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늦은 월말정산
이번 달에는 한 권도 완독 못했다.
유튜브 뮤직 재생 목록을 훑어보면서 알게된 건데 요새 나는 익숙한 음악만 주구장창 듣는다. 새로운 가수의 좋은 노래를 찾는게 그만큼 힘들어서 일 수도 있고, 이번달에 내게 음악이란 그냥 적당히 소리를 채워주는 용도였던 것일 수도 있고. 그 와중에 가장 많이 재생한 음악이 혁오가 부른 isn't she lovely, 위 클립버전이었다. 언제들어도 편안하다. 다음달엔 새로이 알게 된 음악을 소개할 수 있을까?
눈이 펑펑 나리는 날이었다. 온실에 들어서자마자 코 속으로 훅 들어오는 식물 냄새와 온화함이 눈내리는 바깥과 상당히 대조적인 날이었다. 그 냄새를 맡자마자 '아... 따듯한 나라... 따듯한 나라로 도망가자!'하는 생각부터 퍼뜩 들었다. 식물들 구경하면서 걷기에 너무 좋았는데 이 날 컨디션이 급속도로 안좋아져서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지는 못했다. (식물원에 나와서는 응급실에 갔다. 난 부서지고 만 것..) 날이 풀리면 꼭 다시 가보고 싶다. 그래서 이달의 장소로 박제!
책을 한 권도 완독하지 못 한대신 좋은 영화는 이번 달에도 많이 봤다. 개봉 전에 후다닥 본 영화들이 많았는데 작은 아씨들도 그랬다. (CGV 에서 아카데미 기획전을 해주는 덕에 미리 볼 수 있었다.) 말해 뭐해ㅠ 영화는 너무 좋았다...ㅠ 이웃집 토토로, 작은 아씨들, 미쓰 홍당무, 찬실이는 복도 많지, 1917,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애틀랜틱스 등등 봤다.
요새 마켓컬리를 애용하는데 그와중에 발견한 맛있는 빵!!! 존쿡 브로첸ㅜㅜ!!! 하나 썰어서 에어프라이어에 구우면 딱 한끼 식사다. 잼이나 스프랑 먹으면 정말 맛있다. 갓 구운 빵 맛(?)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에어프라이어에 200도 4분, 뒤집어서 4분 정도 구우면 겉바속쫄 바게트 완성이다.
이달엔 소비도 그렇고 아이템도 그렇고 다 음식부터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 정말 잘 먹었나보다. <해방촌>하면 보통 떠올리는 그 골목에 있는건 아니고, 한신아파트 건너편,,ㅎ,, 육교있는 그 즈음,,에 있다. 플레이팅이 너무 예뻐서 보는 맛도 있었다. 첫 번째 음식은 비트 리조또 였고, 두 번째는 산양유 치즈와 화이트 초콜릿! 아래 자글자글 뿌려진 것이 초콜릿이었다. 예뻤고 예뻤고 예뻤다..
셔츠 카라가 특이해서 맘에 들었고 원피스도 잘 입고 다닐 것 같아서 샀다. 꽃집? 찻집? 뭔가 프랑스? 요리사? 뭐 암튼 그런 말을 여러명에게 들은 것으로 봐서 평상복의 느낌은 아닌 것 같다ㅎ.. 나는 왠지 장금이가 된 기분이 든다. 내 마음에는 드는 옷이다. 다만 얇아서 요새 입긴 너무 춥고 날이 좀 풀려야 될 것 같다.
밥을 좀 건강하게 챙겨먹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아침/점심 도시락을 싸 다녔다. 아침으로는 고구마와 토마토주스를 먹었다. 고구마는 전날 손질해서 에어프라이어에 돌리고, 토마토도 미리 갈아서 텀블러에 넣어 다녔다. 이 준비과정이 귀찮기도하지만 내가 먹을 음식을 전날 준비하는 것이 일종의 의식과도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고구마 껍질 깎는 때에는 상념도 사라진다. (생활 속의 명상이다...)
점심은 내 마켓컬리 첫 시도였던 아임웰 도시락이었다. 매일 매일 다른 맛으로 5일치 시켜먹었는데, 아래 사진은 새우밥(?)과 닭가슴살이었다. (소세지도 닭가슴살!) 도시락도 시켜 먹어보고, 샐러드도 시켜먹어봤는데 도시락이 더 괜찮았다. 맛도 그렇고 영양면에서도 그랬다. 참고로 저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다른 우유보다 미묘한 풍미랄까.. 고소함이 있어서 락토프리 우유인 것과 별개로 그냥 맛이 좋아서 먹게되는 우유다.
2월 29일이란 어쩐지 덤으로 하루를 더 얹어준 느낌이다. 이런 날엔 무얼해야 좋을까? 나는 친구 D가 준 디자인 전시회 표를 사용했다!
작품들에 위트가 녹아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귀여운 디자인, 재치있는 쓰임새들이 그랬다. 여기서 본 카스틸리오니의 코모도comodo를 한 디자인 숍에서 팔고 있는 걸 봤는데, 디자인이란건 시간이 지나도 계속 물건이 생산되면서 물성이 있는 채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이 재밌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