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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상민 Apr 14. 2020

우리 세대! 너희 세대?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이들은 스스로를 어떤 세대보다 자율적이고 주체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갈 것이다.
- 본문 109페이지 발췌
누구보다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90년대생 글쓴이입니다.

의 겉표지가 참 아기자기하면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젊은 사람들이 줄줄이 행진한다.

제일 앞장선 사람은 펄럭이는 다홍색 깃발을 번쩍 들었다.

기성세대에게 반기를 높이 드는 90년생을 보는 듯하다.

그렇다. 기성세대와는 극과 극을 달리는 90년생이 왔다.

다홍색 깃발이 인상적이다.

정직함은 90년생들의 특징이다.

불편하다면 당당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되면 자신과는 관계가 없더라도

불같이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나의 경우도 심심치 않게 정직함의 특성을 찾아보기 쉽다.

최근 배달의 민족 수수료 사건의 경우가 그렇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단행한 수수료 인상은

내 일이 아니어도 분노하게 했다.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제일 먼저 배달의 민족 어플을 삭제해버렸다.

요기요와의 합병을 통해

배민의 수수료 인상은 이미 예상된 바다.

그렇지만 최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방향이라선심 쓰듯 말한 배민의 행태는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을 우롱하는 정의롭지 못 태도였다.

다시는 배달의 민족 어플을 이용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개인의 이윤과는 상관없이

정직함은 90년생 세대에게 행동기준이자 판단기준이다.

조금의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

옛날 방식에 대한 반발심도 매우 크다.

갑을 정신이 뚜렷한 방식들은 90년대생에게 홀대받는다.

압박면접이라는 방식이 그렇다.

피평가자에게 스트레스와 곤란한 상황을 부여하여

상황 대처능력을 확인하는 압박면접은

질을 잃고 입맛대로 피평가자를 괴롭히는 수단이 되었다.


고등학교 동아리 면접 때 받은 압박면접의 기억이 생생하다.

압박면접식의 토론을 한답시고 주제를 던지자마자

마구 쏘아대던 방식에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

생명존중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고 입장을 밝히면

그에 반대되는 입장에 통계자료를 마구 열거하는 식이었다.

토론과 토의는 서로 준비된 입장에서 진행하여

더 나은 방향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동아리 면접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최악의 순간이었다.

비구조화된 압박면접만큼 무례한 면접방식은 없다.

퇴근 문화도 그렇다.

퇴근해도 막상 할 게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회사를 내 생활터전처럼 오래 머무르고자 한다.

업무시간에 집중력 있게 업무를 진행하지 않고

천천히 느긋하게 정해진 일과시간 이후까지 끌고 간다.

퇴근에 관련된 문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야근이 습관이다.

업무의 양과는 관련 없이 야근을 하고

일찍 퇴근하는 건 열심히 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는 정시에 퇴근하는 사람에게 묻는다.

'이렇게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뭐해?'


주어진 업무 시간은 기성세대에겐 의미가 없지만

90년생들은 일과 삶의 경계가 분명하다.

퇴근 이후의 삶, 나의 영역이 중요하다.

업무시간 이후가 되면 퇴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퇴근 이후 할 일이 있건 없건 일단 일터에서 벗어난다.

개인에게는 일 이외에도 소중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퇴~근~해~보~겠~습~니~다

90년생들은 옛날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게 생각한다.

그들이 느끼는 심적 불편함을 당당하게 호소한다.

권한과 책임의 선이 희미해지면 책임을 분산하려는 욕구가 조직에 비효율을 일으킬 수 있다. 불필요한 이메일의 남발이나 안건과 관련이 없는 사람까지 참석시키는 회의가 대표적이다.
- 본문 177페이지 발췌

업무에서도 알맹이와 실행을 중시한다.

허례허식, 형식에 구애받으며

업무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 걸 견딜 수 없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대상에 맞는 인재들이다.

나와 관련 없는 회의에 참석해서

중한 업무시간을 멍하게 날려 보낼 바에는

그 시간에 현장을 한 번 더 보고  업무를 하고 싶어 한다.

정시퇴근이라는 개념이 희미한 기성세대는

정해진 업무시간이 소중하지 않지만

정시퇴근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90년생들은

업무시간 1분 1초가 아쉬울 따름이다.

나는 하루에 적게는 3차례, 많게는 6차례까지도 회의에 참석한다.

본질적으로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다른 행동양식들이 나타난다.

90년생들은 삶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기에

정시퇴근이라는 개념이 확고했고

퇴근을 위한 효용성 있는 업무를 위해

불필요한 회의 등을 꺼려한다.

제각각의 특성처럼 보여도 모두 가치관과 이어져있다.


이 책은 90년생의 세대적 특성을

기성세대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낸다.

최근 세대를 이해하는 관점을 제공하는 이 책에 주목해보자.

상대적으로 최근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세대적 특성을 잘 이해할 개연성이 크다.

기성세대가 먼저 사회를 선점하고 있기에

세대 간의 소통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는 최근 세대는

기성세대의 특징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그 시도 속에서 '꼰대' 등의 신조어가 탄생했다 볼 수 있다.

참고) 꼰대를 이해하는 두 가지 입장. (좌)기성세대 / (우)최근세대

한편 유리한 고지를 점한 기성세대의 경우

갑작스럽게 등장한 당돌한 세대가 낯설게 느껴질 뿐 아니라

구태여 힘겹게 소통을 위해 노력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기성세대가 90년생을 이해하기 위해 쓰인 이 책은

세대 간 소통의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


행동양식과 생각하는 방식에 맞고 틀림은 없다.

세대마다 기반이 되는 가치관의 차이가 극명하기 때문이다.

내 가치관에서 상대의 방식이 납득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가치관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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