부러워졌었다.

그리고 대체 왜 나는 안 좋은 생각을 하는지 몰랐었다. 그저 피곤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서서히 말라가고 있는 중이었던 것을 몰랐었다.

이제는 아주 잘 안다. 내 몸에 귀를 쫑긋 세우고 지낸다. 물론 지금도 가끔씩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몸의 신호를 무시할 때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 몸에게 주의를 받긴 했다. 덕분에 아주 많은 돈이 깨졌다.

그날부터 몸에 더 귀를 기울인다. 아주 최근에는 입맛이 사라졌다. 먹는 즐거움이 사라져 매끼마다 놀라고 있다. 분명 또 주의를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기회가 되면 많이 자고, 쉬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억지로 일어나지 않았다. 기꺼이 일어나 고생한 나를 위해 소소한 선물을 주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게으름으로 오해하지 않기로 했다. 분명 몸은 쉬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일 테니 조금 뒤에 시작해도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 아침은 실패한 하루가 아닌 나를 살리기 위한 잠깐의 멈춤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쉴 때 부디 불편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세상에서 나보다 소중한 것은 정말 없으니 몸이 보내는 신호를 꼭 읽고 페이스에 맞춰 걸어가면 된다.


화, 목 연재
이전 04화연락을 끊고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