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민한 컬렉터가 되는 법
겨울마다 밝은 색 부츠가 없는 게 아쉬웠는데 우연히 cos 독일에서 페일핑크 부츠가 판매중인 걸 발견했다.
원래는 화이트 또는 아이보리 부츠를 사고 싶었는데 굽과 통 넓이, 그리고 길이까지 딱 내가 찾던 거였다.
다만 아이보리가 아니라는 것만 빼면 괜찮았다.
‘페일핑크 부츠… 괜찮을까?’
늘 클라이언트 분들을 위해서 시각적 쇼핑리스트인 콜라주를 만드는 나이지만 나 역시 사고 싶은 의외의 물건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이걸 사면 어떻게 스타일링하지?’라는 고민을 안할 수 없다.
그럴 때 쉽게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역시나 콜라주를 만들어 보는 것. 나의 '여유로운해변' 배색에 맞춰 내 소장품을 이리저리 배열해 보았다. 여름에 겨울 코트사고, 여름에 겨울 부츠 사는 게 내겐 너무도 익숙한 일상이라 얼마 전 역시즌으로 구입한 산드로 블루 코트에 페일핑크 부츠를 매칭해보았다.
‘아무도 안 사는 페일핑크 부츠인데 괜찮을까?’ 라는 질문보단 ‘나의 소장 아이템과 함께 했을 때 나다운 룩이 나올까?’ 라는 질문.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더 행복한 옷입기를 위한 질문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배치하고 보니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나는 부츠를 발견하고 콜라주를 만든지 10분도 안 되어 (게다가 125유로라는 매력적인 가격!) 구매버튼을 눌렀다.
최근 1~2년 간 스키니 진에 편하게 매치할 밝은 부츠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제 당분간 걱정 없을듯하다. 내가 회색 롱패딩을 입든, 아이보리색 숏패딩을 입든, 아이보리 코트를 입든 언제나 나 ‘조용한 말괄량이’를 표현해줄 페일핑크 부츠.
너무도 더운 여름이라 겨울 기다리시는 분들 물론 있겠지만, 난 이 부츠 때문에 겨울을 기다리게 되었다.
사야할 옷과 사지 말아야할 옷, 살 때 편한 옷보다 입을 때 편한 옷이 뭔지 콕 찝어 알려드릴게요.
옷 살 때 쇼핑몰 사장님이 안 알려주는 쇼핑 꿀팁. 모두모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