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하게 꽃내

꽃차 한 끼

by 수요일

미지근하게 꽃내


미지근하게 꽃차를 마셨어
뜨겁고 차가운 물은 마신 뒤
곧 다시 목이 뻑뻑하지만
미지근한 물은 습기가 오래 가
꽃에 닿은 물은 미지근해야
꽃내가 오래 가

우리는 하루 몇 번이나 꽃에 닿을까
나는 365일 단 한 번도 안 닿지
손가락 끝에 꽃내 분비선이 생기도록
꽃에 닿는 사람은 좋을까
그래도 아름답긴 하겠지
꽃 닿은 사람은 꽃다워져

저절로 꽃을 따라 가는 건
꽃이 더 아름다워서는 아니겠지
꽃에 닿으면 아무 생각 없어지듯
마음 우러나는 그대로라
꽃처럼 아름다울거야

다른 건 다 잊었다면 분명,
꽃에 닿았을 거야
아니면 분명,
꽃 같은 사람에 닿았을 거야.
하루에 한 번 꽃에 닿는다면
하루에 한 번,
아름다울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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