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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쉬의 인사이트 Jun 17. 2021

화사한 차림 발걸음도 가볍게.
미식가도 극찬한 최고봉

부추만두 (사진=야상해)

중국 음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짜장면과 탕수육. 하지만 중식의 종류는 중국의 땅덩어리만큼이나 다양하고 종류도 정말 가지가지다. 오죽하면 같은 음식이라도 지역에 따라 조리 방법 또는 먹는 방법까지 다를까. 이 무한한 중식의 세계에서도 전 세계 음식점이 몰려있는 동네, 이태원에서 중국을 만나보려 한다. 제대로 중식을 즐길 수 있는 이태원의 중식 맛집을 소개한다.


이태원역에서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는 '야상해(夜上海)'. 이런 곳에 음식점이 있다고 생각할 만큼 작은 이태원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갑자기 정말 작은 중국 음식점 가게 '야상해'가 나온다.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진짜 중국식 전통 만두를 맛볼 수 있다. 중식이면 단연 소룡포가 으뜸이지만 이곳에서는 어느 만두가 제일 맛있다 따지는 의미가 없다. 어떤 만두를 시키던 맛있고 어떤 만두를 시키던 그 맛의 포인트를 잘 살린다.


이태원의 숨은 맛집 '야상해(夜上海)'. 중국식 만두 다섯 가지와 요리 대여섯 가지를 파는데 뭘 먹어도 실패할 일 없다. 가게가 매우 좁기 때문에 기다릴 때가 많다. 소룡포나 새우만두, 부추만두가 특히 맛있는데, 소룡포는 홍콩이나 중국 맛집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다. 오이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오이만두도 권한다. 오이와 고기가 절묘하게 섞인 맛이 중독적이다. 테이블마다 놓인 중국식 고추기름에 간장을 섞어 양념장을 만들고 만두에 살짝 얹어 먹으면 금세 한 접시를 다 비우게 된다.

가격도 저렴해 종류별로 다 시켜볼 것을 추천한다. 만두만 먹는다면 아쉬울 터. 탄탄면과 비슷한 국수 메뉴 사천 소면은 한국인의 입맛에 조금 더 잘 맞도록 얼큰하게 만든 사천식 소면을 맛봐야 한다. 만두와 사천 소면의 조화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천식 요리도 한 접시 씩 먹는 것이 좋다. 어향가지가 특히 맛있고 사천식 소면으로 마무리하다 보면 잔뜩 부른 배를 어루만지며 가게를 나서게 될 것이다. '야상해'에 딤섬 먹으러 갔다 반해 돌아온다고 한다.


소룡포 (사진=야상해)

소룡포는 입안에서 뜨거운 육즙이 터지니 육즙이 터지니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혀를 데이거나 해서 일상에 지장이 있으면 안 되니까. 일반적으로 소룡포는 만두를 숟가락 위에 올려놓고 젓가락으로 찔러서 즙을 뺀 후, 후후훅 마시고 나머지를 씹어 먹는다. 식힌 다음에 한 번에 입으로 때려 넣는 것도 매력이 있다. 육즙이 팍 터지면서 피 그리고 소와 함께 섞이는 느낌이 좋다. 만두의 세 가지 재료가 한꺼번에 씹히면서 만들어 내는 맛이 일품이다.

만두를 식혀서 한 입에 먹었을 때 주는 감동은 확실히 다르다. 피, 소, 즙 삼박자가 정말 잘 맞다. 이 집 소룡포는 소의 즙도 엄청나다. 거의 '물 반 소 반'. 소룡포 즙은 사실 젤라틴이 가열돼서 액체로 바뀐 것이다. '야상해'는 만두와 함께 생강채를 곁들이는 점이 유쾌하다. 생강 특유의 청량감이 만두의 느끼한 맛을 잡아줘서 함께 먹으면 더욱더 맛있다.


새우만두 (사진=야상해)

새우만두는 사각거리는 식감이 특징이다. 중국 물 밤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만두가 아삭아삭하다는 생각을 한건 처음이다. 이 집 만두는 어느 것 하나 약한 것 없이 평균이 높다. 소룡포는 육즙의 감동이 있고 부추만두는 향과 색 때문에 특별한 지점이 있다. 군만두도 맛있고, 새우만두는 물 밤이 주는 아삭한 식감이 좋다. 다시 말하자면 다 맛있다.


기억에 남는 부추만두는 많지 않은데 이곳의 만두는 밸런스가 좋아서 계속 생각난다. 어디에서도 이곳 부추만두만큼 예쁜 색의 만두를 본 적이 없다. 부추 만두인데도 즙이 풍부하다. 피가 살짝 두꺼운 특징을 띤 이곳 만두는 밀가루 비린내도 안 난다. 두꺼운 만두피를 좋아하지 않는데, 부추를 갈아 넣은 덕에 향긋한 냄새가 퍼진다.


어향가지 (사진=야상해)

물렁물렁한 가지를 상상했는데, 바삭바삭한 식감의 어향가지. 가지는 튀긴 것과 볶은 것의 차이가 크다. 튀김옷이 두꺼우면 맛에 차이가 난다. 하지만 어향가지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게 튀김옷의 두께도 딱 알맞고 간도 적당해서 밥반찬으로도 딱이다. 간단히 만두만 먹으러 왔다가 어향가지까지. 조금 과식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두 전문점에서 최상의 수준의 사이드 메뉴를 먹을 수 있는 데는 없다. 재료들이 밀도 높게 담겨있는 사천 소면. 전체적으로 색깔과 모양이 예쁘다는 인상을 받았다. 옥수수 함량이 높은 중국식 면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있는 면도 무시할 수 없다. 마라가 들어간 얼큰한 국물 맛도 일품이다. 시원하게 입천장이 마비되는 느낌이다. 마라와 땅콩이 들어가서, 탄탄면과도 비슷한 지점이 있다. 그리고 청경채는 약간 덜 익혀 먹는 게 제 맛이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눅눅해지기 전에 빨리 먹는 게 좋다.


야상해(夜上海. YE SHANGHAI)

장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1동 이태원로 23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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