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ri May 09. 2016

와인 한잔과 어울릴 영화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2009)> 감상문

내 친구 A양은 살짝 취하면 전화하는 버릇이 있는데평소에 단정한 느낌의 친구가 보이는 색다른 모습이 귀여워서 나도 덩달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한번은 낮에 전화가 와서 좋은 영화를 봐서 와인을 마셨다고 했다. 이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를 보았을 때 그 친구의 말이 생각나면서 맛있는 와인이랑 함께 보면 완벽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는 내가 좋아하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로열 테넌바움>의 감독 웨즈 앤더슨이 감독한 영화로, 영국 작가 로와드 달의 책을 바탕으로 한다. 로와드 달은 <마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제임스와 커다란 복숭아> 등을 쓴 저자다.


내가 영화에서 매료된 부분은 스톱 애니메이션을 활용하여 재밌게 표현된 디테일과 한 명 한 명의 입체적인 캐릭터들이었다. 자신이 항상 맞다고 생각하는 자신에 찬 미스터 폭스와 그 사실을 알지만 일단 따라주는 아내, 펠리시티.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늘 완벽한 사촌에게 밀리는 아들 애쉬. 요가와 명상을 좋아하며 모든 면에서 만능인 착한 미스터 폭스의 조카 크리스토퍼슨. 이들은 미스터 폭스의 고집으로 굴에 있는 집을 떠나 전망은 좋지만 여우에게는 위험한 나무속에 살게 된다. 그리고는 이야기는 미스터 폭스가 아내와 결혼 전에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도둑질을 다시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프랑클린 빈: 대체 뭘 부르고 있는 거냐, 피티?

피티: 그냥 부르면서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프랑클린 빈: 정말 작곡 못했구나. 넌 안 좋은 노래를 만들었다고, 피티!


개인적으로 너무 귀여웠던 대사. 곳곳에 시니컬하게 툭툭 넘어가는 대사들이 맛깔스럽고 기분 좋았다.


팍스 부인: 엄마는 네가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게 어떤 느낌인지 이해한단다.
애쉬: 제가 남들과 다른가요?



다 보고 나서 미스터 폭스의 목소리가 너무 멋있어서 찾아보니 무려 조지 클루니, 아내 펠리시티 역은 메릴 스트립이었다. 그 외에도 웨즈 앤더슨의 작품에 늘 등장하는 빌 머레이와 오웬 윌슨, 악역에 에이드리안 브로디까지도 나왔다.

세트에 있는 웨즈 앤더슨

이 애니메이션에서 웨즈 앤더슨은 CGI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동물들의 털까지도 카메라로만 표현한다고 하였는데, 그의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레트로 한 느낌의 멋진 씬도 완성이 되었지만 함께 일했던 사람들로부터 적잖은 원성을 들어야 했다고. 나는 이 제한된 느낌이 무척 마음에 든다.





Sources:

http://www.premiumhollywood.com/2009/10/14/stop-motion-discord-on-fantastic-mr-fox/

http://en.wikipedia.org/wiki/Fantastic_Mr._Fox_%28film%2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