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읍작5

by 동네과학쌤


제1화: 상속



시프트 컨트롤이 죽었다.


정확히 말하면, 죽은 것으로 '처리'되었다. 7년 전 실종된 그가 마침내 법적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은 11월의 어느 수요일, 윈도우 빌라에 첫 난방이 들어오던 날이었다.


"뭐? 아버지가?"


카피어스 컨트롤은 전화기를 떨어뜨릴 뻔했다. '어도비 출판사' 사무실 한구석, 그는 일곱 번째 표절 소송의 답변서를 쓰다 말고 얼어붙었다.


"사망 선고. 내일 오후 2시, '마이크로소프트 공증사무소'에서 유언장 공개래."


전화기 너머로 동생 펠릭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늘 그렇듯 감정 없는 톤이었다.


"유언장이 있어?"

"있으니까 공개하겠지. 7년 동안 뭐 했어, 찾아볼 생각도 안 하고."


카피어스는 대꾸하지 않았다. 찾는 건 펠릭스의 일이었다. 자신은 복사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누나한텐 연락했어?"

"아그네스 누나? 그쪽에서 먼저 연락 왔어. 변호사 세 명이랑 같이 온대."


카피어스는 한숨을 쉬었다. 시작되는 거였다.

*

아그네스 컨트롤은 '맥OS 타운'의 가장 높은 건물, '애플 타워' 42층에 살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도시 전체였다. 크롬 사거리, 리눅스 언덕,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윈도우 빌라까지. 그녀는 이 풍경을 볼 때마다 같은 생각을 했다.


'전부 내 거였어야 해.'


마흔두 살. 컨트롤가의 장녀. '셀렉트올 부동산'의 대표이사. 그녀의 사업 철학은 단순했다. 전체를 선택하고, 전체를 소유한다. 부분은 의미 없다. 일부는 불완전하다. 전부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장님, 컨트롤가 유언장 관련 서류 정리됐습니다."


비서가 들어왔다. 아그네스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형제들 재산 현황은?"


"카피어스 씨는 인세 수입 연 3천만 원, 현재 소송 비용으로 대부분 지출 중입니다. 펠릭스 씨는 탐정 사무소 운영 중이나 적자 상태고요. 자비에르 씨는 '포토샵 성형외과' 원무과장으로 연봉 7천만 원. 빅토르 씨는 무직, 사빈느 씨는 '노션 아카이브'에서 사서로 근무 중이며 유튜브 부수입이 있습니다. 자카리아 씨는 '일러스트레이터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입니다."

"아버지 재산 추정치는?"

"시프트 증권 파산 당시 채무를 제외하고... 약 12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아그네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전부 선택해."

*

펠릭스 컨트롤의 사무실은 '크롬 사거리'의 뒷골목, '브레이브 건물' 반지하에 있었다.

간판에는 '펠릭스 탐정사무소 - 못 찾는 것 없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거짓말이었다. 아버지를 7년 동안 못 찾았으니까.


"아버지가 진짜 죽은 거야?"


사무실 소파에 앉은 사빈느가 물었다. 손에는 녹음기가 들려 있었다. 그녀는 모든 대화를 녹음했다. 습관이 아니라 강박이었다.


"사망 선고야. 시체가 나온 건 아니야."

"그럼 살아 있을 수도 있잖아."

"7년이야, 사빈느. 7년 동안 아무 흔적도 없었어."


펠릭스는 벽에 붙은 지도를 바라봤다. 빨간 핀이 수십 개 꽂혀 있었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 그가 자주 가던 곳, 그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ATM 위치. 모든 것을 찾았지만, 정작 '그'는 찾지 못했다.


"나 내일 녹화할 거야."


사빈느가 말했다.



"뭘?"

"유언장 공개. '컨트롤가의 비밀' 시리즈 새 에피소드로."


펠릭스는 동생을 빤히 쳐다봤다.


"가족 일을 유튜브에 올린다고?"

"기록이야. 모든 건 기록되어야 해. 저장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거야."


그녀의 유튜브 채널 '세이브포인트'는 구독자 50만 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콘텐츠는 단 하나, 컨트롤가의 역사. 어린 시절 사진부터 명절 가족 모임 영상, 형제들의 망신스러운 순간들까지. 가족들은 그녀를 증오했고, 구독자들은 그녀를 사랑했다.


"저장하면 삭제할 수 없어, 알지?"

"그게 저장의 의미야."

*

자비에르 컨트롤은 오늘도 누군가를 잘랐다.

'포토샵 성형외과'는 실제로 성형외과가 아니었다. 기업 구조조정 컨설팅 회사였다. '성형'은 기업의 얼굴을 바꾼다는 의미였고, '외과'는 군살을 잘라낸다는 의미였다. 자비에르는 그 군살 목록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이번 달 정리해고 명단 올라왔나요?"

