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관련 중소기업 인턴 경험자와의 인터뷰
오늘의 인터뷰 대상은? 제 친구 박 모씨입니다!^^
졸업 예정인 4학년 대학생으로, 현재 소프트웨어 관련으로 인턴십을 진행 중이라고 해요.
대학과 기업 간 연계되는 인턴십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2019년 2월 28일까지, 총 8주간 인턴십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약 2주간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Q1. 인턴을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이었고, 경험을 쌓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취업 때 이력서에 쓸 만한 경험도 없었고 학점도 낮아서 나중에 취업이 어렵지는 않을까 걱정되었어요. 이제 졸업인데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지원했어요. 또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집에만 있고 게임만 할까 봐 걱정되어서 지원한 것도 있어요.
Q2. 업무강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생각보다 너무 널널해요. 중소기업인데 코딩 관련하여 일을 하는 부서에 제가 속해 있어요. 다들 워낙 바빠서 날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그래서 주어지는 일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오히려 일을 찾아서 하려고 해요.
Q3.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A. 스마트 빌딩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유비쿼터스랑 같은 거로 이해하면 됩니다. 집 밖에서 가스불을 끈다던지 이런 것들을 스마트 빌딩이라고 해요. 그중에서도 사람 수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센서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중이에요. 최근에는 그 과정 중 일부로 납땜을 하고 있으나 능숙하지 못해서 진도가 멈췄어요.
납땜을 하는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이 조금 아쉬워요. 사무실에서 인두를 이용해 납땜을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는 사무실에서 진행하기에 환기를 할 수 없어 작업 중 어지러움을 느낀 적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쉬엄쉬엄하긴 해요! 다른 사람들도 저한테 프로젝트를 주면서 "이거 대충대충 해도 돼"라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부담도 없고요.
Q4.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
A. 매우 좋아요. 서로 잘 지내는 분위기예요. 윗사람과의 관계가 매우 수평적이고 편안해요. 주변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부 기업의 경우 상당히 수직적인 문화가 아직 남아있다고 하는데, 여기는 전혀 없어요.
인턴에게 잡무를 시키는 곳도 많은데 여기서는 잡무를 시키지도 않아요. 가령 무거운 물품을 옮길 때도 내게 시키지 않고 스스로 하셔요. 그럴 때마다 잡무라도 시켜줬으면 좋겠어요..
Q5. 회사 직원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A. 아무래도 다들 바쁘다 보니깐 말을 잘 걸지 않아요. 하루에 많아봤자 한두 마디 하는 경우가 많아요. 밥도 같은 사무실 사람들과 먹지 않고, 대부분 다른 부서에 속한 다른 인턴 한 명과 같이 밥 먹어요. 법인카드를 받아 점심을 해결해요!
Q6. 보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A. 회사에서 한 달에 40만 원을 받아요. 학교와 연계된 인턴십 프로그램이기에 학교에서 4주는 3학점, 8주는 6학점으로 인정해주며 학교에서 4주의 경우 40만 원, 8주의 경우 80만 원을 지원해줘요. 저 같은 경우에는 마지막 학기이기 때문에 4주만 인정이 되어서 이번 인턴을 통해 총 80(회사)+40(학교)=120만 원을 받아요.
Q7. 일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 되나요?
A. 8시 반에 출근해서 5시 반에 퇴근해요. 인턴은 최대 9시간 근무하도록 정해져 있어 그 시간을 넘을 수 없어요. 다만 출퇴근 시간이 있다 보니깐 실제로는 더 많은 시간을 인턴 활동에 쓰고 있는 것 같아요.
Q8. 인턴 활동으로 기대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우선 아까 말한 것처럼 경력으로 쓰려고 지원했어요. 또 실제 회사에서 하고 있는 게 어떤 건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인턴 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배우는 거 없이 잡무만 하는 인턴은 싫었어요. 하지만 인턴 신청 전에 미리 계획서가 있었어요. 회사에서 매주마다 어떤 걸 가르치겠다고 명시해둔 계획서가 있었기에 지원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Q9. 현재 인턴 생활에 만족하시나요?
A. 아직 2주밖에 하지 않아서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해요! 생각보다 일도 힘들지 않고 프로젝트를 했다고 나중에 말할 수도 있으니깐요. 계획서에 명시된 대로 무언가를 배우지는 않아요. 다들 바쁘다 보니깐 저한테 관심을 가지거나 가르쳐주기 어려워요. 하지만 여러 가지 재료들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수월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요. 또 ESP8266 와이파이 모듈 같은 실제로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도구들을 배웠어요. 물론 자세히 배운 건 아니고 소자와 그 명칭 정도만 배웠지만, 그걸 가지고 제가 스스로 독학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서 좋은 것 같아요. 인턴 생활을 하면서 훨씬 부지런하게 살고 있는 듯해서 좋아요. 하지만 납땜은 이제 그만하고 싶네요:)
인턴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시용형 인턴과 그렇지 않은 연수형 인턴으로 구분할 수 있답니다.
