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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어 Nov 19. 2021

너 피아노학원, 어디다녀?

음악학원은 모든 학원이 다 다르다. 모두.

어떤 학원이 좋은 학원일까? 개인레슨이 좋을까, 아니면 교습소?


우리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가려고 하면 정말 다양한 식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메뉴도 완벽히 일치하는 식당은 없고, 심지어 프랜차이즈라서 메뉴가 일치한다고 한들, 맛도 미세하게 다를 뿐더러 매장 분위기도 다른 곳들이 많다. 어떤 곳은 정말 맛있는데 사장님이 불친절한 곳도 있고, 다 좋은데 식당의 청결상태가 안 좋은 곳도 있다. 맛은 그닥이지만, 사장님은 인심이 좋으신 곳도 있고, 외진 곳에 있어 손님이 없어 사장님 혼자서 홀서빙, 주방일, 계산까지 하시느라 나도 함께 먹으면서 마음이 바빠지는 곳도 있다. 물론, 맛도 좋고, 사장님이나 직원들이 친절하며, 가격도 적당해서 먹고 나오면서도 만족스러운 식당도 분명있다. 분명, 자주 갈 것이다. 


음악을 배우는 기관은 이렇게 모든 곳이 다 다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소위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음악을 가르치는 곳임에는 같겠지만, 어느 한 곳도, 같은 곳은 없겠다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개인레슨도 선생님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음악하는 사람들의 특성만큼 개성도 강하고, 이직율도 진짜 수퍼 높다고 할 수가 있다. 그만큼 스케줄이나 개인의 삶이 변동적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Q.1 학원은 사람이 많아서 정신이 없고, 교습소는 애들이 없어서 잘 배우나요?


학원과 교습소의 차이는 굉장히 현실과 이질감이 많은데, 그 가장 큰 기준은 평수이다. 평수가 기준보다 넓으면 학원으로, 좁으면 교습소로 칭한다. 학원은 비전공자여도 소위말해서, 누구나 오픈할수가 있다. 처음에 학원을 오픈하면서 이 기준을 듣고 정말 분노했었다. 이게 무슨 말인지. 학원이면 당연히 더 오픈할 수 있는 자격에 제한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였고, 음악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학원을 열 수가 있는 것이 었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는 말로 교육청은 사람들이 "관인음악학원"에 관해 생길 오해를 일축시켜버렸다. 학원법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정말 많다. 머리위로 퀘스쳔마크가 저엄점 커진다.


피아노/바이올린 등 각 악기로 신청하면 해당악기만 가르칠수가 있고, 음악이라고 하면 모든 악기 레슨이 가능해지므로, 누구라도, 음악학원이라고 칭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음악학원의 경우, 강사고용이 가능하고, 피아노 댓수의 제한이 없이, 원하면 100대라도 놓을 수가 있다.


교습소는 본인이 2년제 전문대 이상 졸업이어야 하고, 강사 고용이 안되며 피아노를 4대로 제한한다. 아주 정확하고 자세한 구분법은 교육청 사이트에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큰 맥락은 그렇다.


그렇다면 상상을 해보자. 100명이 다니는 학원에 강사가 4명이고 피아노가 20대 있다. 40명이 다니는 교습소에 원장님 혼자서 아이들을 다 케어하고 피아노가 4대 있다. 가장 바쁜 시간대에 동시에 학원에는 50명의 아이들이, 교습소에는 20명의 아이들이 온다고 생각해보자. 어디가 더 바쁠까?(정답: 어차피 둘다 바쁨 ㅋㅋ)


솔직히 아무런 도움없이 혼자서 운영하는 교습소에서 질 높은 수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반면에, 학원 원장님들이 강사를 여유있게 배치하느냐 하는 문제는 또한 생각해봄직한 문제이다.


Q2. 그럼 "차라리" 개인 레슨이 나을까요?


왜 늘 "차라리"라는 말이 붙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다음 질문은 늘 개인레슨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물론 좋다. 경험 많으시고, 시간 약속 철저하시고, 오래 가르쳐주실 좋은 개인레슨 선생님을 정말 잘 만날수 있다면. 개인레슨은 보통 대학생때 많이 하게 되는데, 학생들의 특성상 경험이 부족하고, 티칭 실력이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1년이상 꾸준히 가르쳐주실 선생님을 구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이들도 집에서 혼자만 하기 때문에 연습 지도에 한곅가 있고, 친구들의 연주를 들으며 배울 기회가 좀 아쉽다는 점이 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면, 그 선생님이 대회도 데리고 나가주시고, 경험도 많으셔서 티칭도 정말 잘하시는 데다가 아이가 연습도 매일매일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아마도 곧 학원을 내시지 않을까?