"네. 15명입니다."

"줄여요. 10명."

"알겠습니다."


그는 이름 다섯 개를 지웠다. 누가 남고 누가 잘리는지는 3초면 결정됐다. 근속연수, 연봉, 대체 가능성. 숫자로 환산하면 인간도 잘라내기 쉬웠다.

핸드폰이 울렸다.


"형, 아버지 유언장 건 들었어?"


빅토르였다.


"들었어."

"형 몇 시에 가?"

"왜?"

"같이 가려고."


자비에르는 잠시 침묵했다.



"넌 차비 있어?"

"... 없어."

"잘라."

"뭘?"

"전화."


자비에르는 끊었다. 빅토르와 같이 가면 택시비를 자기가 내야 했다. 불필요한 지출이었다. 잘라낼 수 있으면 잘라내야 한다. 그게 그의 철학이었다.

*

빅토르 컨트롤은 윈도우 빌라 302호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카피어스 형이 사둔 라면을, 자비에르 형의 냄비로, 사빈느의 가스레인지를 써서 끓이고 있었다. 그의 인생은 늘 그랬다. 남의 것을 가져다 붙여 넣으면 자기 것이 됐다.


"빅토르야, 너 아버지 유언장 어떻게 될 것 같아?"


옆방에서 자카리아가 물었다. 막내는 방에서 나오지 않고 벽 너머로 대화했다. 얼굴을 마주하는 게 불편했기 때문이다. 가족 모두에게.


"글쎄. 아마 누나가 다 가져가지 않을까?"

"그럼 우린?"

"붙어야지. 누나한테."

"난 싫어."

"그럼 뭐 어떻게 할 건데?"

"되돌리고 싶어."


빅토르는 라면 국물을 후루룩 마시며 웃었다.


"뭘?"

"전부. 아버지가 사라지기 전으로. 아니, 그전으로. 애초에 이 집안에 태어나기 전으로."

"그건 Ctrl+Z로도 안 돼."

"알아."


자카리아의 목소리에는 체념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이혼 전문 변호사였다. 결혼을 되돌리는 일을 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은 되돌릴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

다음 날 오후 2시.

'마이크로소프트 공증사무소'는 크롬 사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에 있었다. 1층은 '익스플로러 다방'이 차지하고 있었는데, 10년째 손님이 없어서 사실상 폐업 상태였다.

7남매가 모였다.

아그네스는 변호사 세 명과 함께 왔다. 카피어스는 혼자 왔지만 손에는 누군가의 유언장 양식을 복사한 서류가 들려 있었다. '참고용'이라고 했다. 펠릭스는 작은 노트를 들고 왔다. 단서가 될 만한 건 뭐든 기록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자비에르는 정장을 입었다. 오늘 잘라낼 것은 가족의 기대였다. 빅토르는 카피어스의 차를 얻어 타고 왔다. 사빈느는 목에 카메라를 걸고 있었다. 자카리아는 가장 늦게 도착했다. 문을 열기 전 세 번이나 망설였다.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으니까.


"다 모이셨군요."


공증인이 말했다. 60대의 마른 남자였다. 이름표에는 '엔터 부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고 시프트 컨트롤 님의 유언장입니다."


그가 봉투를 열었다. 7남매의 시선이 집중됐다.


"유언장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엔터 부장이 읽기 시작했다.


"나, 시프트 컨트롤은 다음과 같이 유언한다.

첫째, 내 재산은 나눌 수 없다. 전체로서만 의미가 있다.

둘째, 내 재산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상속인에게 전부 귀속된다.

셋째, '살아남는다'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다른 상속인들이 모두 '상속 포기 각서'에 서명하거나, 법적으로 상속 결격 사유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우.

넷째, 상속 결정 시한은 유언장 공개일로부터 1년이다.

다섯째, 이 기간 내에 단독 상속인이 정해지지 않으면, 내 재산은 전액 '에스케이프 재단'에 기부된다.

여섯째, 마지막으로, 내 자녀들에게 한마디.

너희는 전부 나를 닮았다. 그게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살아보면 알게 될 것이다."

*

침묵이 흘렀다.

아그네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잠깐요. 이게 무슨 소리예요?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

"말 그대로입니다."


엔터 부장이 답했다.


"다른 상속인들이 포기하거나, 결격되거나, 사망하면 남은 사람이 전부 가져갑니다."

"그럼 우리 보고 서로 싸우라는 거예요?"

"유언자의 의도까지는 제가 해석해 드릴 수 없습니다."


카피어스가 중얼거렸다.


"아버지답네."

"뭐?"


자비에르가 쏘아봤다.


"아버지 말이야. 죽어서도 우리 갖고 노는 거지. 살아 있을 때도 그랬잖아. 우리 싸우는 거 보면서 웃던 사람이야."