시용형 인턴의 경우 실제로 정규직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를 진행하면서 평가를 통해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되는 인턴입니다. 시용형 인턴의 경우, 인턴의 목적이 연수가 아니라 근로의 제공이기 때문에 노동관계법령상 근로자에 해당합니다.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것이죠.
하지만 연수형 인턴은 아닙니다. 연수형 인턴의 경우 여러 목적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받는 인턴을 말합니다.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의 목적이 있을 수 있겠죠? 따라서 일정한 과제를 부여받고 평가와 교육을 받는 인턴입니다. 이 경우 인턴은 근로를 제공하는 데에 목적이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 연수형 인턴이더라도, 부서에 배치되어 근로자와 함께 일반 업무를 수행한다면? 근로자성이 인정됩니다.
그럼 이번 박 모씨의 경우에는 어떤 인턴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실제 부서에 배정되기는 했지만 인턴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과제의 일환으로 스마트 빌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인턴은 '연수형 인턴'에 해당하는 사례네요.
'시용형 인턴'이었다면 금전적인 문제를 다룰 수 있었겠지만,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 이상을 보장해야 함)
'연수형 인턴'이기에 금전적인 문제를 크게 다루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박 모씨에게 이번 '연수형 인턴'은 어떤 의미가 될까요?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인턴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오로지 이력서에 경력으로 쓰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점.
두 번째로, 막연한 불안함을 없애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차근차근 한번 살펴볼까요?
인턴에 지원하는 주된 이유는 바로 이력서의 스펙으로 인턴 경험을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박 모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연수형 인턴이 정말 취업 시장에서 효과적인 스펙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요?
연수형 인턴이 실제로 하나의 경험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연수형 인턴이 실제로 회사에서 하는 실무적인 일을 배울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시용형 인턴의 경우 정규직 전환의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근로를 하는 인턴이기에 실무적인 일을 배울 수 있죠.
하지만 연수형 인턴이 무슨 일을 하는지 인터뷰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기에, 주변 사람들도 근로자로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내버려둡니다.
심지어 인턴이 담당하는 프로젝트의 완성도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추후에 프로젝트가 완성되고 평가받고 피드백 과정을 거치면서 배울 수는 있습니다만,
8주 간의 인턴 생활에서 그 피드백 하나만으로 만족하기도 어렵고,
실제로 그 과정 하나만으로 유효한 경험으로 인정되긴 어렵습니다.
인터뷰 내용에서도 인턴 과정에서 이루어질 교육 계획서가 제공되었지만, 2주간 계획대로 이루어진 교육은 없습니다. 환경이 일부 제공될 뿐 결국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점이죠. 이걸 충분한 경험으로 볼 수 있을까요?
박 모씨는 납땜하는 도구를 받았지만 납땜 방법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해 유튜브 동영상을 계속 보면서 스스로 납땜을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무실에서 납땜을 하는 열악한 환경과 전무하다시피 한 교육과정입니다.
회사는 물론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이력서의 인턴 경험만으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즉, 인턴 경험은 인턴 스스로가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 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가지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왜 연수형 인턴을 희망하는 것일까요?
제목 그대로입니다.
인턴 경험이 도움이 되건 안되건, 없는 사람보다는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세대에게 현재 취업 시장은 매우 불확실하게 보입니다.
열심히 학교를 다니던 그들에게 취업 시장은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취업이 될지 알쏭달쏭한 그들이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건 매우 제한적입니다.
예를 들면, 학점이라던지, 대외활동 및 인턴 같은 이력서 몇 줄, 자격증 등이 취업시장에서 스펙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거죠.
따라서 더 많은 스펙을 가져 취업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노력하는 거죠.
또, 인턴 활동을 하며 회사로 출근한다는 점은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하나의 자랑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항상 취업에 관심이 많죠. 졸업을 앞두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많이들 물어볼 것입니다.
이때, 당당하게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특히 그 기업이 삼성, LG 같은 유명한 대기업일수록 더욱 효과는 좋겠죠?
비록 정직원은 아니지만, 당당하게 인턴으로서 회사를 들락날락하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러울 수 있습니다.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자신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취업시장에서의 불안감을 덜어낼 수 있죠.
이미 자신과 비슷한 많은 청년들이 인턴 경험을 하고 있기에 인턴 과정은 어느새 취업준비의 연장선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턴은 취업시장이 주는 불안감을 해소시켜주는 정서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우리는 연수형 인턴이 스펙으로서의 역할보다 정서적 역할이 더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인터뷰 상대인 박 모씨의 경우 이러한 정서적 역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현 상황과 졸업 후 군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후 취업을 위한 준비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불안했습니다.
인턴 경험이 스펙으로서 아예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적인 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회사 내부에서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죠. 문제는 이를 위해 회사에 있는 시간이 정규직과 비슷할 정도로 많으며 그 시간에 다른 활동이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비용을 감안했을 때 인턴 경험이 정말로 개인에게 이득이 되는지를 잘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아직 2주뿐인 인턴 경험이기에, 추후 더 많은 경험뒤에 한번 더 인터뷰해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