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자라지 않은 안정감의 신호

존재 육아: 1 기본 안정감

by 유림
IMG_8103.jpg 맑음


안정감이 충분히 자라지 않았다는 것은 삶의 여러 순간 속에서 드러난다. 작은 변화에도 불안이 크게 올라오고, 예측되지 않은 상황에 쉽게 흔들린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 익숙한 선택 안에서만 머물고 싶어지고, 감정이 한 번 올라오면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런 모습들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안정감이 자라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안정감이 충분히 자라지 않은 모습은 아이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비슷한 방식으로 흔들린다. 작은 변화에 불안이 커지고, 낯선 선택을 피하고, 감정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순간들이 그것이다. 많은 경우 이를 성격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이것 역시 아직 충분히 자라지 않은 안정감의 모습일 수 있다.


안정감이 충분히 자란 사람은 불안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변화 속에서도 불안을 느끼고, 낯선 선택 앞에서 망설이고, 감정에 흔들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고 견디며 지나갈 수 있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불안의 유무가 아닌, 불안을 견디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이다. 안정감이 아직 충분히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모든 아이가 같은 상태로 태어나지 않는다. 어떤 아이는 작은 변화에도 더 크게 불안을 느끼고, 낯선 상황 앞에서 오래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오래 바라보고, 조금 천천히 움직인다. 이는 성격이 아닌 안정감의 두께가 아직 충분히 자라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얇은 안정감이 조금씩 단단해질 수 있도록 경험을 쌓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안정감이 얇게 시작한 아이는 더 오래 그리고 깊게 경험을 통과한다. 같은 감정도 크게 느끼고, 같은 상황에서도 오래 머문다. 감정은 섬세하게 느끼고, 분위기와 타인의 상태를 민감하게 알아차리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안정감이 얇은 아이들의 민감함은 약점이 아니라 잠재력이 된다.

그들은 흔들림 속에서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는 언제 괜찮아지지?', '어떻게 해야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질문을 반복하며 아이는 점점 자기 감각을 알아가고, 자기 기준을 만들어 간다.

더불어 과정 속에서 돌아오는 경험을 더 많이 겪게 된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흔들리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아이는 스스로를 다루는 힘이 자라고, 회복의 과정을 이해하며, 자기 조절의 깊이가 만들어진다. 나중에는 왜 괜찮아지는지를 아는 사람이 된다.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깊이는 더 깊어진다. 빠르게 적응하는 대신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기 방식으로 통과해 나간다. 중요한 것은 얇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경험이 쌓이느냐다.


안정감이 얇은 아이들에게는 더 많은 회복 경험이 필요하다. 오래 안정적으로 반복하는 경험이 쌓이면 어느 순간 분명히 변하는 지점이 찾아온다. 아이 안에 한 번 단단하게 자리 잡은 안정감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반면 안정감이 비교적 두껍게 타고난 아이들도 있다.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낯선 상황에서도 비교적 쉽게 움직인다. 흔들림이 와도 금방 일상으로 돌아온다.

안정감이 두꺼운 아이는 수월하게 적응하고, 안정적으로 살아간다. 안정감이 얇은 아이는 천천히, 대신 깊게 이해하며 살아간다.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빠르게 나아가는 아이도, 무너졌다가 천천히 더 깊이 돌아오는 아이도 각자의 방식으로 안정감을 만들어간다.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 완벽한 상태가 아닌, 나는 다시 괜찮아질 수 있다는 감각. 기본 안정감은 아이가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기반이다.


'나는 안전하다'

모든 발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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