"형, 지금 그런 말 할 때야?"

"그럼 언제 해? 지금 아니면 언제 진실을 말해?"

"진실?"


아그네스가 비웃었다.


"네가 진실을 말해? 남의 글 복사해서 자기 이름으로 내는 사람이?"

"누나야말로. '전부 선택'해서 독점하려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그만해."


펠릭스가 말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목소리였다.


"싸우는 건 나중에 해. 지금은 확인해야 할 게 있어."

"뭘?"


빅토르가 물었다.


"이 유언장."


펠릭스가 서류를 가리켰다.


"진짜인지."

*

공증사무소를 나선 7남매는 크롬 사거리 한가운데서 멈춰 섰다.

각자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그네스는 애플 타워 쪽을, 카피어스는 어도비 출판사 쪽을, 펠릭스는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골목 쪽을. 자비에르는 손목시계를, 빅토르는 형들의 지갑 쪽을, 사빈느는 카메라 렌즈를, 자카리아는 자기 발끝을.


"나는 조사할 게 있어."


펠릭스가 먼저 움직였다.


"뭘?"


사빈느가 물었다. 녹음기는 이미 돌아가고 있었다.


"아버지 유언장이 진짜인지. 그리고 아버지가 정말 죽었는지."

"7년이야. 법적으로 사망이야."

"법적으로."


펠릭스가 강조했다.


"법적으로 사망이지, 실제로 죽은 건 아니야."

"뭔 차이야?"

"찾으면 알게 되겠지."


펠릭스가 걸어갔다. 등 뒤로 사빈느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렸다.

*

윈도우 빌라 302호.

그날 밤, 네 명의 동생들이 모였다. 카피어스, 자비에르, 빅토르, 자카리아. 아그네스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고, 펠릭스는 사무실에 있다고 했고, 사빈느는 영상 편집 중이라고 했다.


"어떻게 할 거야?"


자비에르가 입을 열었다.


"뭘?"


빅토르가 물었다.


"상속.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라는데."

"누나가 가져가겠지. 변호사 세 명이야."

"넌 포기할 거야?"

"난..."


빅토르가 말끝을 흐렸다.


"생각 중이야."


카피어스가 끼어들었다.


"난 안 포기해."

"왜? 형은 돈 필요 없잖아. 인세 나오잖아."

"인세?"


카피어스가 웃었다.


"야, 나 소송 비용만 5천만 원이야. 인세는 전부 변호사 비용으로 나가."

"그건 형이 표절해서—"

"표절이 아니야. 영감의 공유야."

"법원은 다르게 봤는데."

"법원이 예술을 알아?"


자카리아가 조용히 말했다.


"형들, 잠깐만."


모두가 막내를 봤다.



"이상하지 않아?"

"뭐가?"

"아버지 유언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이라니. 이건... 우리 보고 서로 죽이라는 거야?"


침묵이 흘렀다.

자비에르가 대답했다.


"비유겠지."


"비유?"


"서로 포기하게 만들라는 거지. 누가 먼저 포기하나 버티기 싸움."


"그런데..."


자카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가 그런 사람이었어? 비유를 쓰는 사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시프트 컨트롤. 그는 비유를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말한 대로 했고, 한 대로 말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라'는 말이 비유일 리 없었다.


"나 되돌리고 싶어."


자카리아가 중얼거렸다.


"뭘?"


"오늘. 유언장 공개. 아니, 아버지가 사라진 날. 그날로 되돌리고 싶어."


카피어스가 한숨을 쉬었다.


"Ctrl+Z로는 안 돼."

"알아."

"알면서 왜 자꾸 말해?"

"모르겠어."


자카리아가 창밖을 바라봤다.


"그냥... 되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매번."

*

같은 시각, 애플 타워 42층.

아그네스는 와인을 마시며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변호사님, 이길 수 있죠?"

"물론입니다. 대표님의 재력이면 다른 형제분들을 압도할 수 있습니다. 포기 각서를 받아내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죠?"

"빠르면 3개월, 늦어도 6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아그네스는 고개를 저었다.


"너무 길어."

"네?"

"한 달. 한 달 안에 끝내고 싶어."


변호사가 당황했다.


"그건... 어렵습니다. 형제분들 중 펠릭스 씨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고, 자비에르 씨도—"

"전부 선택하면 돼."

"네?"


아그네스가 돌아섰다. 눈빛이 차가웠다.


"약점. 전부 찾아. 일곱 명 다. 아니, 여섯 명. 나 빼고."

"약점을요?"

"네. 카피어스는 표절, 자비에르는 부당해고 관여, 빅토르는 사기 전과, 사빈느는 저작권 침해, 자카리아는... 뭐가 있지?"

"자카리아 씨는 특별히 문제가—"

"찾아. 없으면 만들어."


변호사가 침묵했다.

