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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ri May 04. 2016

애니로 형상화시킨 기억이라는 주제

<KAIBA (2008)> 감상문

2008년 봄, WOWOW 네트워크에서 방영된 12편으로 이루어진 KAIBA. 위키에서는 "SF 로맨스물"이라고 소개되어있다. 마사아키 유아사의 'MINDGAME'을 보고 나서 그의 다른 작업들을 찾다가 알게 되었는데, 스토리에서 사운드트랙, 그림체까지 빠지는 부분 없이 환상적이다.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이 아닌 비주류 애니메이션 역시 퀄리티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애니메이션. 3등신 정도 되어 보이는 독특한 캐릭터로 많은 이야기들을 끌어냈다. 색체도 멋스럽고 배경 디자인도 많은 상상을 품고 있다. OP랑 ED는 꼭 들어봐야한다.


스토리에서는 사람 머리 위에 있는 조그마한 칩을 빼서 다른 사람의 머리에 넣으면 그 몸을 칩의 주인이 가질 수가 있다. 그래서 부자들이 가난하고 젊은 사람의 몸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착취하기도 하고, 나쁜 기억 대신 좋은 기억을 주입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기억상실의 상태로 어디선가 깨어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2편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몸을 빼앗기고, 인형의 몸에 들어가게 된다. 주인공이 2회 정도 동안 말도 표정도 없이 둥실둥실 떠다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구도와 섬세한 동작들로 전달이 된다.


기억에 남았던 여러 편 중에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만나는 편이 있다. 죽기 전에 유산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라며 두 명의 손자들이 주인공을 억지로 할머니 기억 속에 집어넣는다. 할머니의 머리 속에는 책장이 있지만, 책 속의 내용은 다 비어있다. 하지만 더 깊숙히 들어가 보니,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겨져 있어 마음이 뭉클했다. 표현 하나하나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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