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은 날씨가 좋다. 더불어 내 마음도 맑음이다.
날씨에 따라서 아팠던 다리도 흔적을 드러내지만, 날씨가 좋은 날에는 다리도 컨디션도 함께 좋아진다. 그래서 오늘의 맑은 날씨 또한 하나님께 감사하는 하루이다.
남편과 아들을 출근시키고 혼자 있는 시간, 오늘은 어떻게 하루를 펼쳐볼까 생각한다. 아침의 루틴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오늘은 조금 멀리 산책을 해보자.’ 마음을 정하고, 모자를 쓰고 목에는 손수건을 두르고 마스크도 챙겼다.
4월의 아픔을 겪은 뒤, 내 몸이 무리되지 않도록 늘 조심조심 살아왔던 나. 하지만 오늘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운동하기 좋은 옷차림을 하고 귀에는 블루투스를 꽂고, 손에는 물 한 병을 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갈 수 있을 거야.’ 부경대 후문을 지나 남쪽으로 쭉 가다 보면 작은 언덕에 오솔길이 나온다. 그곳은 도심 속에서도 자연이 그대로 존재하는 듯 정겨운 산책길이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는 약 15분, 천천히 걸으면 20분이 걸린다.
운동을 위해 오랜만에 나선 길, 오늘은 빨리 걸어야 한다고 마음먹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의 걱정세포가 벌떡 일어나 무리하면 다시 아플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나는 걱정세포의 말을 뒤로 하고, 5개월 만에 그 오솔길을 걸었다.
물론 부경대를 한 바퀴 다 돌지는 않고, 3분의 2 정도만 걸었다. 그래도 충분했다. 오늘 하루도 나의 기쁨을 찾고, 건강을 찾아, 루틴을 따라 하루를 잘 시작했다.
산책길을 걸으며 귀에는 유튜브 찬양이 흘러나왔다. 오늘은 특별히 **손경민 목사님의 〈은혜〉**를 들으며 걸었다. 맑은 날씨와 찬양이 어우러져 마음속 깊은 곳까지 감사와 평안이 스며들었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어”
글(사진): 유리 / 그림: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