아그네스가 다시 창밖을 봤다. 저 아래, 윈도우 빌라의 불빛이 보였다.


"전부 선택할 거야. 언제나 그랬듯이."

*

'브레이브 건물' 반지하, 펠릭스 탐정사무소.

펠릭스는 아버지의 사진을 벽에 붙였다. 7년 전 마지막으로 찍힌 사진이었다. 시프트 컨트롤, 62세. 사진 속 그는 웃고 있었다. 하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아버지, 당신은 어디 있어?"


펠릭스는 중얼거렸다.

그의 직업은 찾는 것이었다. 실종자, 가출인, 도주범, 숨겨진 재산. 뭐든 찾아냈다. 하지만 아버지만은 찾지 못했다.


왜?


처음에는 단서가 없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7년을 추적하면서 알게 됐다. 단서가 없는 게 아니었다. 단서가 '지워져' 있었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익스플로러 다방'. 그날의 CCTV 영상은 '손상'되어 있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통화 기록. 통신사에서는 '시스템 오류로 삭제됐다'라고 했다.

아버지의 마지막 계좌 이체 내역. 은행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너무 많은 '우연'이었다. 펠릭스는 우연을 믿지 않았다. 누군가 단서를 지웠다.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럼 왜?


"유언장."


펠릭스가 혼잣말을 했다.


"유언장 때문이야."


만약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만약 이 모든 것이 연극이라면?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에게'라는 유언장은 무슨 의미일까?


"찾아야 해."


펠릭스는 노트를 펼쳤다. 첫 페이지에 적었다.


'Ctrl+F: 찾기. 아버지를 찾아라. 유언장의 진실을 찾아라. 7년 전 그날 밤을 찾아라.'


'노션 아카이브', 사빈느의 작업실.

사빈느는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다. 오늘 공증사무소에서 촬영한 영상. 형제들의 표정, 유언장을 듣는 순간의 반응, 그 후의 침묵.


"완벽해."


그녀는 중얼거렸다. 사빈느는 기록했다. 모든 것을. 어린 시절 가족 여행 사진부터 형제들의 싸움, 아버지의 고함 소리, 어머니가 떠나던 날의 풍경까지. 그녀의 하드디스크에는 컨트롤가의 모든 역사가 저장되어 있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처음에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기억이 사라지는 게 무서웠다. 가족이 무너지는 게 무서웠다. 저장하면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저장하면 삭제할 수 없어."


그녀의 모토였다.


가족들은 자신의 치부가 기록되는 걸 싫어했다. 카피어스의 표절, 자비에르의 부당해고, 빅토르의 사기, 자카리아의 이혼 세 번. 아그네스의... 아, 그건 아직 공개할 때가 아니었다.


"시간이 되면."


사빈느는 새 폴더를 만들었다.


'유언장 전쟁 - Episode 1'


저장 버튼을 눌렀다. Ctrl+S.

저장되면 되돌릴 수 없다. 그게 저장의 의미였다.

*

자정.

윈도우 빌라 302호에 정적이 흘렀다.

카피어스는 자기 방에서 노트북을 켰다. 화면에는 누군가의 블로그 글이 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읽다가, 일부를 선택하고, 복사했다. Ctrl+C. 습관이었다.

자비에르는 엑셀 파일을 열었다. '가족 관계도'라는 제목이었다. 그는 몇몇 이름 옆에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잘라낼 대상이었다.

빅토르는 형들이 남긴 음식을 냉장고에서 꺼냈다.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일. 익숙했다.

자카리아는 천장을 보며 누워 있었다. 오늘 하루를 되짚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왜 공증사무소에 갔을까. 왜 유언장을 들었을까.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왜 했을까.

창밖으로 '크롬 사거리'의 신호등이 깜빡였다.

빨강. 멈춰라.

노랑. 준비하라.

초록. 가라.

컨트롤가의 7남매는 각자의 방에서 같은 질문을 품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누군가, 아주 멀리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

'익스플로러 다방'은 7년째 문을 닫지 않았다.

손님은 없었지만, 불은 꺼지지 않았다. 주인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저 '오래된 곳'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날 밤, 다방의 2층 창문에 불이 켜졌다. 그림자가 움직였다. 누군가 앉아 있었다. 그 앞에는 오래된 컴퓨터가 있었고, 화면에는 7개의 창이 열려 있었다.


'아그네스 - 실시간 위치' '카피어스 - 검색 기록' '펠릭스 - 수사 진행 상황' '자비에르 - 이메일 송수신 내역' '빅토르 - 통화 기록' '사빈느 - 업로드 예정 영상' '자카리아 - 일정표'



그림자가 키보드를 쳤다.

화면에 메시지가 떴다.


'저장하시겠습니까?'


그림자가 미소 지었다.

그리고 '아니오'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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