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낙

부러움

by 수요일

무슨 낙


가진 것도 별로 없고
가본 데도 얼마 없는데
부러운 게 없다

맛있는 음식, 좋은 풍경
색다른 날씨와 이국의 사람들이
가득 올라오는 요즘
그런 것들을 바라보며
그런가보다 한다

여행으로 간 외국도 없고
그 외국에서 맛있다는 걸
찾아 먹은 적도 내 스스로는
한 번도 없었다니
도대체 무슨 낙으로 살았는지
나에게 미안하긴 하다

티비에서 음식 프로그램을 봐도
먹고 싶단 생각이 안 든다
맛집이라고 줄 서 있는 데는
절대 들어가지도 않는다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을 봐도
내 거 아니면 관심 없고
아무리 좋은 집을 봐도
내 거 아니면 아무렇지도 않다

원래 그랬던가
그건 아니야. 어려서는
원더우먼을 무척 좋아했다
맛있는 것도 알고
예쁜 것 멋있는 것도
갖고 싶었다

왜 변해왔을까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고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부터 그리 됐을 거야

그러하다
욕심으로 남는 부러움은
나를 망친다는 걸
지레 겁내서 무심한 척

아닌 척 살아남은 거지
소유에 무심해도
세상에 무심하지 않고
삶에 무심하지 않아서
부족하지 않은 낙이 있다

라지만,
이 세상
갖고 싶은 게 참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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