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햇살 따라 걷는 길

by 산여울 박유리



집에서 도보 10분,
부경대 캠퍼스는 나에게 ‘가장 넓은 식물 정원’이다.
누가 심은 줄도 모르고, 누가 가꾼 지도 알 수 없지만 그곳의 꽃들은 계절을 따라 참 조용하고도 풍성하게 피어난다. 분수대 주변의 햇살, 그늘진 나무 아래 벤치, 그리고 바람 따라 흔들리는 작은 꽃들. 누구의 시선도 받지 못한 채 소리 없이 피었다가, 누군가의 마음속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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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도 나의 정원이었구나.”


이 길을 지날 때마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내가 직접 키우는 화분들보다, 이런 자연스러운 꽃들이

내게 더 깊은 쉼을 안겨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노란 꽃들이 수줍게 피어난 흙길, 그 옆으로 보랏빛 꽃망울이 줄지어 있고,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오는 분수 앞엔 늘 초록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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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이 길을 걷는다. 매일 오지는 못하지만, 가끔 집에서 조금 멀리 걷고 싶을 때는 부경대를 찾아간다. 꽃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길 위에서 나를 다시 만나기 위해. 햇살은 흐르고, 꽃은 피고, 나는 걷는다.



글: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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