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락의 그늘

사라지다 삶아지다

by 수요일

퇴락의 그늘


꿈도 아니고 희망도 아닌 타락이다
나는 희망도 아니고 꿈도 아닌
퇴락이다

밀려 사라져갈 사람이다
버티고 남아 살아갈 사람아
지난 꿈을 깨어라

깨면 다 똑같아
아무것도 아닌 순간의 몰입
몰입은 몰락을 낳고
몰락은 순간에 사라지지

이제 가라, 퇴락의 그늘에서
터오는 동녘 들로 나가라
그곳이 생명이다
푸르지 않아도 꼬물거리며
아침을 기다리는 생명

너의 기다림은 나의 끝이니
나의 끝을 재촉하지 말아라
너의 시작이 나의 시작
나의 시작은 순도 아지랑이도 없는
황막한 서쪽 들녘의 황혼이구나

늙은 것들은 가게 되어있고
해가 뜨는 것처럼 분명하지 않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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