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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언니 Dec 13. 2020

헤어짐이 익숙해질 수 있을까?

유학생활이 직장생활로 이어지게 되면서

타향살이를 하다 보면,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 나라 사이에서 어디쯤 있을까 하는 그런 궁금증. 나는 결국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까, 미국에서 살게 될까. 나의 문화와 생각은 한국과 미국 사이 그 어딘가 애매한 가운데 즈음에 위치하고 있다는 그런 생각들. 결국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듯한 그런 외로움.


매 번 방학이나 휴가가 있을 때마다 오는 한국은 그때마다 느낌이 너무 다르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경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도 있고, 예전엔 이래서 한국이 싫어! 했던 것들도 그래- 그런 점도 있을 수 있는 거지. 옛날만큼 거슬리지는 않네, 싶을 때도 있다. 매 번 미국에서 돌아올 때마다 한국에 대한 내 마음이 달라지는 것 또한 신기하기도 하다.


처음 유학한 지 얼마 안 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땐, 사람들이 그렇게 서로 간의 거리를 안 두고 내 몸을 아무렇지 않게 닿게(?) 하는 게 그렇게 싫었다. 미국은 혼잡한 곳에서도 서로 몸이 닿는 것이 굉장한 실례기 때문에 서로들 조심하고는 하지만, 한국은 그런 것 따윈 없는 곳이 참 많았다. 이런 게 참 싫었는데 이번에 생각해보니 내가 그게 싫으면 혼잡한 곳을 최대한 그냥 피하면 되는구나, 혼잡한 시간을 피할 수 있음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내 나라에선 겪지 않아도 될 이민국 관련 서러움들 때문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래, 그래도 한국만큼 좋은 나라가 없어 라고 생각이 들기 시작한지도 모르겠다.


늘 사람들이 내게 물어본다. 넌 미국에 살 거야? 한국으로 돌아올 거야? 그래서 내가 늘 하는 대답은, 커리어만 생각하면 미국에 살고 싶은데, 가족들을 생각하면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6년 동안 참 많이도 왔다 갔다 했는데, 정말 헤어짐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세상이 좋아져서 늘 페이스타임, 페이스톡을 해도 같이 맛있는 식사 한 끼 하는 게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아버지랑 하는 소주 한 잔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헤어짐은 과연 익숙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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