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기억
초등학생 때의 일기.
할아버지를 만난 지
2일이 지났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골목에서
이상한 형들을 만났다.
둘이었고,
멀리서도 담배 냄새가 났다.
나는
괜히 가방 끈을 고쳐 메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그때
형들 중 한 명이
내 쪽을 봤다.
“야. 너 거기 서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 순간,
아주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내 귀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빨리 도망쳐~~
지금 안 가면 안 된다."
누가 말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너무 분명해서 생각할 틈이 없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달렸다.
뒤를 돌아보니 그 이상한 형들도 반대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경찰이 오기 전에 빨리 달아나자~"
형들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
뒤에서 들려오는 형들의 말을 흘려 들으면서
나는 그냥 달렸다.
골목을 하나 돌아 큰길로 나오자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그제야
숨을 몰아쉬며 달리기를 멈추었다.
주머니는 열지 않았다.
만지지도 않았다.
그래도 확실히 느꼈다.
그날,
나는 그냥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는 걸.
집에 와서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오늘은 조금 무서웠다.
그런데 그 형들도 도망갔어. 이상해. 왤까?
경찰이 오기 전에라고 하던 것 같았는데?...”
그리고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썼다.
“그래도 큰일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날 들린 소리는, 이 세계의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주머니 속에서 소리가 들렸을까?
글: 유리 / 그림: AI
끝.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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