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에게 들키다


(출처는 사진속)


며칠 전부터 내 인스타 알고리즘에 나타나 온통 내 세상을 장악해버린 다육이 잎장떼기 게시물

요즘들어 계속 미친듯이 잔디깎이. 양탄자세탁. 하수구 뚫리는 영상에 이어 다육이 잎 떼어내는 영상에 빠져있다


뭔가 지저분하고 정리되지 않음에서 깨끗하고 질서있어지는 변화에 쾌감을 느끼는것 같다

완벽한 비포&에프터가 주는 짜릿함이랄까


마치 보고 있노라면 복잡한 내 마음도. 시도때도 없이 뒤죽박죽이 되는 내 머리도 저렇게 깨끗하고 명료해질것 같은 희망을 품는 것 같다


누군가 내게도 메뉴얼이나 체크리스트를 주고 그냥 이대로만 하라고 길을 터주면 좋겠다

넌 아무생각하지말고 그냥 이대로 퀘스트만 해결하면 결과는 보장해주마라고 삶을 단순화해주면 좋겠다


마냥 머리와 가슴을 비우고 열심히 단순하게 반복하기만해도 정글같던 정원이 파르라니 정돈되고

시커멓던 먼지를 벗어내 알록달록한 색을 선명하게 자랑해내고

꽉 막혀있던 답답함이 뻥 뚫려 한껏 힘차게 밀고 나오는 맑고 깨끗한 물이 나를 반기고

시들고 생명잃은 퍼석함이 다시 발그랗게 생기가 돌면 좋겠다

말하지 않은 내 마음을 알고리즘은 어떻게 안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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