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새

직박구리

by 수요일

텃새


비둘기와 참새, 가끔 제비만 있던
서울 한 복판 동네에 텃새가 들어왔다

아마도 직박구리란다
이 새가 여기만 들어온 게 아니라는 걸
검색을 해서 알았다
서울에 새로 자리 잡은 새는 직박구리

큰 나무가 열댓 그루나 있는 앞 집에
어느 옛 새벽부터 낯설게 쫑알거리더니
어느새 직박구리 대가족이 되었다
벌써 3-4세대쯤 되는 것 같다

이 새는 그리 멀리 날지는 않아
앞집에서 건너 빌딩의 나무 혹은
반대편 골목길 전깃줄 정도가 반경이다

새로운 새가 나타나니
익숙한 녀석들이 점점 는다
까마귀 그리고 깡패 까치

참수리인지 매인지 아마도
한강 언저리일 그 먼 하늘
꼭대기에서 빙빙 도는 걸 보는 게
다른 새들의 삶이 보이는 여기에
새들이 늘어난다

까치는 직박구리의 알을 먹는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가
들락날락하며 어미새의 시선을 모으고
번갈아 알을 쪼아 먹는다

처음엔 속수무책 당하던 직박구리들이
이젠 큰 나무 위에서 전봇대에서
파수를 선다. 자연이란 참 이래
무엇 하나 균형 없는 게 없다
순식간에 늘어나니 순식간에
균형이 나타난다

사람도 그래야지. 한 번 당하면
다음엔 안 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이렇게 학습효과가
없을까. 왜 자연스럽게
배우지를 못할까

사람은 저마다 달라서
까치나 직박구리처럼 일정한 교훈을
주지 않고 제멋대로인 교훈을 주지
사람은 그 교훈을 감당할 수가 없어
멀리 날아봐야 진짜 삶을 배울 텐데

어느 새는 바다를 건너는 동안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날아간단다
날아가다 바다 한 복판에서 지치면
그 나뭇가지를 떨어뜨려 쉰 다음
다시 날아오르지

그 나뭇가지가 파도에 밀려
북해도 해변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주워모아 군불을 때고
북해도의 매서운 겨울을 견뎌냈단다

새는 그렇게 멀리, 직박구리는 가까이
당신은 그리 멀리, 나는 이렇게 가까이
서로의 세상을 가는 거겠지

넓든 좁든 세상은
덩어리이거나
조각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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