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위는 없다
옷을 살 때 옷 안에 붙은 상표와 세탁주의표시 같은 것들을 만져본다. 그것들 중 어떤 것은 옷을 입었을 때 하루종일 신경이 쓰이니까
찌르고 건드리고 옆구리의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그 상표들은 손톱 끝에 일어난 까시랭이처럼 하루종일 마음을 거스른다
결국 못 참고 잘라버린다. 그렇게라도 잘라버릴 수 있어서 다행이지. 잘라버릴 수 없는 것들은 온 삶을 거스른다. 그대 같은 존재
거스르는 게 악연이다. 흐른다면 물처럼 잊고 말 존재이지만 거스르기에 머리끝이 쭈뼛 마음끝이 까실. 마음을 잘라낼 수 있다면 좋겠다. 마음 수술하는 책들이 그래서 어쨌든 사고 볼까. 미움 받을 용기 같은 책은 아직도 베셀
난 미움 받을 용기 따위도 없으려니와 미움 받고 싶지도 않아서 마음 까시랭이를 안고 산다
그런 책이 용기를 줄 리 없다만 마음 손톱깎이가 된다면 한 번쯤 정말 보고 싶기도 하다
지금 입은 옷 옆구리가 까탈댄다. 가위로 잘라내야겠어. 미움 받을 용기보단 차라리 나를 미워할 그 무엇을 잘라버리는 게 속편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