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놓기

탈어놓기

by 수요일

마음 놓기


잠자리에 눈이 맞으면 주변에 온통 잠자리들이 날아다닌다. 나무에 눈이 맞으면 세상이 다 나무들이고 하늘에 눈이 맞으면 목이 아프게 하늘과 구름을 올려다 본다. 길고양이에게 눈이 맞으면 길을 지날 때마다 온통 길고양이의 세상. TV에 눈 맞으니 이 프로도 봐야 하고 저 드라마 내용도 궁금하고 설정일 게 뻔한 예능인데 싫어하는 사람이 생긴다.

눈을 맞추는 일은 아마 눈보다는 마음을 놓기 같다. 슬픈 일들에 마음이 닿은 날은 하루종일 슬픈 이야기들이 보이고 들리지. 그래서 한 번 마음 공간이 맞으면 아프고 힘들고 슬퍼도 그 공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 그게 사람다운 거겠지. 마음 놓고 속을 털어 나누는 친구가 있는 사람들은 그래서 서로의 사이가 점점 더 깊어가나보다

마음 놓고 말할 사람 하나쯤 있는 사람들은 이 계절에 참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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