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한 움큼, 기도 한 줄
6월 어느 날,
유리는 오늘도, 익숙한 정자정원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풀잎 위에 내려앉은 햇살은 조용했고,
바람은 말없이 꽃잎 사이를 스쳐갔다.
그 안에서 유리는 마음을 모아, 작게 기도했다.
“하나님, 오늘도 이 하루를 말씀으로 피워낼 수 있게 해 주세요.”
옆의 울타리에 장미가 피어 있었다.
어제보다 더 붉고, 더 풍성했다.
유리는 그 앞에 잠시 멈춰 서서,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 순간, 마음속으로 번져오는 어떤 장면이 있었다.
어젯밤 꿈이었다.
이미 하늘나라에 가 계신 분들과 함께 있는…
아주 선명하고 따뜻한 꿈.
그들은 웃고 있었고, 유리는 그 곁에서 말없이 서 있었다.
아침이 밝자, 유리는 아들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언젠가는 떠나야 해.
그렇다고 마음에 부담은 갖지 말고…
우리는 주어진 지금을 열심히 살아내면 되는거야.”
그 말은 아주 짧았지만,
그 안엔 오랜 기도와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유리는 기도했다.
그 말이 아들의 마음에 불안이 아닌,
믿음과 평안으로 남기를.
그리고, 자신이 떠나는 날까지,
짧은 말, 따뜻한 눈빛, 짧은 기도가
누군가의 위로가 되기를.
오후, 거실 창가에 앉은 유리는 책 한 권을 펼쳤다.
『미술관이 살아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말씀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책.
성경의 장면들이 명화로 살아 숨 쉬는 그 책 속에서,
유리는 유독 한 장면을 오래 바라보았다.
아이들을 안아주시는 예수님.
무릎을 꿇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앉아계시는 예수님.
그림은 말보다 먼저, 더 깊게 유리의 마음을 흔들었다.
예수님은 항상 그렇게, 조용히 다가와 말씀하셨다.
“별일 없을 거야.”
그 속삭임은 어느새, 유리의 기도가 되어 있었다.
그저 주님을 찾고 싶어서 드리는 기도.
그렇게 찾는 자를, 주님은 기뻐하신다는 믿음.
해가 기울 즈음, 유리는 다시 정원으로 나왔다.
장미 앞에 서서 사진을 한 장 남겼다.
자신의 이야기들도 저 꽃잎처럼 피어나길,
그 기도를 조용히 담았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햇살 한 움큼, 장미 한 송이, 기도 한 줄을 안고
유리는 사랑하는 마이 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 오늘의 묵상글 한 줄을 시작했다.
동화 속 인물처럼 조용히 살아가는 유리의 하루.
그 하루가 누군가에겐 말씀처럼 따뜻한 품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 유리 / 그림: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