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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쉬의 인사이트 Jun 03. 2021

아시아에서 만난 문화공간.
책으로 사람을 끌어당겨라

사진=JAPAN T-SITE

JAPAN T-SITE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취향을 선택할 수 있는 공간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의 창업 마스다 무네아키가 츠타야 서점을 오픈한 건 1983년이다. 그리고 채 40년이 되지 않아 일본 전역에서 1만명에 이르는 회원과 14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름은 서점인데 단순히 책만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취향을 설계하는 곳'이라는 모토를 앞세워 수많은 영화와 음악, 책에서 나타나는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를 파는 곳으로 개념화했기 때문이다. 츠타야 서점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것을 잃지 않고 각 매장 별 공간을 다르게 연출하면서 그 입지를 다지고 있다. CCC의 모든 기획을 아우르는 곳은 다이칸야마 T-site. 3개의 건물로 이뤄진 이곳은 츠타야 서점을 비롯해 레스토랑, 갤러리, 애견용품점, 자전거 전문점 등을 구비하고 있다.


츠타야 서점은 프렌차이즈 형태로 일본 각지로 뻗어나갔지만, 여타의 프렌차이즈 브랜드와는 다르게 획일적인 형태로 운영되지 않는다. 각각의 공간 연출은 물론이고 제안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자신들이 가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다양화했고,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공간을 찾는 이들의 목적은 뚜렷헤진다. 나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하는 것. 4차 산업혁명으로 더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과 책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힘을 알고 있기에 CCC의 문화를 소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방문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

장소 17-5 Sarugakucho, Shibuya-ku, JAPAN
웹사이트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


단면적인 파사드와 달리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쌍둥이 같은 두 건물이 서로를 마주 보는 형태로 구획되어 있는 (사진=HONGKONG PMQ)

HONGKONG PMQ

크리에이티브한 커뮤니티가 태동하는 구도심. 젊은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대중과 호흡하는 복합문화공간


예술과 상업. 도시 재생 속에서 호흡하다


홍콩의 할리우드 로드(Hollywood road)는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인과 영국군이 주로 머물던 거리다. 동서양의 문화가 묘하게 뒤섞인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이 거리는 독립 이후부터 골동품과 중고품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유명해졌다. 이 거리에 젊은 예술가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 예술가들과 그들을 위한 상업 공간, 갤러리들이 생겨나면서 거리는 한층 독특한 공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서양과 동양,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이 거리의 랜드마크는 바로 복합문화공간이 PMQ. 1951년 지어져 한때 홍콩 경찰들의 숙소로 쓰이던 6000㎡ 규모의 건물을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문화 공간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이곳에서 젊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은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숍을 열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독특한 형태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 라이프스타일, 인테리어 디자인, 뷰티를 아우르는 숍들은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쇼핑 스폿이다. 이곳에서 작업을 하는 젊은 예술가들은 PMQ의 파사드가 올려다보이는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연을 열고 마켓 등을 운영하기도 한다. 도시와 로컬, 외국인과 지역의 일반 시민들까지 자유롭게 어울리는 이 공간에서 홍콩의 문화는 더욱 풍성해진다.

장소 35 Aberdeen St, Central, HONGKONG
웹사이트 PMQ


THE COMMONS 외관 (사진=THE COMMONS)

THE COMMONS

방콕의 압구정 퉁로에 위한 지역 커뮤니티 공간 더 커먼스


지역 커뮤니티 공간이 되다


더 커먼스는 지역민들의 일상생활을 풍족하게 해 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우리나라의 건국대 근처에 자리한 커먼그라운드와 비슷한 느낌이다. 반지하층의 마켓에서 완만하게 나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3층의 꼭대기 끝까지 발길이 닿게 된다. 마켓, 상점, 카페, 아이들을 위한 키즈 공간, 지역민 대상의 클래스 공간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 인상적인 건물을 디자인한 곳은 Wabi Sabi Studio로 무질서함 속에 자연스러움이 묻어나 있음을 볼 수 있다. 1층의 마켓은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있는 옥스보 퍼블릭 마켓 같은 공공 시장에서 영감을 받았다. 카페와 이탈리아, 멕시코 요리 등 개성과 맛을 담은 18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DJ가 디제잉, 버스킹을 하기도 한다. 음식을 테이크 아웃해서 바로 옆, 공연장처럼 층층이 계단으로 펼쳐져 있는 메인 계단에서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하나의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사진=THE COMMONS)

놀이와 클래스가 함께하는 곳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곳곳에 식물들이 자리해 마을 정원으로 가벼운 식도락을 즐기러 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식사와 음료뿐 아니라 빈티지 의류 매장, 꽃집, 헤어 살롱과 네일 부티크 같은 상점이 곳곳에 자리한다. 천천히 길을 따라 작은 크기의 상점을 구경하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플레이 마당에 도착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약간의 놀이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신념 아래 만들어진 공간. 어른들은 Absolute You에서 요가와 필라테스를 할 수 있고, 아이들은 장난감과 놀이가 가득한 Enginou에 매료된다. 보드게임과 블록 쌓기, 간단한 스포츠와 요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루프톱에서는 아이들과 애완동물이 함께 뛰놀 수도 있고, 비누 만들기와 커피 양조, 아크릴 그림 등 재미있고 풍성한 수업과 워크숍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장소 335/1 Sukhumvit 55(Thonglor 17), Klongton Nua, Wattana, Bangkok, Thailand 10110
웹사이트 
THE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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