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향한 부정적 공감대 표출
최근 카카오 카풀(승차 공유)에 반대하는 택시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집회뿐만 아니라 수도권 택시 파업까지, 택시단체는 택시기사의 생존권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은 택시단체의 입장과는 조금 다른 듯하다. 뜨거운 집회 열기와는 달리, 기사들의 댓글 속에선 택시 파업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갑작스러운 택시 파업으로 불편하는 댓글도 있는가 하면, 택시 파업으로 도로체증이 없어져 좋다는 댓글, 택시의 서비스 질이나 개선하라는 댓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의 이 모 씨(23)는 평소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한 달에 10번 이상 택시를 이용하는 그는 택시기사들의 집회를 이해하지 못했다. 승차거부를 여러 번 경험하고 카드결제를 거부한 기사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라고 그는 토로한다.
"택시기사들이 그동안 너무 불친절했어요. 목적지까지 빠듯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금을 더 받기 위해 돌아서 간다던지, 카드로 결제하면 욕을 한다던지, 심지어 승차거부를 당한 적도 많아요."
이처럼 택시단체와 시민들의 여론이 극단적으로 어긋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풀이 뜨거운 호응을 받는 이유와도 맞물려 생각해볼 수 있다. 택시 서비스 불만은 일부가 아닌 다수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다. 시민 사이에서 택시에 대한 불만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택시를 견제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를 이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카풀(승차 공유)은 시민들에게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축적되어 온 택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카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러한 맥락에서 카풀(승차 공유)의 등장은 기존 택시기사들의 생존을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위협할 것으로 전망한다. 평소 택시를 타며 불쾌한 경험을 했던 소비자들은 카풀(승차 공유)을 이용할 것이다. 택시를 향한 공동의 부정적 공감대는 택시단체의 개선 노력으로 쉽게 제거하기 어렵다.
택시기사에 대한 불만이 팽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카풀(승차 공유) 문제는 쉽게 결정할 수 없다.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이 결부되어 있기에 졸지에 많은 택시기사들의 생업이 위협받고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근로자인 택시기사들의 입장을 무시하고 카풀(승차 공유)을 무조건 도입한다면 사회적으로 올바른 처사가 아닐뿐더러, 이후 또 다른 사회갈등을 야기할 것이다.
택시단체는 그러한 여론의 공감대를 인식해야 한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공감대를 애써 무시하고, 관련한 대책이나 쇄신 방안은 전무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택시단체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공감을 사지 않는 목소리는 힘을 갖기 어렵다. 향후 카풀(승차 공유)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은 다른 방식으로 꾸준히 표현될 것이다. 이번 카풀 문제가 택시단체가 원하는 대로 봉합되더라도, 택시를 향한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유지되는 한 근본적으로 택시단체는 위험한 상태에 놓일 것이다. 이번 카풀(승차 공유)의 등장으로 택시단체들이 그들 스스로의 문제점을 자각하고 만족스러운 택시 환경이 갖추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