Q3. 학원 혹은 교습소중에는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좋을까요?


선생님들께서 모두 전공을 하셨다는 전제하에,


학원이나 교습소를 나눠서 생각하는 것 보다는, 현실적으로 학원 혹은 그 교습소의 시스템을 한번 잘 살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가 정말 답답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른 모든 학원은 가는 시간 오는 시간이 있는데 피아노 학원은 '아무때나' 가면 된다는 점이다. 어떻게 아무때나 오는 아이들을 한꺼번에 다 받아서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알아서 관리를 하시겠지,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거슨 오산. 보통 아이들이 붐비는 시간은 2시간남짓인데 그 시간만을 위해서 강사들을 2시간만 고용할 수가 없다. 파트로 고용한다고 해도 하루에 2시간씩 매일 와줄수 있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구한다한들 책임지고 오랫동안 일 하실 분을 구한다는 것은 힘든일이다. 결국 바쁜시간에는 선생님들이 뛰어다니게 되고, 아이들은 약간... 방치된다. 연습실에서... 잊혀진채로. 그런식으로 3년을 다니면, 음악성이 있는 아이들은 그냥저냥 악보를 읽어나가지만, 보통 못 따라가는 아이들은 음악에 흥미가 없다며 그만두게 되어 있다.


어머님들은 그냥 어린시절 추억쌓으라고 피아노학원을 보내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편하게 보내시다가 결국은 3년즈음에 

왜 애가 피아노를 하나토 못치나요 

하면서 그만두시거나 다른 학원으로 옮겨보시면서 기존의 학원을 비하하시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아이는 당연 피아노를 완전 싫어한다.


A. 불편한 곳이 좋은 곳이다. 


가장 좋은 곳은, 시간제로 운영되는 학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해진 인원외에는 그 시간에 받지 않는 학원. 들어가기 어렵고, 어쩌면 기다려야 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학원이 더 좋다. 그리고 운영시간에 원장님이 전화를 안 받으시고, 정해진 시간 외에는 상담을 안 받으시는 곳. 일에 집중하는 곳이 좋은 곳이다. 원장님이 그정도로 집중하신다면 강사들도 함부로 할 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차량운행을 안 하는 곳이 좋은 곳이다. 차량운행은, 피아노 교육이 아니라 차량운행이 필요하신 경우에만 보내시길 추천드린다. 보통 레슨보다 더 신경쓰이고 복잡한게 차량이고, 분명 하루중에도 수십번, 어머님들의 전화와 문자가 끊이질 않는 원인이 된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아이들이 학교를 끝나고 바로 보내는 것 보다는 5시 이후에 보내면 훨씬 아이들도 없고, 어떤 때는 진짜 개인레슨처럼 할 수 있는 시간이 나기도 한다. 물론 보내는 입장에서는 불편하겠지만, 불편한 곳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원의 안내 시스템, 결제 시스템이 자동으로 되어 있는 곳이 좋은 곳이다. 행정에 쏟아붓는 시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원장님이 부모님의 편의보다 수업의 질을 최우선순위로 두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다. 


원장님을 반드시 만나보고, 나와 교육관이 같은지도 확인을 해봐야 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인지도 정말 중요할 것 같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보면, 정말 대단하시고 본받으실만한 좋은 원장님들과 그 분들이 운영하시는 학원들이 보인다. 정말 영혼을 갈아넣어 운영하신다는 마음이 드는데, 그런 학원들은 아이들 연주도 정말 좋고, 원장님들의 글 하나하나에 본인 학원에 대한 프라이드와 철학이 내비쳐 정말 내가 반할 정도다. 하다못해 저녁에 외식하러 갈 때도 네이버 검색도 해보고, 후기도 읽어보고, 체크를 해 보고 가는데, 아이들이 처음 시작하는 음악교육에 앞서서 많이 알아보고, 후기도 들어보고, 가 봐서 아니면 다른 곳에 가보고 신중에 신중을 더해 보내려는 노력을 한다면, 이 많고 많은 음악학원 중에 정말 이 곳이다! 하는 곳을 찾게 될거라 믿는다. 


이제 한국에서 피아노 학원 안 하니까 내 속에 있던 마음을 진짜 뒤집어서 속 시원히 이야기 한 것 같다. 아이들이 학원을 통해서 음악을 접하고, 알아가고, 사랑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그런 좋은 학원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기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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